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땡 캠페인! 놀이보다 즐거운 봉사활동~

시민기자 윤혜숙

발행일 2021.08.09. 14:04

수정일 2021.08.09. 18:31

조회 1,638

서울시자원봉사센터 홍제3동 캠프에서 무더위 취약계층 찾아가는 봉사활동 펼치다
봉사자들이 홍제3동 골목길 곳곳을 다니며 '얼음땡' 캠페인을 알리고 있다.
봉사자들이 홍제3동 골목길 곳곳을 다니며 '얼음땡' 캠페인을 알리고 있다. ⓒ윤혜숙

서울시자원봉사센터 서대문구 홍제3동 캠프에서 지역 내 거주하는 어르신 등을 위해 ‘얼음땡 캠페인’을 진행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얼음땡’은 어릴 적 동네 골목길에서 친구들과 뛰놀면서 즐겨 했던 놀이다. 얼음땡 캠페인은 얼음물을 매개로 해서 무더위를 ‘얼음’에 얼려서 이웃을 살피고, 코로나19로 단절된 이웃 관계를 다시 ‘땡’하고 연결한다는 뜻을 갖고 있다. 문득 얼음땡 캠페인에 동참하고 싶었다. 냉동실에 보관해 둔 아이스팩 2개를 집어 들고 홍제3동 주민센터로 향했다.
필자도 냉동고에 얼려둔 아이스팩을 홍제3동 캠프에 기부했다.
필자도 냉동고에 얼려둔 아이스팩을 홍제3동 캠프에 기부했다. ⓒ윤혜숙

한낮은 하루 중에서 가장 기온이 올라간다. 오후 2시가 되면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비 오듯 등을 타고 흘러내린다. 이 시각, 홍제3동 주민센터에는 서대문구 자원봉사센터의 자원봉사자들이 여럿 모였다. 필자는 준비해 온 아이스팩을 권오철 캠프장에게 전달했다. 그리고 얼음땡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자원봉사자들을 따라서 골목길 구석구석을 누벼보았다.
'얼음땡' 캠페인 물품은 아이스팩, 얼음물, 부채, 충전식 휴대형 선풍기 등 총 4가지다.
'얼음땡' 캠페인 물품은 아이스팩, 얼음물, 부채, 충전식 휴대형 선풍기 등 총 4가지다. ⓒ윤혜숙

자원봉사자들이 준비한 물품은 총 4가지다. 아이스팩, 얼음물, 부채, 충전식 휴대형 선풍기 등이다. 보냉가방에 이 물품들을 챙겨 넣고 독거 어르신이 거주하는 집을 방문했다. 무더운 여름에도 문이 닫혀 있다. 저 문 안쪽 비좁은 공간에 지내고 계실 어르신의 안부가 궁금해진다. 그냥 문을 두드리며 안부를 확인해도 괜찮다. 그런데 오늘은 다르다. 자원봉사자의 손에 어르신께 드릴 선물이 가득하다. 
자원봉사자가 독거 어르신댁을 방문해 '얼음땡' 물품을 드리며 안부를 살피고 있다.
자원봉사자가 독거 어르신댁을 방문해 '얼음땡' 물품을 드리며 안부를 살피고 있다. ⓒ윤혜숙

자원봉사자가 문을 두드리며 “어르신! 무더위에 어떻게 지내세요?” 안부를 묻는다. 문을 열고 나오는 어르신에게 “더위에 시원하게 쓰시라고 드려요”라며 준비한 물품을 건넨다. 어르신은 뜻밖의 선물에 당황하는 표정이다. 자원봉사자가 어르신께 캠페인의 취지를 알려드리니 “무더위에 늙은 우리를 위해서 정말로 수고한다”면서 연신 고맙다고 인사한다. 선물을 건네는 자원봉사자도 선물을 받는 어르신도 기분이 좋다. 
공원에 계신 어르신께도 '얼음땡' 물품을 나눠드렸다.
공원에 계신 어르신께도 '얼음땡' 물품을 나눠드렸다. ⓒ윤혜숙

