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재 정선 그림 속 300년 전 서울과 지금, 동시 감상

시민기자 김은주

발행일 2020.04.29. 10:22

수정일 2020.05.04. 09:03

조회 1,218

궁산공원둘레길에 위치한 소악루의 모습

궁산공원둘레길에 위치한 소악루의 모습 ⓒ김은주

겸재 정선의 그림 속 그곳을 찾았다. 

의외로 멀지 않은 곳이었다. 겸재 정선이 그린 산수화 <경교명승첩>에서 볼 수 있었던 아름다운 서울의 모습을 300년이 지난 지금과 비교해 감상해볼 수 있었던 곳은 궁산의 소악루다. 궁산은 강서구 가양동에 위치한 아름다운 산이다. 나지막한 산이지만 다수의 역사문화 유적지를 품고 있어 궁산 역사문화 둘레길이 조성되었고, 어린이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이곳을 찾아 역사와 자연을 함께 둘러보는 곳이 되었다. 서울의 아름다운 모습을 그림으로 많이 남겼던 겸재 정선 덕분에 300년 전의 서울과 지금의 서울을 비교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시간을 누릴 수 있었다.

강서구 가양동에 있는 궁산근린공원 ⓒ김은주

궁산에는 양천고성지, 소악루, 성황사, 양천향교가 있다. 궁산공원둘레길은 총 1.63km이다. 자연 생태를 체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탐방코스로 꾸며져 있었다. 숲속의 식물과 동물, 곤충과 눈맞춤하며 궁산 공원 둘레길을 걷다 보면 그림같이 세워져 있는 소악루를 만날 수 있다. 소악루는 조선 영조 재위 시절 동복현감을 지낸 이유가 양천 현아 뒷산 기슭 강변에 지은 누각이다. 안산, 인왕산, 남산, 관악산이 모두 보이는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는 곳이었다. 300년 전 겸재 정선은 이곳에서 5년간 현령으로 있을 당시 소악루에서 바라보는 한강의 경치가 너무나 아름다워 산수화 <경교명승첩>을 그려 당시 풍광을 남겼다.

소악루에 앉아서 바라본 한강과 서울의 아름다운 모습

소악루에 앉아서 바라본 한강과 서울의 아름다운 모습 ⓒ김은주

소악루에서 바라보는 한강과 주변 경치의 아름다움으로 인해  많은 풍류객들이 이곳을 찾았다고 전해진다. 사실 소악루는 원래 이 위치가 아니었다. 주변의 개발로 인해 원래 있던 자리에서 벗어나 1994년 지금의 위치에 신축 조성되었다. 정면 3칸, 측면 2칸으로 5량집 겹처마구조로 된 단층 팔작기와지붕으로 지어진 소악루는 한강 경관을 조망하기에 가장 좋은 위치에 있어 나만 알고 싶은 공간이다. 소악루에 걸터앉아 파란 하늘과 푸른 한강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이 세상의 근심 걱정이 부질없음을 깨닫게 된다. 자연의 위대한 아름다움 앞에 인간의 오만과 편견을 내려놓는다. 

산신제와 굿이 열렸던 성황사의 모습

산신제와 굿이 열렸던 성황사의 모습 ⓒ김은주

소악루를 뒤로하고 산길을 따라 걷다 보면 성황사가 나온다. 비교적 작은 규모의 성황사는 성황사 신의 위패를 모신 묘당이다. 여신인 도당 할머니를 모시며 민초들의 번영과 행복을 이루게 하고 악귀를 몰아낸다고 믿어 매년 음력 초하룻날 산신제를 올리고 굿을 했다고 전해진다.

옛 성터인 양천고성지의 모습

옛 성터인 양천고성지의 모습 ⓒ김은주

궁산의 정상에서는 양천고성지를 만날 수 있다. 산의 정상에  갑자기 나타난 200m 정도의 평지가 놀랍다. 통일신라 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성벽과 기와편, 토기편 등이 출토된 사적 제372호다. 앉아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과 걸으며 운동하는 사람 등 다양하게 양천고성지에서 즐기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궁산의 정상답게 넓게 펼쳐진 한강과 한강 주변의 풍경을 한눈에 담긴다.

아름답게 조성된 궁산공원둘레길

아름답게 조성된 궁산공원둘레길 ⓒ김은주

궁산과 함께 둘러보기 좋은 곳으로는 양천향교가 있다. 양천향교는 서울에 남아있는 유일한 향교로, 조선시대 지방에 설립된 관학 교육기관이었다. 나라에서 토지와 노비, 책 등을 지원받아 학생들을 가르쳤던 곳인 양천향교는 봄과 가을 두 차례 공자와 성현들에게 제사를 드리는 석전을 봉행하고 있다. 아쉽게도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문을 닫은 상태다. 또한 궁산둘레길 아래쪽에는 2009년 개관한 겸재정선미술관이 있어 함께 관람하기 좋다. 겸재정선미술관은 겸재 정선의 그림 전시와 함께 지역 주민들에게 다양한 교육과 문화 체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마련되어 있지만 역시나 코로나19로 휴관 상태이다.

서울에 유일하게 남은 양천향교의 모습

서울에 유일하게 남은 양천향교의 모습 ⓒ김은주

궁산공원둘레길을 걸으며 겸재 정선을 만나고, 성터를 밟아보았다. 정자와 묘당을 둘러보며 코로나19로 위축되었던 몸과 마음을 한껏 펼쳐보는 시간이 되었다. 녹음이 짙어지고 푸르름이 깊어가고 있는 계절 속 잠깐의 여유가 또 앞으로 나아갈 힘을 내어준다. 

■ 양천향교   
○ 위치 : 서울 강서구 양천로47나길 53
○ 운영시간 : 10:00 ~ 16:00
○ 휴무일 : 매주 월요일   
○ 입장료 : 무료
○ 홈페이지 : https://hyanggyo.net/
○ 문의 : 02-2658-9988

■ 겸재정선미술관   
○ 위치 : 서울 강서구 마곡동 243-1
○ 운영시간 : 10:00 ~ 18:00
○ 입장료 : 성인 1,000원, 청소년 500원
○ 홈페이지 : http://gjjs.or.kr/new/
○ 문의 : 02-2659-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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