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 지하 200m에 설치된 '이것' 친환경 위해 숨겨진 비밀은…

시민기자 김아름

발행일 2023.11.17. 15:35

수정일 2023.11.20. 16:36

조회 4,301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친환경건축물, 서울시청 본관 청사 탐방기 ⓒ김아름

지열에너지란?

신재생에너지 중 하나인 ‘지열에너지’는 2000년대 이후 국내에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했다. 지열에너지는 토양, 암반, 지하수를 포함하는 땅의 에너지를 말하며, 평균 15℃가량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지하 열원을 이용, 냉난방 등에 활용하는 것이다. 지열 냉난방 시스템은 구축을 위한 초기 비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지만, 유지 보수 비용이 낮아 장기적으로 볼 때 에너지 절약(난방비 절감) 및 온실가스 배출 감축 등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또한 다른 신재생에너지와 달리 외부 기상 조건의 영향을 받지 않아 일정한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2012년 준공된 ‘서울시청 본관 청사’는 화석원료를 사용하는 대신 지열·태양열·태양광 발전 등 다양한 신재생에너지를 도입한 친환경건축물로 지어졌다. 지열에너지의 경우, 일반적으로 건물 외부의 여유 공지에 구멍을 뚫어 지열을 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서울시청 본관 청사는 건물 하부(지하 5층 건물 기초콘크리트 하부)에 천공하는 새로운 방식을 적용함으로써 도심의 협소한 부지 여건을 극복한 대표적인 사례로 여겨진다.

서울시청 본관 청사 외에도 친환경 신재생 지열에너지를 도입한 공공건물로는 ▴서울에너지드림센터 ▴지하철 9호선 역사 내 시설 ▴스페이스 살림 ▴목동운동장 주경기장 등이 있으며, 민간 부문에서는 최초로 대규모 지열냉난방시스템이 설치된 롯데월드타워 등이 있다.
서울광장과 서울도서관, 서울시청 본관 청사 전경 ⓒ김아름
서울광장과 서울도서관, 서울시청 본관 청사 전경 ⓒ김아름
서울시청 본관 청사는 지열·태양열·태양광 발전 등 다양한 신재생에너지를 도입한 친환경건축물이다. ⓒ김아름
서울시청 본관 청사는 지열·태양열·태양광 발전 등 다양한 신재생에너지를 도입한 친환경건축물이다. ⓒ김아름

서울시청 본관 청사, 에너지 절감 효과 톡톡!

서울시청 본관 청사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깜짝 놀랐다. 외관만큼이나 독특했던 내부의 모습과 싱그러운 잎사귀들이 7층 높이의 벽면을 가득 덮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날 낮 기온은 6~7℃ 정도였지만, 찬 바람이 불면서 유독 춥게 느껴졌던 날이었다. ‘에코플라자(Eco Plaza)’라고 불리는 1층 로비에 들어서자마자 마주한 초록빛 자연(수직 정원)은 마치 온실에 들어온 것 같은 힐링을 선사했다. 이곳에 식재된 스킨답서스, 아글라오네마, 산호수 등 14종류 약 6만 5,000본의 식물들은 여름철 실내 온도 저감과 산소 및 음이온 등의 발생을 통한 공기정화 등 쾌적한 실내 공간 조성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신청사의 이중외피(Double skin) 시스템외부 공기 유입을 차단시켜 건물의 냉난방 부하를 줄여준다. 이처럼 자연 냉난방 효과를 이용한 에너지 절감을 위한 노력을 청사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서울시청 본관 청사 1층 실내 에코프라자 전경 ⓒ김아름
서울시청 본관 청사 1층 실내 에코프라자 전경 ⓒ김아름
7층 높이의 벽면을 가득 덮은 약 6만 5,000본의 식물들은 여름철 실내 온도 저감과 공기정화 등 쾌적한 실내 공간 조성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김아름
7층 높이의 벽면을 가득 덮은 약 6만 5,000본의 식물들은 여름철 실내 온도 저감과 공기정화 등 쾌적한 실내 공간 조성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김아름
본관 청사의 이중외피(Double skin) 시스템은 외부 공기 유입을 차단시켜 건물의 냉난방 부하를 줄여준다. ⓒ김아름
본관 청사의 이중외피(Double skin) 시스템은 외부 공기 유입을 차단시켜 건물의 냉난방 부하를 줄여준다. ⓒ김아름
9층 하늘광장 카페 전경 ⓒ김아름
9층 하늘광장 카페 전경 ⓒ김아름
채광이 좋은 창가 쪽 자리에서 커피 또는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는 시민들 ⓒ김아름
채광이 좋은 창가 쪽 자리에서 커피 또는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는 시민들 ⓒ김아름