골목길을 벗어나니 작은 공원이 나온다. 한낮의 폭염에도 집에 우두커니 앉아 있는 것보다 바깥바람이라도 쐴 겸 이곳에 나온 어르신들이 많다. 지나가던 자원봉사자들이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아이스박스에서 물품을 꺼내 어르신들께 건네드린다. 어르신들은 특히 충전식 휴대형 선풍기에 관심이 많다. 포장지를 열고 내용물을 이리저리 살펴본다. 어르신에게 물품을 받은 소감을 여쭤봤다. “길거리에 휴대형 선풍기를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도 그걸 살 엄두가 나지 않았다”면서 “어떻게 내 마음을 알고 이것을 준비했냐? 지금과 같은 무더위에 유용하게 쓰겠다”라고 환하게 웃는다.
골목길을 걷는 어르신이 '얼음땡' 손수레를 보며 반갑게 다가온다.
골목길을 걷는 어르신이 '얼음땡' 손수레를 보며 반갑게 다가온다. ⓒ윤혜숙

골목길을 가다가 스쳐 지나가는 어르신에게도, 택배 상자를 운반하는 택배기사에게도 어김없이 시원한 얼음물이 전달되었다. 상상해보라! 폭염에 서둘러 길을 가다가 우연히 시원한 선물을 받았다. 그것도 연일 지속되는 폭염을 견디기 위한 필수품이다. 특히 꽁꽁 얼려둔 아이스팩을 겨드랑이 사이에 끼고 있으면 금방 온몸이 시원해진다. 아이스팩이 더위에 톡톡히 제 역할을 하고 있다.   
얼음땡 캠페인에 사용되는 아이스박스에 얼음물과 아이스팩이 들어 있다.
얼음땡 캠페인에 사용되는 아이스박스에 얼음물과 아이스팩이 들어 있다. ⓒ윤혜숙

이 ‘얼음땡’ 캠페인은 어떻게 시작된 것일까? 체감온도 40도에 가까운 폭염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때 서울시자원봉사센터는 시민 자발적 봉사활동 ‘얼음땡’ 캠페인을 기획해서 지난 7월 26일(월)부터 8월 31일(화)까지 37일간 서대문·마포·노원 서울 3개소에서 진행하고 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한여름의 무더위와 함께 캠페인을 재개했다. 올해는 코로나19 거리두기 상황을 고려해 지역 맞춤형으로 ‘찾아가는 얼음땡’ 방식이 도입됐다. 

홍제3동 권오철 캠프장은 “코로나19보다 더 무서운 게 연락 두절이다. 독거 어르신의 안부도 살필 겸 어르신 댁을 방문하고 있다”면서 “이왕 자원봉사 활동하는 거 덥다고 마다할 순 없다. 코로나19로 집 안에만 머무는 시간이 많아서 우울해하는 어르신에게 잠시 위안이 될 수 있다면 우리의 수고가 보람 있다”라고 자원봉사 활동의 의미를 밝혔다.  
지역주민 누구나 '얼음땡' 캠페인에 참여할 수 있다.
지역주민 누구나 '얼음땡' 캠페인에 참여할 수 있다. ⓒ윤혜숙

지역주민이라면 누구나 ‘얼음땡’ 캠페인에 참여할 수 있다. 집에서 사용하지 않는 보냉가방, 아이스팩 등을 기부하면 된다. 그러면 캠페인 활동 장소에 ‘얼음땡 백 정거장’을 설치해 보냉가방을 걸어둔다. 더불어 자원봉사자들이 가가호호 방문해 비대면으로 ‘안부 묻기’와 함께 보냉가방에 든 물품을 전달한다. 

현재 서대문구 홍제3동 캠프뿐만 아니라 노원구 104마을 중계본동 자원봉사캠프, 마포구 구립도화청소년문화의집 3곳에서 ‘얼음땡’ 캠페인이 진행 중이다. 이곳을 지나가다가 자원봉사자들이 보이면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응원의 말을 건네보면 어떨까? ‘얼음땡’ 캠페인이 서울 시내 아니 전국으로 확산돼 한창 힘들고 어려운 이 시기를 버텨내는 이웃 간의 연결고리가 되길 바란다.

■ 얼음 땡 캠페인

○ 기간 : 2021. 7. 26. (월) ~ 2021. 8. 31. (화)
○ 참여방법 : ‘V세상 플랫폼’ → 봉사하기 → 얼음땡 프로젝트 참여하기
○ 홈페이지 : https://www.volunteer.seoul.kr/home
○ 운영지역
- 서대문구 홍제3동 캠프: 서대문구 세검정로4길 32 (홍제동, 홍제제3동주민센터)
- 노원구 104마을 중계본동캠프 : 서울시 노원구 중계동 27-53
- 마포 구립도화청소년문화의집 : 서울시 마포구 도화2길 77
○ 문의 : 서울시자원봉사센터 V세상, 02-2136-8736

시민기자 윤혜숙

시와 에세이를 쓰는 작가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면서 다양한 현장의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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