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통 2주 맞은 8호선 남위례역, 구석구석 살펴보니

한우진 시민기자

발행일 2022.01.04. 15:52

수정일 2022.01.04. 17:25

조회 17,790

지난 12월 18일 개통한 남위례역
지난 12월 18일 개통한 남위례역

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205) 육교 무빙워크, 연계버스 등 향후의 개선 기대

지난 12월 18일 서울지하철 8호선 남위례역이 개통되었다. 남위례역은 8호선 복정-산성 사이에 새로 생긴 역이다. 8호선은 지하철이지만, 남위례역은 8호선이 잠깐 지상으로 나온 구간에 설치된 지상역이다.

필자는 지난 6월 역 신설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던 시기에, 남위례역 사업의 진행 상황을 알아보고 그 의미를 짚어본 적이 있었다. ☞[관련기사] 위례신도시 8호선 '남위례역' 어디까지 왔나

이에 따라 이번 칼럼에서는 개통 후 2주를 맞이한 남위례역을 다시 방문하여 당시엔 알 수 없던 좀 더 구체적인 모습을 확인해보고, 향후의 전망도 논하고자 한다.
2호선 신답역 구조도
2호선 신답역 구조도
8호선 남위례역 구조도. 모란 방면은 대합실에서부터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8호선 남위례역 구조도. 모란 방면은 대합실에서부터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역사구조, 이용자 입장에서의 편의성 고려해야

당시 필자는 남위례역이 2호선 신답역과 같은 구조라고 생각했는데, 실제 뚜껑을 열어보니 구조가 약간 달랐다. 즉 가까운 승강장으로 갈 때는(잠실 방면) 대합실에서 개집표기만 통과하면 승강장이 나오는 ‘바로타’ 구조가 맞다. 하지만 건너편 승강장으로 가려면 그 승강장에 들어가서 계단을 오르는 게 아니라, 대합실에서부터 별도의 계단으로 올라서 건너가야 한다. 따라서 구름다리 위에 건너편 승강장용(모란 방면) 개집표기가 따로 있다.

이 방식은 개집표기를 상하행으로 각각 설치해야 하므로 비용이 더 들고, 역무원의 관리 장소도 늘어나는 부담이 있다. 승객 입장에서는 상하행을 잘못 탔을 때 반대 방향 승강장으로 건너갈 수 없다는 불편도 있다. 실제로 암사부터 모란까지 8호선의 모든 역에서 상하행 승강장간 이동이 가능한데 유일하게 남위례역에서만 그게 안 된다.
남위례역은 상하행 승강장 입구가 분리되어 있다  좌측 잠실방면, 우측 계단 모란 방면
남위례역은 상하행 승강장 입구가 분리되어 있다 좌측 잠실방면, 우측 계단 모란 방면
남위례역 잠실방면 승강장 입구
남위례역 잠실방면 승강장 입구

더 큰 문제는 향후 남위례역 주변에 성남복정1지구가 개발되면서 남쪽 출구가 추가로 생길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경우 남쪽 출구에서 잠실방향 승강장으로 가기가 난해해진다는 것이다. 남쪽 출구를 통해 모란 방면 승강장에 들어온 승객이 잠실 방면 승강장으로 건너가기 위해 구름다리에 올라오면, 밖으로 나가는 개찰구가 보이는 식이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 때문에 향후 남쪽 출구가 새로 생길 경우 동선의 재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헌릉로를 지나 남위례역으로 이어지는 육교가 공사 중이다.
헌릉로를 지나 남위례역으로 이어지는 육교가 공사 중이다.

위례신도시까지 건너갈 수 있는 육교 4월 개통 예정

남위례역은 이름과 달리 정작 위례신도시 바깥에 있으며, 위례신도시에 가려면 헌릉로라는 왕복 10차선 대로를 건너야 한다. 사거리에 횡단보도가 있긴 하지만 불편하기 때문에, 육교 계획이 세워졌다. 육교 설치는 상당히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벌써 상판이 설치된 상태이다. 개통 예정 시기는 4월이다.

육교가 설치될 경우 남위례역에서 1층까지 내려오지 않고 2층에서 바로 위례신도시로 건너갈 수 있어서 승객들의 편의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 것도 장점이다.

