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의약품 이제는 우체통에 버려요~ 물약은 안 돼요

시민기자 조수연

발행일 2023.07.04. 14:40

수정일 2023.07.04. 17:00

조회 20,702

지난 주말 청소하다 수많은 약을 발견했다. 코로나19 이후부터 엔데믹 상황에서 쓰다 남은 알약, 물약, 가루약 등 다양한 약들이 가득했다. 코로나19 혹은 감기 증세가 있을 때 약국에서 구매해 놓고 다 먹지 않은 채로 유효기한이 지나 더는 복용할 수 없게 된 것들이다. 이처럼 유효기간이 지났거나 임박한 약, 처방 후 조제 받은 약 중 복용하지 않고 남은 약 등을 모두 '폐의약품'이라 일컫는다.

우리는 폐의약품을 편의상 하수구나 생활쓰레기 배출시에 함께 버린다. 하지만 폐의약품을 이렇게 버리면 심각한 환경오염을 초래하고 우리의 식탁이 위협 받는다. 2021년 조사 결과, 한강에서 미국 FDA 기준치 3배 이상의 항생제가 검출됐다. 폐의약품은 보통 약국에 설치된 폐의약품 수거함에 버리는 것이 원칙이지만, 2018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실시한 ‘의약품 처리방법 설문조사’에서 약국이나 보건소를 통해 처리하는 비율은 8%에 불과했다.
서울시는 동주민센터, 구청 등에 폐의약품 수거함을 운영하고 있다.ⓒ조수연
서울시는 동주민센터, 구청 등에 폐의약품 수거함을 운영하고 있다. ⓒ조수연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동주민센터와 구청 등에 폐의약품 수거함을 설치·운영하고 있다. 체육센터나 자치회관, 복지관 등에도 폐의약품 수거함을 운영하고 있는데 가까운 폐의약품 수거함'스마트서울맵'을 통해 손쉽게 찾을 수 있다.

기자도 스마트서울맵을 통해 집 근처 폐의약품 수거함을 찾아봤다. 가까운 동주민센터의 폐의약품 수거함을 찾을 수 있어 만족스러웠고, 폐의약품 수거함에 친절하게 폐의약품 배출요령 스티커도 붙어 있어 자세한 정보도 얻을 수 있었다.

폐의약품은 알약·가루약, 물약·연고에 따라 배출 방법이 달랐다. ▴알약·가루약은 포장지를 뜯으면 가루와 알약이 흩어지니 포장지를 개봉하지 말고 그대로, ▴물약·연고는 마개를 잘 잠그고 용기째 배출해야 한다.
폐의약품 수거함 ⓒ조수연
폐의약품 수거함 ⓒ조수연

가까운 동주민센터에 폐의약품 수거함이 있는 경우와 달리 주민센터 혹은 구청 등과 먼 지역에 거주한다면 폐의약품을 버리기 어렵다. 또한 공공기관 내부에 위치한 수거함은 근무시간 외에는 이용할 수 없다는 단점이 존재했다.
스마트서울맵으로 폐의약품 수거함 위치를 찾을 수 있다. ⓒ스마트서울맵
스마트서울맵으로 폐의약품 수거함 위치를 찾을 수 있다. ⓒ스마트서울맵

그렇다면 24시간 언제든 가까운 곳에서 쉽게 폐의약품을 버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러한 불편을 해결하고자 서울시는 우정사업본부 등과 함께 ‘폐의약품 바르게 버리고 바르게 회수하기’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거리에 흔히 보이는 우체통을 새로운 폐의약품 배출·수거 방안으로 확대했다. ☞ [관련 기사] 안 먹는 약, 우체통에 쏙~ 넣으세요! 배출 요령은?

우체통은 우정사업본부 누리집 '우리동네 우체통 찾기'로 우체통 위치를 검색할 수 있고, 기존 폐의약품 수거함은 '스마트서울맵'으로 편하게 찾을 수 있다. 이 외에도 '국민건강보험공단지사 민원실 30개소' 등에도 폐의약품 수거함을 추가 설치, 폐의약품 안전 배출 경로가 더 많아졌다.

우체통에 폐의약품을 버릴 때는 주민센터에서 배부받을 수 있는 '폐의약품 전용 회수봉투'나 '일반 종이 봉투' 겉면에 '폐의약품'이라고 표기하여 알약이나 가루약을 넣고 밀봉해 우체통에 넣으면 된다. 단, 물약은 우체통에 버릴 수 없고 기존 주민센터 등의 폐의약품 수거함에 버려야 한다는 점은 주의하자.
앞으로 폐의약품을 우체통에도 배출할 수 있다. ⓒ조수연
앞으로 폐의약품을 우체통에도 배출할 수 있다. ⓒ조수연

서울시는 폐의약품 수거함을 왜 우체통까지 확대했을까? 이는 서울시민의 안전때문이다. 폐의약품이 매립되거나 하수구로 버려지면 항생물질 등의 성분이 토양이나 지하수, 하천에 유입되는데, 이는 단순히 환경오염뿐만 아니라 슈퍼박테리아 등 내성균이 확산서울시민의 건강을 크게 위협하게 된다. 폐의약품 우체통 수거가 확대되면서 폐의약품은 더 쉽게 배출할 수 있고, 시민의 건강과 안전까지 향상되는 것이다.

올바르게 버려야 안전한 폐의약품. 단지 귀찮다고 쉽게 버린 폐의약품이 서울시민의 안전을 크게 위협할 수 있다. 앞으로는 약국, 동주민센터 등에 설치된 폐의약품 수거함과 거리 곳곳의 우체통을 활용해 처리가 곤란했던 폐의약품을 '올바르게, 안전하게' 배출하자.
사용할 수 없는 폐의약품들. 우체통을 통해 더욱 안전하고 편하게 버릴 수 있게 됐다. ⓒ조수연
사용할 수 없는 폐의약품들. 우체통을 통해 더욱 안전하고 편하게 버릴 수 있게 됐다. ⓒ조수연

폐의약품의 안전한 수거·배출

시민기자 조수연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고, 서울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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