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시네센터에서 펼쳐진 독립영화제 '별점 5개'

시민기자 최윤정

발행일 2021.07.05. 10:04

수정일 2021.07.05. 16:12

조회 1,137

전국 최초공립영화관 아리랑시네센터서 ‘서울여성독립영화제’ 열려
성북구 아리랑로에 자리한 아리랑시네센터
2004년 성북구 아리랑로에 세워진 아리랑시네센터 ⓒ최윤정

‘아리랑’ 촬영 장소에서 또 다른 영화인을 만들다

“아리랑~아리랑~아라리요~”
우리나라 대표 민요 ‘아리랑’이다. 부르기 쉽고 다양한 지역문화를 담고 있는 이 아리랑이 노래뿐 아니라 도로명으로 사용되고 있다. 성북구에 위치한 ‘아리랑로’는 서울시내 200개가 넘는 가로명 가운데 유일하게 길이 아닌 고개에 붙여진 이름이다. 

이 길은 예전에는 정릉고개로 불렸으나 1926년 춘사 나운규 감독이 영화 ‘아리랑’을 촬영하면서 아리랑 고개로 부르기 시작했다. 1935년 ‘아리랑 고개’라는 표목이 고개 마루턱에 세워지기도 했다. 때문에 매년 이 곳에선 아리랑축제가 열렸으며, 영화전문 거리인 ‘영화의 거리’를 조성해 2004년 전국 최초의 공립영화관인 ‘아리랑시네센터’가 세워졌다. 
춘사 나운규의 영화 '아리랑' 제작진 단체사진
춘사 나운규의 영화 '아리랑' 제작진 단체사진 ⓒ독립기념관
아리랑시네센터는 총 3개관 중 1개의 독립영화전용관을 운영 중이다.
아리랑시네센터는 총 3개관 중 1개의 독립영화전용관을 운영 중이다. ⓒ최윤정

2014년 리노베이션을 통해 복합문화장소로 거듭난 아리랑시네센터는 현재 3개 상영관 중 1개관을 독립영화 전용관인 ‘아리랑인디웨이브’로 운영하고 있다. 독립영화 또는 인디영화는 말 그대로 자본과 배급망에 독립적이기에 예산, 배급, 상영관 확보가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다. 아리랑시네센터는 상영 기회를 보장하며 공공성의 취지를 잘 살린 듯하다.
서울여성독립영화제가 지난 7월1일~4일 열렸다.
서울여성독립영화제가 지난 7월1일~4일 열렸다. ⓒ최윤정
독립영화전용관인 '인디웨이브'
독립영화전용관인 '인디웨이브' ⓒ최윤정

잘 만들어진 영화, 배급의 한계를 돕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제3회 서울여성독립영화제(7월1일~4일) 장소를 후원한 아리랑시네센터를 직접 찾아가 보았다. 이 곳에서는 조선왕릉역사 영화제(2017~2019)를 비롯해, 유럽단편영화제(2017~2018), 지난 4월 영화진흥회가 후원하는 ‘성북감독전’ 등도 개최된 바 있다.
독립영화전용관에 춘사(春史)호가 새겨져 있다.
독립영화전용관에 춘사(春史)호가 새겨져 있다. ⓒ최윤정
영화제에 출품한 200개 이상의 작품 중 25편이 엄선됐다.
영화제에 출품한 200개 이상의 작품 중 25편이 엄선됐다. ⓒ최윤정

서울여성독립영화제는 개막작 ‘너에게 가는 길(변규리 감독)’로 시작해서 폐막작 ‘위인(이혜린 감독)’ 등 출품작 200편 가운데 엄선한 영화 장편 3편 단편 25편을 상영했다. 또한 감독과의 토크 콘서트를 진행해 관람객들이 궁금한 내용을 감독에게 실시간으로 묻고 답하는 시간도 가졌다. 
단편영화 출품작인 이현경 감독의 ‘어떤애와 다른애 그리고 레이’
단편영화 출품작인 이현경 감독의 ‘어떤애와 다른애 그리고 레이’ ⓒ서울여성독립영화제
김소형 감독의 한일합작 단편영화 ‘아마 늦은 여름이었을 거야’
김소형 감독의 한일합작 단편영화 ‘아마 늦은 여름이었을 거야’ ⓒ서울여성독립영화제

