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벤치에 앉아 `문학`을 만나다

시민기자 허혜정

발행일 2014.09.01. 13:44

수정일 2014.09.01. 13:44

조회 1,388

교보생명빌딩 종로출입구 앞에 있는 염상섭 동상(사진 뉴시스)

[서울톡톡] 귀뚤귀뚤 귀뚜라미, 울긋불긋 단풍, 푸른 하늘은 가을을 정의하는 언어가 아닐까? 여기에 한 가지 더 곁들이자면 독서를 꼽을 수 있다. 가을의 문턱에서 책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다녀왔다.

염상섭 동상 앞에서 열린 [염상섭 문학의 밤]

교보문고, 대산문화재단과 서울시, 한국작가협회가 함께하는 <염상섭 문학의 밤>이 지난 8월 28일(목) 저녁, 염상섭 동상 앞(교보생명빌딩 종로출입구 쪽)에서 열렸다.

서울에서 태어나 종로와 광화문 명동 일대를 배경으로 활발히 활동했던 염상섭은 <표본실의 청개구리>, <삼대>, <만세전>, <흑풍>, <두파산> 등 많은 작품을 남긴 한국 근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라 할 수 있다.

먼저 고영직 평론가가 해방기 이후의 작품인 <두파산>을 낭독했다. <두파산>은 자영업자의 몰락을 표현한 작품이다. 작품엔 두 명의 여인이 등장하는데, 한 명은 자영업자이고, 다른 한 명은 고리대금업자로 서로 친구 사이이다. 두 인물의 삶을 통해 작가는 금전적인 이해관계에 지배되고 있는 두 사람의 인간관계 속에서 두 개의 파산을 보여준다. 이는 광복 이후의 우리나라 현실을 반영한 작품으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인간과 물질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보게 했다.

염상섭의 작품을 마임연기로도 읽을 수 있었다

낭독이 끝난 후, <두타산>을 소재로 김시현, 신지현 마임 연기자의 공연이 무대에 올랐다. 서로 다정했던 친구 사이에서 물질과 정신 두 가지 모두 잃어버리는 주인공을 생동감 있게 표현해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광화문 일대에서 겪은 한국전쟁을 표현한 <취우>라는 작품은 차광일 배우의 낭독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생생하게 전해졌다. 마치 TV가 없었던 시절 라디오로 들려오는 육성 드라마처럼 인상적이었다. 마지막으로 염상섭의 대표작품은 <삼대>를 이민호 시인이 낭독했다.

대신문화재단은 이번 <염상섭 문학의 밤> 행사뿐만 아니라 매주 목요일 '광화문 목요 낭독공감'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책으로만 만나던 작가를 직접 만나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매주 마련한다는 점에서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광화문 목요 낭독공감'은 12월까지 매주 목요일 오후(공휴일 및 연휴 전후 제외)에 진행된다. 일정은 대산문화재단 홈페이지(www.daesan.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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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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