건물 내 신재생에너지 도입, 기후위기에 선제적 대응

무엇보다 지열·태양열·태양광 발전 등 신재생에너지를 도입한 ‘친환경건축물’이라는 점은 서울시청 본관 청사를 다시 보게끔 만들었다.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개인이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노력으로는 다회용기 사용, 올바른 분리배출, 에너지절약, 친환경 교통수단 이용 등이 있다. 그러나 신재생에너지와 같은 부분은 한 개인이 직접 접할 기회가 많지 않은 거대한 시스템이라 조금은 어렵게 다가오기도 했다.

기자는 서울시청 본관 청사 지하 3층 중앙통제실부터 시작해 지하 5층 기계실, 13층 옥상 등 각층에 설치된 다양한 친환경·신재생에너지 시스템을 둘러보고, 작동원리와 에너지 사용 용도 등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이곳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지열·태양열·태양광 발전 뿐만 아니라, 중수열·열병합발전 폐열을 이용한 친환경시스템도 확인할 수가 있었다.

지열 냉난방 시스템땅속의 일정한 온도(약 15℃)를 이용해 하절기에는 실내의 뜨거운 열을 지중으로 방출하여 온도를 낮추며, 동절기에는 지중의 열을 실내로 유입 시켜 난방을 하는 시스템이다. 지하 5층 기계실 바닥에서 200m 깊이의 지하에 뚫은 천공홀 (총 218공, 옥내 153공·건물 주변 65공)에 지중열교환기(파이프)가 설치돼 있는데 이곳을 통해 흡수된 지열에너지는 히트펌프를 통해 최대 45℃까지 올라간다. 이렇게 만들어진 열은 공조기를 통해 본관 청사 2~6층 일부 업무공간 뿐만 아니라 서울도서관과 시민청 등에 공급된다.

겨울철 시민들의 보행 안전을 위해 지열을 이용한 융설 시스템도 설치되어 있다. 신청사 출입구 세 곳에 방열관을 매설하여, 눈이 오거나 눈 예보 등이 있을 때 미리 지열로 생산된 온수를 순환시켜 눈이 쌓이는 것과 어는 것을 방지해 준다.
지하 3층 중앙통제실에서 지열시스템 및 기계·승강기·전기·방재 시설을 모니터링을 한다. ⓒ김아름
지하 3층 중앙통제실에서 지열시스템 및 기계·승강기·전기·방재 시설을 모니터링을 한다. ⓒ김아름
지하 5층 기계실 200m 깊이의 지하에 뚫은 천공홀(총 218공, 건물하부 153공· 건물주변 65공)에 지중열교환기(파이프)가 설치돼 있다. ⓒ김아름
지하 5층 기계실 200m 깊이의 지하에 뚫은 천공홀(총 218공, 건물하부 153공· 건물주변 65공)에 지중열교환기(파이프)가 설치돼 있다. ⓒ김아름
지중열교환기를 통해 흡수된 지열에너지는 지열히트펌프를 통해 최대 45℃까지 올라간다. 이렇게 만들어진 열은 공조기를 통해 신청사뿐만 아니라 서울도서관과 시민청 등에 공급된다. ⓒ김아름
지중열교환기를 통해 흡수된 지열에너지는 지열히트펌프를 통해 최대 45℃까지 올라간다. 이렇게 만들어진 열은 공조기를 통해 신청사뿐만 아니라 서울도서관과 시민청 등에 공급된다. ⓒ김아름
본관 청사 출입구 세 곳에 방열관을 매설하여, 눈이 오거나 눈 예보 등이 있을 때 미리 지열로 생산된 온수를 순환시켜 눈이 쌓이는 것과 어는 것을 방지해 준다. ⓒ김아름
본관 청사 출입구 세 곳에 방열관을 매설하여, 눈이 오거나 눈 예보 등이 있을 때 미리 지열로 생산된 온수를 순환시켜 눈이 쌓이는 것과 어는 것을 방지해 준다. ⓒ김아름

