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엔 도슨트, 동물원엔 주슨트!”

시민기자 방윤희

발행일 2017.07.12. 16:58

수정일 2017.07.12. 17:52

조회 1,618

사람들이 다가가자 미어캣들이 까치발로 맞이하고 있다 ⓒ방윤희

사람들이 다가가자 미어캣들이 까치발로 맞이하고 있다

오랜만에 동물원을 찾았다. 서울시설공단 시설물에 대해 시민 모니터링을 진행하는 ‘시민위원회’ 활동을 위해서였다. 서울시설공단 시설물 중 이번에는 어린이대공원 시설과 서비스에 대해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이번 동물원 견학이 더 특별했던 이유는 또 있다. 바로 동물원 전문해설사인 주슨트(Zoocent)와 함께 했기 때문이다.

주슨트(Zoocent)는 ‘Zoo’와 ‘Docent’의 합성어로 동물원 전문해설사를 뜻한다. 동물원을 찾는 사람들에게 동물의 생태에 관해 이야기하며 재미있는 관람을 돕는 역할을 한다.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관람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전시물을 설명해주는 도슨트의 영역이 동물원으로 확장된 것이다. 이제 눈으로만 관람하던 동물원의 시대는 지났다.

작은 숲속처럼 조성된 꼬마동물마을. 주슨트와 함께 둘러보는 시민들 ⓒ방윤희

작은 숲속처럼 조성된 꼬마동물마을. 주슨트와 함께 둘러보는 시민들

이날은 강창수 주슨트 안내로 ‘꼬마동물마을’을 견학하였다. 꼬마동물마을이라고 새겨진 마을 입구에 들어서자 동물 우리가 수풀 사이로 조성되어 마치 작은 숲속에 와 있는 듯했다. 제일 먼저 만난 동물친구는 프레리독이었다. 햄스터와 생김새가 비슷한 동물의 이름이 왜 프레리독(Mexican prairie dog)일까 궁금했는데, 울음소리가 개와 비슷하여 도그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했다. 강창수 주슨트는 프레리독의 울음소리를 흉내내며 해설의 재미를 더했다.

다음은 미어캣 친구들을 만났다. 미어캣 우리로 다가가자 자그마한 미어캣들이 사람들의 걸음을 따라잡는가 하면 까치발로 서서 사람들을 반겨주었다. 주슨트가 꿈틀거리는 애벌레가 담긴 샬레를 꺼내어 미어캣에게 먹이 주기에 도전해보라고 했다. 다들 머뭇거리는 통에 주슨트가 직접 먹이를 주었는데 미어캣들이 모여들어 먹이를 먹는 모습이 귀여웠다.

수영을 하고 나온 `작은발톱수달`이 몸을 말리고 있다 ⓒ방윤희

수영을 하고 나온 `작은발톱수달`이 몸을 말리고 있다

다음은 물속에서 헤엄치고 있는 수달 우리로 걸음을 옮겼다. 더위를 식히고 있는 듯 물속에서 수영 실력을 뽐내고 있는 녀석들의 이름은, ‘작은발톱수달’이었다. 헤엄치고 있는 수달을 보자 잠시나마 무더위가 사라지는 것 같았다. 족제비과의 수달은 바닷물보다 민물에 살고 물놀이를 좋아하지만 물에 장시간 있을 수 없는 반면, 수달과 비슷하게 생긴 해달은 바닷가에 살며 주로 물 위에서 먹고 자고 쉬기도 한다.

주슨트가 사막여우 걸음걸이를 실감 나게 흉내내 웃음을 자아냈다 ⓒ방윤희

주슨트가 사막여우 걸음걸이를 실감 나게 흉내내 웃음을 자아냈다

수달을 보고 나무로 된 계단으로 이동해 사막여우를 만났다. 동화 어린왕자에 등장해 많이 알려진 사막여우는 지붕에 누워 있었다. 마침 꼬리를 다쳐 치료 중이라는 팻말이 붙어 있는 것으로 추측하건대, 쉬고 있는 듯했다. 귀가 뾰족하며 길게 생겼고, 움직임이 없었다.

