연말 택시, 이럴 땐 '승차거부' 맞습니다
발행일 2014.12.17. 17:45
지난 금요일, 회사원 김 모씨는 송년회 겸 오랜 만에 친구들을 만나 기분 좋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밤 12시 30분, 부랴부랴 집에 가기 위해 택시를 잡기 시작했습니다. 때 마침 눈에 들어오는 빨간 '빈차' 표시등. 차문을 열려는 손이 무색하게, 창문 넘어 들리는 기사님의 싸늘한 목소리... "어디까지 가세요?" 행선지를 듣자마자 당연한 듯 내빼는 택시 꽁무니를 하염없이 바라봅니다. 이렇게 놓친 택시가 벌써 5대를 넘어가고... 택시만 타면 20분 안에 집에 갈 수 있는데, 시계가 어느덧 1시를 가리킵니다. 해마다 반복되는 연말 택시 잡기 전쟁, 올해는 좀 수월해질 수 있을까요? |
[연말기획] ⑤ 연말에 택시 잡는 법
이 모씨, 20분을 기다려 겨우 택시를 잡았습니다. '기필코 이 택시는 잡아서 타고 가리라' 결심하고 일단 무조건 탔습니다. 행선지를 말했죠.
"예약한 손님인 줄 알았는데 아니네요."
행선지를 듣자마다 내려달라는 기사님의 말에 이 모씨 발끈했습니다.
"예약한 손님이 어디 계신데요? 이거 승차거부로 저 신고합니다!"
결국 택시 기사와 말다툼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연말 택시 잡기 천태만상 이야기는 늘 끝이 없죠. 서울시가 2013년과 2014년 다산콜센터에 접수된 택시 승차거부 신고건수를 분석한 결과, 2014년 10월말 기준 전년 대비 38.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시내 일부 지역과 시간대를 중심으로 여전히 승차거부가 근절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거 승차거부 아닌가요?"
그렇다면, 승차거부란 무엇인지 개념부터 파고 들어가겠습니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제26조 제1항(운수종사자 준수사항)에 의하면 정당한 사유 없이 여객의 승차를 거부하거나 여객을 중도에 내리게 하는 행위, 빈차 표시등을 켜고 운행 중인 택시 운전자가 탑승을 원하는 승객을 고의적으로 승차시키지 않은 행위를 말합니다.
즉, '정차 후 행선지를 듣고 지나가는 경우', '손님이 차에 탄 후 행선지를 말하자 내리라고 하는 경우' 승차거부에 해당하고요, 요즘엔 반대 방향에서 탔다며 내리라고 하는 경우, 예약 손님이 있다고 하며 핑계를 대는 경우도 있습니다.
■ 승차거부로 볼 수 있는 행위들(서울특별시 단속지침) ① 행선지를 물은 후 승차시키지 않는 행위 ② 승차한 손님을 방향이 맞지 않는다며 하차시키는 행위 ③ 승객이 밝힌 행선지와 반대로 간다며 승차를 거부하는 행위 ④ 고의로 예약등을 켜고 원하는 승객을 골라 태우는 행위 ⑤ 콜에 응하고도 오지 않거나 못 간다고 핑계를 대는 행위 등 |
택시 승차거부 땐 경고 없이 과태료 20만원
시는 시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이번엔 서울경찰청과 협의를 통해 보다 강력한 단속과 처분을 내릴 예정인데요, 기존 '교통불편신고 업무처리 매뉴얼'에는 처음 승차거부로 신고됐을 때 '경고'로 갈음하도록 되어 있으나, 이번 달부터는 승차거부로 적발돼 불법 영업이 확인된 경우에는 최초 위반인 경우에도 예외 없이 과태료(20만 원) 처분할 방침입니다.
승차 거부를 신고하려면 국번 없이 120번으로 전화해 차량번호 및 시간과 장소를 말하면 됩니다.
■ 승차거부 과태료 및 자격정지 - 과태료 1차 위반 : 과태료 20만원 2차 위반 : 과태료 20만원 또는 자격정지 10일(병과가능) 3차 위반 : 과태료 20만원 또는 자격정지 20일(병과가능) - 자격취소(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령 제49조 [별표6]) 1년간 세 번의 과태료 또는 자격정지처분을 받은 사람이 위반 행위를 한 경우 ※ 서울택시의 서울지역 외로의 운행거부는 승차거부가 아니며, 경기·인천택시의 서울지역에로의 운행거부 또한 승차거부가 아님. |
연말 택시 잡는 요령
시는 오는 31일까지 택시 승차거부가 상습적으로 나타나는 24개 지역을 중심으로 승차거부, 장기정차, 호객행위 등을 집중적으로 적발한다는 방침입니다. 또한, 시내 9개 지역에 택시 임시승차대를 설치해 운영할 예정인데요, 임시승차대 위치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연말 술자리, 챙겨야 할 것들> 기사를 참고하세요.
아무래도 연말 시즌에는 택시 수요가 많다보니, 승차거부가 아니더라도 택시 잡기가 쉬운 일은 아닙니다. 따라서 시는 승차거부 상습 발생지역 10개소를 지나는 92개 시내버스 노선의 막차시간을 기존 자정에서 익일 1시까지로 연장했고요, 올빼미버스와, 심야전용택시 등 다양한 심야 교통수단도 투입을 했으니 잘 활용해보세요.
버스노선과 시간변경에 대한 정보는 각 정류소 버스도착 안내 단말기, '서울교통포털' 앱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연말 귀가 시 유의사항 - 대중교통 운행시간 내에 귀가하는 것이 안전하고 편리합니다. - 부득이한 경우 심야운행 대중교통 노선을 사전에 확인합니다. - 심야에 택시를 이용할 때는 택시이용요령을 숙지하고 승차합니다. ■ 연말 귀가 시 택시 잡는 요령 - 택시 승차 전 목적지를 말하지 않고, 승차 후 말합니다. - 탑승시 승차거부를 당할 경우 신고할 것을 경고합니다. - 택시를 잡을 때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녹화를 합니다. - 승차거부 시 차량번호, 시간, 장소 등을 확인 후 120번에 신고합니다. |
그리고 올해 1월 택시 2만 여 대에서 제공하기 시작한 NFC 안심귀가서비스가 시내 모든 택시로 확대됐습니다. 안심귀가서비스 이용방법도 함께 챙겨보시면 좋겠습니다.
한편, 만취 진상 고객에서 심지어 폭력을 휘두르는 고객까지, 택시 기사님들도 할 말이 많습니다. 그런가하면 경찰과 단속요원이 택시기사가 아닌 오히려 승객과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줄을 선 순서대로 택시에 탑승해야 되는데, 이를 제지하면 뭔 상관이냐며 막무가내 택시를 잡는 것이죠.
연말마다 재연되는 천태만상 풍경 속에서 법규, 정책 이외 다른 무언가를 비틀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도덕과 양심, ‘연말 택시 전쟁’ 쳇바퀴를 멈출 수 있는 시작이 되어주길 기대해봅니다.
날씨가 무척 추워졌습니다. 안전하게 귀가하시고, 또한 안전 운전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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