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랍 안에 숨겨진 역사적 보물 '민주공화정 서랍전'

시민기자 민정기

발행일 2020.01.22. 14:15

수정일 2020.01.22. 17:34

조회 1,201

1919년 4월 11일, 대한민국 임시의정원은 헌법 형식의 ‘대한민국임시헌장’을 선포했다. 임시의정원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입법기관으로, 1919년 4월 10일 상하이에서 국내외의 독립운동가 29명이 모여 3·1운동의 민주주의 이념과 민족자주정신을 이어받아 구성된 조직이다. 임시헌장 제1조에서는 민주공화제를 선언하고 제2조에서는 대의제를 천명했다. 제3조의 평등권, 제4조의 자유권, 제5조의 참정권 등은 국민의 기본권에 해당하며, 제6조에서는 교육·납세·병역 등 국민으로서의 의무를 규정했다. 이러한 임시헌장은 대한민국 헌법 제1조의 기초가 되며, 대한민국정부 수립에 근간이 되는 잊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역사다.

새로운 약속, 지켜야 할 약속 '민주공화정 서랍전' 현수막

새로운 약속, 지켜야 할 약속 '민주공화정 서랍전' 현수막 ©민정기

이를 잊지 않고 기념하기 위해 서울시의회와 사단법인 조소앙선생 기념사업회는 서울시청 시민청갤러리에서 ‘새로운 백년 지켜야 할 약속, 민주공화전 서랍展’을 개최한다. 전시기간은 21일에서 2월 8일까지로 연장되었다.

2019년은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된 지 100년이 되는 해이기에, 2020년은 새로운 백년이 또 다시 시작되는 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기억되지 않고 잊혀진 100여 년의 세월이 기억으로 이어지는 순환의 시간이 되도록 그 마음과 독립정신을 ‘서랍’에 담았다고 한다. 우리의 근간이 되는 역사적 흔적들을 직접 열어보고 확인하기 위해 전시장을 방문해 보았다.

독립운동가들의 정신이 담겨있는 아름다운 청화백자들

독립운동가들의 정신이 담겨있는 아름다운 청화백자들 ©민정기

이번 전시에서는 역사적 자료와 조소앙 선생을 비롯한 임시정부 요인들의 어록 등을 통해 일제강점기 선조들이 이루고자 했던 민주공화국에 대한 염원을 담았다. 또한, 광복 이후 헌정사 속에서 민주주의와 지방자치가 걸어온 발자취를 대한민국 역대 헌법개정안과 김대중 대통령 사료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윤봉길의 독립정신이 담겨있는 청화백자

윤봉길의 독립정신이 담겨있는 청화백자 ©민정기

독립운동가가 꿈꿨던 나라,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그리고 그 핵심은 의회정치와 지방분권에 있다. 이러한 독립정신을 담은 청화백자가 서랍전의 시작을 열었다. 안중근, 김좌진, 조소앙 등 독립운동가들의 이름과 독립정신이 담긴 청화백자는 깊고 아름다운 인상을 주었다.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받은 수훈자들의 명언을 새겨놓은 액자들의 모습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받은 수훈자들의 명언을 새겨놓은 액자들 ©민정기

청화백자의 행렬을 따라 가다보면 형형색색의 액자가 걸려있는 공간이 나온다. 액자에는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받은 수훈자들의 명언이 담겨 있다. 그리고 맞은 편에는 독립운동가 조소앙 선생의 어록을 같이 전시하고 있다.

독립운동가 조소앙 선생의 어록들

독립운동가 조소앙 선생의 어록들 ©민정기

조소앙 선생은 대한민국 임시헌장의 기초자이자 대한민국 헌법의 아버지라고 불리며, 대한민국의 국명과 임시헌장에 민주공화국의 정신을 제안한 독립운동가로 잘 알려져 있다. 또한, 남녀균등을 외치는 부인론과 정치·경제·교육의 평등을 기반으로 개인·민족·국가의 평등을 강조하는 삼균주의를 통해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였다. 이렇듯 역사적인 숨결이 가득한 공간을 지나면 이번 전시회의 하이라이트인 ‘서랍전’을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인 '서랍전'의 모습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인 '서랍전'의 모습 ©민정기

서랍전에 전시되어 있는 대한민국 임시헌장(최초헌법) 초고의 모습

서랍전에 전시되어 있는 대한민국 임시헌장(최초헌법) 초고의 모습 ©민정기

‘서랍’이라는 독특한 콘셉트로 이목을 집중시킨 이번 전시는 물건을 수납해 두었다가 필요할 때 꺼내보는 서랍의 성질을 잘 녹여냈다. 서랍 한 칸, 한 칸에 대한민국 민주공화정 100년사를 기록한 실물자료들을 수납해 놓았다. 이 자료들은 눈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한 장씩 모아서 책으로 엮으며 이를 통해 나만의 민주공화정 자료집을 만들 수도 있다. 단순히 눈으로만 보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보며 읽어보고 정리하는 활동을 통해 민주공화정 100년사를 더욱 적극적으로, 가까이 느껴볼 수 있었다.

한쪽에는 이번 전시의 중요한 주제 중 하나인 지방자치에 관한 자료들이 정리되어 있다. “평생을 민주화를 위해 싸워왔는데, 민주화란 무엇이오. 바로 의회정치와 지방자치제가 아니오”라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어록과 함께 이를 실제 법에 반영해 온 역사를 확인할 수 있다.

서랍전 한 쪽에 전시되어 있는 지방자치에 관한 자료들

서랍전 한 쪽에 전시되어 있는 지방자치에 관한 자료들의 모습 ©민정기

우리는 민주주의와 평등이 당연한 시대에 살고 있다.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잃어버리듯, 우리는 이제 일상이 되어버린 민주주의와 평등, 그리고 그 역사의 소중함을 잊고 사는지도 모른다.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를 만들어준 소중한 역사적 사실과 인물들을 기억하고 다시금 마음속에 새기는 뜻깊은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한다. 새로운 백년을 맞이하며 다시하는 약속, 민주공화전 서랍전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역사를 되새겼을 것이며, 우리의 미래는 그만큼 더 밝아졌으리라 믿는다.

■ 민주공화정 서랍전
○ 장소 : 서울시청 지하1층 서울시민청갤러리
○ 기간 : ~2월 8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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