다만 현재 지역주민들은 육교에 무빙워크(수평 에스컬레이터) 설치를 원하고 있다. 무빙워크를 설치할 경우 설치비, 운영비 등이 소모되지만, 이 육교가 사실상 8호선 남위례역과 위례선(노면전차 트램) 남위례역의 환승통로 역할도 겸하는 만큼, 환승 편의 개선과 대중교통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무빙워크는 필요하다고 본다. 실제로 강남역, 삼각지역, 신당역 등 환승통로에 무빙워크가 설치된 사례는 많으며, 실외에 설치된 경의중앙선 운정역 등의 사례도 있다.
남위례역 버스정류장
남위례역 버스정류장

성남 지역 위주로 운행하는 연계 버스

지하철역이 있으면 당연히 있어야 하는 게 연계 버스다. 그래야 더 많은 승객을 역으로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역세권의 범위도 넓어지므로 지하철역의 긍정적 효과도 더 크게 확산된다.

한편 남위례역은 서울시 산하 서울교통공사에서 운영하지만, 이곳의 주소는 성남시이다. 그래서 연계버스는 성남시가 준비하였다. 특히 남위례역 개통에 맞추어 전략적으로 준비한 노선이 마을버스 22번과 23번이다. 이 노선들은 남위례역을 기점으로 하여 주변 아파트 단지를 한 바퀴 도는데 22번은 시계방향, 23번은 반시계방향으로 돈다. 만약 한쪽 방향 노선만 있을 경우, 출근할 때는 집에서 역까지 빨리 가지만, 퇴근할 때는 역에서 집까지 오래 걸릴 수가 있다. 그래서 양방향 노선을 모두 준비한 것이다.
남위례역 마을버스 22번 노선도(좌)와 23번 노선도(우)
남위례역 마을버스 22번 노선도(좌)와 23번 노선도(우)

하지만 아쉬운 점은 일단 새로 생긴 노선들이 성남시 노선이다 보니 위례신도시의 성남시 지역 위주로만 운행한다는 점이다. 위례신도시는 다른 신도시와 달리, 서울, 하남, 성남 구역이 나누어져 있다. 그러다보니 성남시가 준비한 버스는 같은 위례신도시에서도 성남 지역만을 운행하게 된 것이다. 주민들의 생활권은 구분되어 있지 않은데, 행정기관의 구분에 따라 행정서비스가 달라진다는 점은 아쉬운 일이다.

위례선 ‘가상 트램 버스’의 필요성

아울러 제안하고 싶은 것은 지난달 말 착공에 들어간 위례선 트램(노면전차)과의 연계성을 버스를 활용해 먼저 실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위례선 트램은 8호선 남위례역에서 환승된다. 그런데 현재 트램이 존재하지는 않으니, 위례선과 동일한 구간을 달리는 버스를 미리 운행시키자는 것이다. 

물론 위례선 트램은 위례신도시 중심부 보행자 전용지구를 관통하므로 똑같은 곳으로 버스를 운행시킬 수는 없다. 하지만 위례광장로-위례순환로-위례대로를 이용해 남위례역까지 오도록 비슷하게 운행시킬 수는 있다. 트램과 같은 동력인 전기버스 차량을 활용해 이런 버스 노선을 운행시킨다면 위례선 트램을 선개통 시킨 효과가 생기는 것이다. 그리고 향후 위례선 트램의 개통과 동시에 버스를 폐선시키면, 버스가 미리 확보해둔 수요를 그대로 트램에 이전시켜, 개통 초기부터 높은 수요를 확보할 수 있다.
 
어떤 철도 노선이든 개통 초기에는 낮은 수요에 머무르는 점을 고려하면, 이같이 개통 준비 중인 철도노선과 동일한 버스를 사전에 운행하는 것은 노선 홍보와 수요 선점에 큰 효과가 있다.

남위례역의 수요는?