옥상에는 집광판(패널)태양열 집열판이 설치되어 있다. 태양열 집열관을 통해 축적된 열에너지는 지하 5층에 있는 태양열 축열조에 저장되는데 공조기를 통해 1층 에코플라자에 설치된 바닥 코일로 전달, 바닥복사 냉난방 등에 이용되고, 식당 및 화장실에 온수를 공급한다. 태양광 발전 시스템은 집광판(패널)을 이용하여 태양의 빛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 하늘광장, 수직 정원, 서울시청 본관 청사 조명 등에 사용된다.

2022년 기준, 시청사의 신재생에너지(지열·태양열·태양광 발전) 사용으로 연간 3억 7,000만 원 절감 및 498.2톤의 탄소 저감 효과를 가져왔다. 이는 11.8만 그루의 소나무를 심는 것과 같다고 한다.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노력이 필요한 시기다. 서울시는 2050 온실가스 감축 전략으로 그린빌딩, 그린모빌리티, 그린숲, 그린에너지, 그린사이클 등을 추진하고 있다. ☞ 2050 온실가스 감축전략 참고 자료

서울시 온실가스 배출현황으로는 2020년 기준, 건물이 무려 70.7%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뒤로 수송(18.1%)이 잇는다. 시는 목동운동장 주경기장처럼 기존 노후화된 냉·난방기를 친환경 지열 냉난방 시스템으로 교체하거나 신축 공공건물에 지열에너지를 도입하는 등 화석연료를 대체할 신재생에너지 보급률을 끌어올리는 데 노력하고 있다.

개인이 할 수 있는 작은 실천부터 한정된 자원의 고갈 문제, 환경오염, 기후 위기 등에 대응하기 위한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 등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나누며 협력해 나가야 할 시기다.
옥상에 설치된 집열관 ⓒ김아름
옥상에 설치된 집열관 ⓒ김아름
태양열 집열관을 통해 축적된 열에너지는 1층 에코플라자에 설치된 바닥 코일로 전달, 바닥복사 냉난방과 식당, 화장실 온수에 이용된다. ⓒ김아름
태양열 집열관을 통해 축적된 열에너지는 1층 에코플라자에 설치된 바닥 코일로 전달, 바닥복사 냉난방과 식당, 화장실 온수에 이용된다. ⓒ김아름
1층 에코플라자에 설치된 바닥 코일 분배기함 ⓒ김아름
1층 에코플라자에 설치된 바닥 코일 분배기함 ⓒ김아름
태양광 발전 시스템은 태양전지(태양광 패널)를 이용하여 태양의 빛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 하늘광장, 수직 정원, 신청사 조명 등에 이용된다. 사진은 옥상에 설치된 태양광 집광판 ⓒ김아름
태양광 발전 시스템은 태양전지(태양광 패널)를 이용하여 태양의 빛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 하늘광장, 수직 정원, 신청사 조명 등에 이용된다. 사진은 옥상에 설치된 태양광 집광판 ⓒ김아름

시민기자 김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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