여성독립영화제라 그런지 현장에는 여성 관람객들이 자리를 많이 채웠다. 대학 영화동아리, 한일합작으로 만들어진 단편영화들은 짧고 굵은 메시지를 전했는데, 연출자의 의도가 상당 부분 공감이 되었고 때로는 영화제작과정을 듣고 나서야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었다. 
감독과의 대화, 흥미로운 제작과정을 직접 들을 수 있었다.
감독과의 대화, 흥미로운 제작과정을 직접 들을 수 있었다. ⓒ최윤정

마지막 날은 심사위원상, 관람객상을 받을 수상작도 공개됐다. 끼와 노력이 만들어 낸 작품들이라 모두에게 별 다섯 개를 주고 싶지만 경쟁은 경쟁이다. 지금은 장비를 빌려 쓰고 가족이 연기자로 출연하는 저예산의 한계를 보이지만 언젠가 흥행신화를 쓸 미래 감독인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에게는 희망의 리뷰, 누군가에게는 다음 기회로
누군가에게는 희망의 리뷰, 누군가에게는 다음 기회로 ⓒ최윤정

미국의 경우 독립영화만을 상영하는 극장들이 따로 있어서 여기서 거둔 이익을 다시 영화제작을 위해 환원한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아리랑시네센터와 같은 독립영화전용관이 많이 생겨나 닦이지 않은 보석 같은 감독을 더 많이 발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춘사 나운규도 영화 아리랑을 찍었을 때 나이가 겨우 스물다섯이었다고 한다.

장비·장소 무료 대여, 영화영상문화 확장에 앞장

아리랑시네센터는 독립영화관만으로 공공성을 내세우는 것은 아니다. 센터 건물 4층에 자리한 성북마을미디어센터에서 지역주민들의 영화영상문화를 양성하기 위해 카메라, 마이크, 조영기, 반사판 등과 같은 영상장비를 무료로 대여하고 있다. 2층 라디오 녹음부스, 촬영 스튜디오 공간도 무료 이용이 가능하다.
제1회 성북청춘불패영화제 출품작을 공모 중이다.
제1회 성북청춘불패영화제 출품작을 공모 중이다. ⓒ최윤정
아리랑도서관에서는 지구를 구하는 dvd를 대출해준다.
아리랑도서관에서는 지구를 구하는 dvd를 대출해준다. ⓒ최윤정

또한 보이는 라디오(www.sbtv.kr)를 운영해 주민들과 소통하며, 언택트 시대에 맞는 줌 특강, 영상제작 교육프로그램 외에도, 미디어에 취약한 어르신들을 위한 ‘노인영상미디어교육’을 실시해 유튜브, 줌 활용법 등을 알려주고 있다. 더불어 센터 함께 건립된 아리랑도서관(1~3층)에서는 지구를 살리는 영화 등 다채로운 DVD를 대출할 수 있다. 
백신접종자에게는 할인혜택이 주어진다.
백신접종자에게는 할인혜택이 주어진다. ⓒ최윤정

이밖에 오는 7월 11일까지 영화관에서는 백신접종을 마친 관람객들에게 비용을 할인해주는 행사도 진행 중이다. 

■ 아리랑시네센터

○ 위치 : 서울시 성북구 아리랑로 82(돈암동 538-98)
○ 영화관 : 총 3개 상영관 472석(1관: 일반175석, 장애6석, 2관: 일반 156석, 장애 8석, 아리랑인디웨이브: 일반 125석, 장애 2석)
○ 홈페이지 : https://cine.arirang.go.kr:8443/
○ 문의 : 02-3291-5540
○ 성북마을미디어지원센터 문의: 02-2241-2221
○ 아리랑도서관 문의 : 02-3291-4990

시민기자 최윤정

서울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서울의 혜택을 누리며 살았으니 좋은 장소와 취지를 공유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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