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포돛배·공민왕사당으로 만나는 조선시대 마포나루 이야기

시민기자 이정규

발행일 2022.12.15. 13:29

수정일 2022.12.15. 13:29

조회 3,053

조선 후기 한강의 대표 포구이자 유통의 중심지였던 '마포나루터'에 당시의 생활상과 그림, 문학작품, 사회사를 소개하는 역사체험공간이 조성되었다. 특히 당시 마포나루의 상징과도 같았던 황포돛배의 대형 조형물도 설치되어 옛 마포나루의 역사적 가치를 되살리고 있다. ☞[관련기사] 망원한강공원에 '황포돛배' 떴다! 역사체험공간 조성

옛 마포나루는 지금의 마포대교 북단 부근의 망원한강공원 마포나들목 앞에 해당한다. 조선시대 마포나루에는 생선과 소금을 실은 배가 연 1만 척 이상 드나들었다고 한다. 당시 마포포구를 가득 메웠던 황포돛배넓게 짠 면직물인 광목에 황토물을 들여 내구성을 높인 황포 돛을 단 배로, 세찬 물살이나 암초를 피해 수심이 얕은 강을 오갈 수 있도록 배의 밑바닥을 평평하게 설계한 평저선으로 쌍돛 구조를 갖추었다.

이번 역사체험공간에 재현된 황포돛배 조형물은 사료를 바탕으로 실제 마포나루를 오갔던 배의 규모와 비슷하고, 철재로 제작되었다. 조형물을 받쳐주는 기단부에는 시민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벤치로 연결되어 있으며 마포의 역사, 옛 한강 물길 지도, 문학작품 등도 함께 전시되어 있다.

뒤편 벽면에는 마포나루의 생활상을 알려주는 대형 아트월도 조성되어 있다. 특히 당시 마포 지역 사회와 경제를 이끌었던 마포삼주(麻浦三主)인 '객주(客主)', '색주(色主)', '당주(堂主)'를 소개하는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어 흥미롭다.

'객주'는 뱃사람들에게 잠자리와 식사를 제공하면서 상품 보관, 매매 중개, 금융업 등을 함께 수행하며 그 대가를 받는 상인이었는데, 마포 미두 객주가 사흘만 쌀을 매점하면 한양에 굶어 죽는 사람이 생긴다고 할 만큼 그 위세가 대단했다고 한다. 마포나루의 경제가 수운에 의해 지탱되는 만큼 뱃길의 무사와 안녕을 기원하는 푸닥거리나 굿에 대한 수요도 많아 당주가 삼주 중의 하나로 손꼽혔다.
마포대교 북단에 있는 망원한강공간 마포나들목 앞의 옛 마포나루터에 역사체험공간이 조성됐다. ⓒ이정규
마포대교 북단에 있는 망원한강공간 마포나들목 앞의 옛 마포나루터에 역사체험공간이 조성됐다. ⓒ이정규
황포돛배 조형물은 실제 마포나루를 오갔던 배의 규모와 비슷하며 철재로 제작되었다. ⓒ이정규
황포돛배 조형물은 실제 마포나루를 오갔던 배의 규모와 비슷하며 철재로 제작되었다. ⓒ이정규
마포의 옛 이름은 '삼개'였다. 삼개포구(마포포구) 터임을 알리는 표석과 안내판 ⓒ이정규
마포의 옛 이름은 '삼개'였다. 삼개포구(마포포구) 터임을 알리는 표석과 안내판 ⓒ이정규
안내판은 누구나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유니버설 디자인을 적용하여 황포돛배 촉각모형과 음성안내 등도 마련되어 있다.
안내판은 누구나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유니버설 디자인을 적용, 황포돛배 촉각모형과 음성안내 등도 마련되어 있다. ⓒ이정규
기단의 상부가 물결 모양이라 황포돛배가 파도를 헤치며 나아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
기단의 상부가 물결 모양이라 황포돛배가 파도를 헤치며 나아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이정규
황포돛배의 쌍돛에도 물결 모양으로 구멍이 뚫려 있어 역동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황포돛배의 쌍돛에도 물결 모양으로 구멍이 뚫려 있어 역동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이정규
배에 달려 있는 키와 노, 닻 등도 잘 표현되어 있다.
배에 달려 있는 키와 노, 닻 등도 잘 표현되어 있다. ⓒ이정규
기단에 설치된 벤치에는 마포의 아름다운 풍경을 노래한 옛 시와 그림이 새겨져 있다.
기단에 설치된 벤치에는 마포의 아름다운 풍경을 노래한 옛 시와 그림이 새겨져 있다. ⓒ이정규
정조, 순조 시대에 도화서 화원이었던 김석신이 마포 강가의 명승인 담담정 일대 풍경을 그린 그림인 ‘담담정’도 새겨져 있다.
정조, 순조 시대에 도화서 화원이었던 김석신이 마포 강가의 명승인 담담정 일대 풍경을 그린 그림인 ‘담담정’도 새겨져 있다. ⓒ이정규
마포, 서강, 용산 등 한강변의 여러 포구와 물길을 그린 옛 지도도 그려져 있다.
마포, 서강, 용산 등 한강변의 여러 포구와 물길을 그린 옛 지도도 그려져 있다. ⓒ이정규
큰 황포돛배를 이어 돛단배들이 뒤따르는 디자인은 물길을 따라 배들이 모여드는 마포나루의 모습을 상징한다.
큰 황포돛배를 이어 돛단배들이 뒤따르는 디자인은 물길을 따라 배들이 모여드는 마포나루의 모습을 상징한다. ⓒ이정규
돛모양 안내판 뒷면에는 각 주제별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돛모양 안내판 뒷면에는 각 주제별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정규
한강 남쪽에서 바라본 마포와 용산 일대의 모습을 그린 ‘동호서호도’(1904년)를 조형물로 표현한 전시물이 아트월로 조성되어 있다.
한강 남쪽에서 바라본 마포와 용산 일대의 모습을 그린 ‘동호서호도’(1904년)를 조형물로 표현한 전시물이 아트월로 조성되어 있다. ⓒ이정규
마포삼주 중의 하나인 마포 객주를 표현한 조형물
마포삼주 중의 하나인 마포 객주를 표현한 조형물 ⓒ이정규
마포 색주를 표현한 조형물
마포 색주를 표현한 조형물 ⓒ이정규
마포 당주를 표현한 조형물의 모습
마포 당주를 표현한 조형물의 모습 ⓒ이정규