주슨트는 사막여우의 습성을 설명해주었다. 귀가 큰 것은 사막의 열기를 식히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고, 지금처럼 활동이 없는 건 야행성이므로 밤에 주로 활동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막여우는 곤충, 도마뱀, 작은 포유류를 먹고 사는데, 식물의 열매도 먹는단다. 주슨트는 사막여우가 먹이를 잡는 모습을 온몸으로 표현해 즐거움을 주었다.

염소의 한 종류인 `자넨`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방윤희

염소의 한 종류인 `자넨`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이번에는 다른 동물의 우리로 걸음을 옮겼다. 꼭 염소처럼 생긴 녀석들의 정체는 자넨(Saanen Goat)이었다. 자넨은 스위스 자넨 계곡 원산 낙농용 염소로서 털 수염이 있고, 성질이 온순하며 추위에 강하고 고온 다습한 기후에 약하다. 먹이를 줄 때 손이 물려도 아프지 않다고 했다.

구경을 하다 보니, 사육사 알림장에 흑염소가 탈모 치료 중이라는 푯말이 붙어 있는 것이 보였다. 설명을 들어보니 동물의 상태를 관람객이 알아볼 수 있게 표시를 하였다고 한다. 예전에는 관람객이 동물을 구경하는 데 초점을 맞춰 동물원이 운영되었지만, 지금은 동물의 건강 등 현재 상태를 알려 동물과 사람이 함께 행복한 동물원으로 변화하고 있다.

더위를 피해 서 있는 말을 만났다 ⓒ방윤희

더위를 피해 서 있는 말을 만났다.

마지막으로 만난 동물은 말이었다. 말에게는 각 발에 하나씩 발굽이 있는데, 원래 4개의 발가락이 있었으나 퇴화하여, 지금은 1개의 발가락을 가지게 되었다. 말은 사람처럼 윗니, 아랫니가 있고, 무는 힘이 강하여 먹이를 주면 손가락을 심하게 다칠 수 있다는 주의 표시가 있었다. 주슨트는 귀여운 모습과 달리 언제 돌발할지 모르는 동물의 습성을 알려주었다.

대략 20여 분의 주슨트(Zoocent)와 함께 하는 동물원 견학을 마쳤다. ‘동물원 구경이 이렇게 재미있었나?’ 하고 생각될 만큼 주슨트에게 듣는 동물 해설은 흥미로웠다. 책 속에서 접하던 동물의 습성을 넘어, 현장 중심의 생생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어린이대공원에서 시행 중인 주슨트 활동은 올해 초, 동물해설 및 생태교육을 진행할 자원봉사자를 모집하였고, 2월부터 3월까지 총 30시간의 교육과 4월 한 달간 동물해설 시범 운영 기간을 거쳐 첫발을 떼었다.

여름철(7, 8월)에는 주슨트  운영이 제한되고 겨울철은 외부 기온에 따른 제한이 있으니 보다 자세한 주슨트 운영 안내는 서울어린이대공원 홈페이지 새소식 페이지에서 추후 공지를 참고하면 좋겠다.

혹서기인 7, 8월에는 동물해설 주슨트 프로그램 대신 ‘동물사랑교실’을 운영하니 참고하자.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8월 2일, 9일, 16일 3회차 수업으로 진행되는 ‘동물사랑교실’은 7월 20일 오전 10시부터 공공서비스예약 사이트에서 선착순 접수를 시작한다.

주슨트와 함께 하는 동물원 관람을 통해, 여러 동물을 관람하며 동물원에서 즐거운 추억을 쌓는 것도 좋을 것이다. 더불어 생명과 자연을 소중히 생각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 서울어린이대공원 동물원 안내

◯ 위치 : 지하철 7호선 어린이대공원역 1번 출구로 나와 정문을 통과해 음악분수, 꿈마루, 식물원을 지나면 동물원 입구이다.

◯ 이용시간 : 오전 10시~ 오후 5시

◯ 문의 : 02-450-9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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