그러면 많은 사람들이 개통을 기다렸던 남위례역의 수요는 어땠을까? 서울시 자료를 표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남위례·복정 승하차 인원 정보

날짜
요일 남위례
승차
남위례
하차
남위례
승하차합
복정승차 복정하차 복정
승하차합
20211211 - - - 7,083 5,963 13,046
20211212 - - - 4,885 4,636 9,521
20211213 - - - 10,949 9,575 20,524
20211214 - - - 11,300 9,847 21,147
20211215 - - - 11,336 9,879 21,215
20211216 - - - 11,425 9,960 21,385
20211217 - - - 11,445 9,729 21,174
20211218 2,903 3,235 6,138 6,136 5,267 11,403
20211219 2,178 2,380 4,558 4,426 4,153 8,579
20211220 3,189 3,614 6,803 9,276 7,788 17,064
20211221 3,131 3,641 6,772 9,672 8,261 17,933
20211222 3,203 3,680 6,883 9,678 8,016 17,694
20211223 3,298 3,745 7,043 9,511 8,110 17,621
20211224 3,352 3,880 7,232 9,317 7,737 17,054
20211225 1,820 1,987 3,807 4,268 3,584 7,852
20211226 1,411 1,519 2,930 3,488 3,256 6,744
20211227 2,995 3,362 6,357 8,641 7,369 16,010
20211228 3,306 3,630 6,936 9,156 7,641 16,797
20211229 3,455 3,751 7,206 9,305 7,791 17,096
20211230 3,286 3,675 6,961 8,956 7,531 16,487

출처: 서울 열린데이터 광장 ☞관련 데이터 바로가기

변화를 알아보기 위해 개통 전 1주일과 인접역인 복정역을 포함시켰다. 일단 남위례역은 승차 승객보다 하차 승객이 조금 많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출근을 할 때보다 퇴근을 할 때 남위례역을 더 많이 이용한다는 뜻이다. 

아침에는 마음이 급하다보니 서울로 바로 가는 버스나 남이 태워주는 자가용, 기존에 이용하던 역(복정)을 이용했지만 퇴근 시에는 좀 더 여유가 있다 보니 새로 생긴 남위례역을 이용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남위례역으로 가는 버스가 적기 때문에 급한 아침 시간에 남위례역을 이용하기 어렵다. 남위례역 연계 버스 개선이 시급함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개통 당일인 18일에는 6,138명이나 이용했지만, 1주일 후인 25일에는 3,807명으로 줄어버렸다. 개통 첫날 호기심에 1회성으로 이용한 사람들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24일과 29일은 7,200명이 넘는 등 다른 날보다 이용객이 많은데, 이날 비와 눈이 왔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가용 대신 지하철을 이용한 사람이 늘어난 것이다.

아울러 복정역 이용객은 남위례역 개통 전 주에 2만 1,000명 대를 유지하고 있다가, 남위례역이 개통하자 1만 7,000명대로 감소하였다. 반면 남위례역은 7,000명대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위례신도시 주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장지역을 확인해보니 남위례역 개통 전후로 차이가 없었던 것을 보아, 남위례역 수요인 7,000명은 복정역에서 옮겨온 수요 4,000명에 새로 지하철을 이용하기 시작한 수요 3,000명을 합한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역이 새로 생길 때 가장 좋은 것은 지하철 이용 승객이 새로 생겨나는 것이고, 가장 나쁜 것은 옆의 역 승객만 그대로 옮겨오는 것이다. 남위례역은 그 중간쯤이라고 할 수 있다. 향후 육교가 완성되고, 연계버스가 더 늘어나면 남위례역이 스스로 창출하는 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다.
위례신도시는 남위례역 개통으로 교통 개선의 새로운 전기를 맞이했다.
위례신도시는 남위례역 개통으로 교통 개선의 새로운 전기를 맞이했다.

오랫동안 전철 없는 신도시라는 오명을 벗지 못했던 위례신도시는 남위례역 개통으로 교통 개선의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였다. 앞으로도 위례선 트램 개통, 위례신사선 개통, 다양한 교통수단의 편리한 환승체계 구축 등 할 일은 무척 많다. 철도는 대용량 수송이 가능하고 정시성과 친환경성이 뛰어나 고밀도로 개발된 신도시에 꼭 필요한 교통수단이다. 향후 위례신도시 발전에 철도가 더욱 큰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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