뱃길의 무사와 안녕을 기원하는 곳

뱃길의 안녕을 기원하는 민속신앙의 흔적은 지금도 찾아볼 수 있는데, 마포나루터에서 그리 멀지 않은 옛 광흥창터 바로 뒤에 있는 공민왕사당에서 찾을 수 있다. 조선시대 광흥창은 한강을 통해 도착한 세곡을 저장하였다가 관리들에게 녹봉으로 지급하던 관청이었다.

조선 초기에 광흥창을 지을 때 마을 노인의 꿈에 고려 공민왕이 나타나 “이곳에 나를 위한 사당을 짓고 제사를 지내면 창고와 서강 일대가 편안하고 번창할 것”이라고 하여 그 자리에 공민왕사당을 지었다고 한다. 그리하여 공민왕사당은 그곳 주민들에게 서강나루의 수호신으로 받들어져 뱃길의 무사와 안녕을 기원하는 곳이었다고 한다. 공민왕사당에는 공민왕과 왕비 노국대장공주, 그리고 무속의 주요 신앙대상이기도 한 최영 장군 등의 영정이 모셔져 있다.
공민왕사당과 마포구의 전통문화교육공간인 광흥당으로 오르는 길의 모습. 전통담장과 돌계단 등으로 조성되어 운치가 있다.
공민왕사당과 마포구의 전통문화교육공간인 광흥당으로 오르는 길의 모습. 전통담장과 돌계단 등으로 조성되어 운치가 있다. ⓒ이정규
공민왕사당이 국가등록문화재임을 알리는 표석과 그 옆에 광흥창터임을 알리는 표석이 설치되어 있다.
공민왕사당이 국가등록문화재임을 알리는 표석과 그 옆에 광흥창터임을 알리는 표석이 설치되어 있다. ⓒ이정규
공민왕사당의 모습. 한국전쟁 때 파괴된 것을 전쟁 직후 주민들이 스스로 다시 건축했다고 한다.
공민왕사당의 모습. 한국전쟁 때 파괴된 것을 전쟁 직후 주민들이 스스로 다시 건축했다고 한다. ⓒ이정규
정면 2칸, 측면 1칸 반 규모의 건물로 화려한 단청이 인상적이다.
정면 2칸, 측면 1칸 반 규모의 건물로 화려한 단청이 인상적이다. ⓒ이정규
앞마당에는 제례를 지내는 사진이 전시되어 있는데, 사진 속에 공민왕과 왕비인 노국대장공주의 영정이 보인다.
앞마당에는 제례를 지내는 사진이 전시되어 있는데, 사진 속에 공민왕과 왕비인 노국대장공주의 영정이 보인다. ⓒ이정규
공민왕사당 주변에는 수령 200년이 넘는 느티나무와 회화나무 수 그루가 있어 이 공간의 오랜 역사를 짐작케 한다.
공민왕사당 주변에는 수령 200년이 넘는 느티나무와 회화나무 수 그루가 있어 이 공간의 오랜 역사를 짐작케 한다. ⓒ이정규
마포구의 전통문화교육공간인 광흥당의 모습. 한옥으로 지어져 문화재인 공민왕사당과 잘 어울린다.
마포구의 전통문화교육공간인 광흥당의 모습. 한옥으로 지어져 문화재인 공민왕사당과 잘 어울린다. ⓒ이정규

황포돛배 조형물 및 아트월

○ 위치 : 서울시 망원한강공간 마포나들목 앞
○ 누리집 : 한강사업본부
○ 문의 : 다산콜센터 120

공민왕사당

○ 위치 : 서울시 마포구 독막로21길 13

시민기자 이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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