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하는 청춘들, 우리 함께 해요

서울톡톡

발행일 2014.09.23. 09:08

수정일 2014.09.23. 09:08

조회 784

Episode

시끄러운 굉음 소리에 놀라 눈을 번쩍 떠보니 난데 없이 청소기가 수지씨를 향해 돌진해 오고 있다. "꺅! 뭐 하는 거야" 수지씨가 놀란 가슴을 쓸어 내리는 사이 엄마는 대수롭지 않은 듯 간단 명료하게 지금 상황을 정리해 주셨다. "이따 엄마 친구들 오기로 했거든. 대충 꺼내 먹고 얼른 나가라" 아, 호환마마보다 무서운 엄마의 친구들이 온다니. 그 아줌마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처럼 불명예스러운 일도 없을 거다. 엄친딸은 못될지언정 사람 구실하는 딸은 되어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엄마에게 수지씨는 그런 존재가 못 된다. 엄마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수지씨는 이 집안에 있으면 안됐다. 아침도 먹지 않고 집 밖을 나서는 수지씨가 못내 마음에 걸렸는지 엄마는 만원짜리 한 장을 쥐어 줬다. "이걸로 아침, 점심 먹으면 커피는 못 마시겠는데" 말이 끝나자 마자 머리 위로 날라온 커피믹스 한 봉지. 오라는 곳은 없는데 갈 데도 없는 내 신세. 자, 이제 어딜 가야 하지?

백수지씨

거기 누구 없소?

가끔 집과 가까운 거리에 회사가 있는 친구는 주말에 할 일이 없으면 회사에 가서 논다고 했다. 전화도 쓰고 컴퓨터도 마음껏 쓸 수 있어 전기세도 아끼고 일석이조란다. 이런, 복에 겨운 것들. 하지만 백수는 밖에 나오면 숨쉬는 것만 빼고 전부가 돈이다. 커피전문점에 앉아 있으려고 해도 눈치 안보고 제대로 시간을 때우려면 한 끼 밥값에 맞먹는 커피를 사 마셔야 한다.

집을 나와서 제일 만만한 도서관을 갔다. 너무 자주 와서 사서 알바도 수지씨 얼굴을 기억할 정도다. 출첵하기도 민망하고 딱히 읽고 싶은 책도 없어서 십여 분만에 그냥 밖으로 나왔다. 도서관을 나와 발걸음이 향한 곳은 공원. 동네 공원이어도 꽤나 커서 산책하기에 좋다. 하지만 평일 오전의 공원은 할아버지, 할머니 같은 어르신들의 영역이라는 걸 깜빡 했다. "아가씨 혼자 이 시간에 뭐해", "아이고 젊다. 역시 젊음이 좋아. 몇 살이야?" 갑자기 쏟아지는 관심이 못내 부담스러워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뭐라도 먹어야지 싶어 찾아간 곳은 L백화점 지하1층 푸드코트. 어찌 된 게 요즘은 5천원 미만의 음식은 찾아 보기가 힘들다. 제일 싼 김밥 한 줄을 사서 구석진 테이블에 앉은 수지씨.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끼리 맘 편히 지낼 수 있는 아지트 같은 곳이 있으면 참 좋겠다"

알바천국보다 유용한 백수들의 천국, 청년허브

과부 사정은 홀아비가 안다고, 백수 사정은 누가 뭐래도 백수가 가장 잘 아는 법이다. 그렇다고 맨날 만나는 백수끼리만 만나봤자 발전이 있을 수 없다. 뭔가 다른 돌파구가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던 참에 수지씨가 찾아낸 보물 같은 곳이 바로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청년허브'였다.

청년허브 공간 배치도

청년허브(은평구 통일로 684)는 오전 8시부터 밤 10시까지 운영하고 있었다. 공간은 누구나 무료로 쓸 수 있지만, 창문카페에서 음료는 구입해야 했다. 하지만 별다방, 콩다방과는 다르게 음료를 사먹지 않아도 카페 테이블 이용이 가능했다. 그래서 이 곳에는 스터디 또는 회의를 하는 청년들이나 혼자서 책을 보거나 노트북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다. 중요한 건 이곳이 단순히 공간을 제공하는 곳이 아니라 청년들이 꿈을 키울 수 있도록, 일자리를 찾을 수 있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것이다. 관심 있는 백수동지들, 열혈청년들은 청년허브 홈페이지부터 방문해보시길!

백수지's NOTE

청년허브 공간 배치도

백수지's NOTE

※위 내용은 다음 스토리볼 '백수지의 취업뽀개기'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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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허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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