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안은 재생력 강하지만 반복해 깨물면 상처 깊어져

정영호

발행일 2011.05.13. 00:00

수정일 2011.05.13. 00:00

조회 11,102

음식을 씹다가 입안을 깨물어도 한 번 아프고 마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반복해서 깨물게 되면 입안 소타액선의 손상 등으로 상처가 커질 수 있다.

음식을 씹다 보면 의도하지 않게 혀나 입술, 볼의 점막을 깨물어서 통증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번 아프고 마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강하게 깨물면 찢어져서 피가 나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에도 입안은 신체의 다른 부위에 비해서 혈류가 풍부하고 재생능력이 뛰어나서 입안의 상처가 1센티미터 이상의 큰 상처가 아니고 피가 계속 나지 않는다면 특별한 치료 없이 1주 이내에 저절로 잘 낫습니다.

그러나 반복적으로 입안을 깨물거나 비정상적인 치아나 치열에 의한 자극, 입안 소타액선(작은 침샘으로 3개의 주타액선 즉 큰 침샘인 귀밑샘, 턱밑샘, 혀밑샘이 외에 입천장, 입술, 볼의 점막 등에 분포하는 1~2mm 정도 크기의 침샘)의 손상 등에 의해 상처가 낫지 않고 오히려 더 커질 수가 있습니다. 이러한 상처의 양상이나 치료를 혀, 입술, 볼의 점막으로 나누어서 설명하겠습니다.

혀의 경우는 치아나 잇몸에 가장 많이 씹히지만 혈류 공급이 아주 풍부하여 별다른 문제없이 낫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상처가 깊은 경우나 반복될 경우는 재생 후 남는 상처인 반흔이 커져서 ‘섬유종’이라는 형태의 덩어리를 만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섬유종은 점차 커질 수도 있고 튀어 나와서 거치적거리는 반면에 간단한 외래 수술로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에 제거하는 것이 좋습니다. 비정상적인 치아에 의해서 혀가 눌리거나 씹히는 경우, 해당 부위가 파이는 ‘궤양’ 또는 ‘접촉성 궤양’이나 덩어리를 만드는 ‘육아종’ 또는 ‘접촉성 육아종’을 만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문제되는 치아를 약간 깎아내거나 발치, 치열교정을 통해서 근본적인 치료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궤양에 대해서는 소염작용이 있고 입안에서 사용 가능한 연고를 쓰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문제되는 치아가 없는데도 2주 이상 오래가는 혀의 궤양은 초기 구강암일 수 있으므로 전문의의 진료와 조직검사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입술은 혀보다 씹히는 빈도는 적지만 입술에는 소타액선이 많이 분포하고 있기 때문에 외부 충격에 의해 소타액선이 손상되거나 소타액선의 배출로가 막히고 침이 고여서 생기는 ‘점액종’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 침이 고이는 양이 늘어나 저절로 터지면서 낫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경우에는 다시 생깁니다. 수술적으로 점액종과 관련된 침샘을 제거하는 것이 원칙인데, 입술 점막의 일부가 잘려나가기 때문에 약간의 입술 모양 변형이 있고, 소타액선은 아주 작은 침샘이라 제거가 불완전하거나, 주변에 있는 침샘이 또 다칠 수 있어서 재발이 흔합니다. 따라서 점액종은 별것 아닌 것 같아도 섬유종에 비해서 주의 깊은 수술이 필요합니다.

볼의 점막은 혀와는 달리 본인의 부주의에 의해서 씹히는 경우는 드물고 비정상적인 치아나 치열에 의해서 반복적으로 자극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문제되는 치아의 발치나 치열교정을 통해서 근본적인 치료를 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이전에 음식 먹을 때 씹히지 않던 볼의 점막이 최근에 씹혀서 문제가 되었다면 치아 이외의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체중이 늘면 볼 안에 있는 지방조직이 비대해져서 볼 점막이 입안으로 튀어나오게 되고, 과로나 신장, 심장, 갑상선 등의 기능 이상에 의해서 몸이 붓게 되면서 동시에 볼과 볼 점막이 붓게 있습니다. 따라서 최근에 볼의 점막이 씹히기 시작한 것은 건강이상의 신호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음식을 씹으면서 말하는 것은 본인의 부주의에 의하여 혀, 입술, 볼의 점막에 상처를 주는 원인이 되므로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치아에 씹히지도 않았고 비정상 치아도 없는데 입안에 상처가 생기고 2주 이내에 낫지 않는다면 전문의를 찾아서 검진을 받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글/정영호(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이비인후과 서울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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