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바꾼 일상...서울시 대중교통 들여다보기
시민기자 한우진
발행일 2020.03.17. 14:27
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159) 코로나19로 '개인교통'과 '대중교통' 무엇이 달라졌나
‘일상의 소중함’이라는 말을 절실하게 느끼게 되는 요즘이다. 평소 자연스럽게 하던 일, 할 수 있던 일을 오랫동안 못하고 있다. 모두 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이다. 코로나는 교통 분야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애초에 교통이란 사람과 화물의 이동을 말하는데, 코로나 바이러스 전파가 우려되어 이동 자체가 막힌 상태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이용승객이 많이 줄어든 지하철 객실 ⓒ뉴스1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교통의 첫 번째 변화는 바로 교통량이 줄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서울에서는 자동차 교통량과 대중교통량이 동시에 크게 줄었다. 보통 자가용 같은 개인교통과 대중교통은 대체재 역할을 한다. 개인교통 이용이 줄면 대중교통 이용이 늘어나는 게 보통이다. 눈이 많이 온 날 사람들이 자가용 대신 지하철로 출근하는 식이다.
하지만 지금은 개인교통과 대중교통이 동시에 줄어들고 있다. 특이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서울시에 따르면 3월 첫 주 평일 자동차 통행량은 1월에 비해 7.2%가 감소했다고 한다. 또한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 승객 수는 1월에 비해 3월 첫 주에 34.5%가 줄었다고 한다. 평소 혼잡으로 몸살을 앓던 서울의 도로와 대중교통인 만큼 혼잡이 줄었다니 반갑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결코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일단 승객이 줄어들면 버스와 지하철의 운수 수입이 줄어든다. 우리나라 대중교통 회사들은 외국과 달리 사업다각화가 충분하지 못하다. 요금 말고는 돈 벌 곳이 없다보니 승객이 줄면 수입 감소가 심각하게 다가온다. 안 그래도 인구 고령화와 시설 노후화로 돈 들어 갈 곳이 많은 서울 대중교통이다. 승객이 줄어드는 상황이 오래되면, 세계 최고 서비스 유지도 점점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물론 지하철과 시내버스는 서울시의 보조를 받고 있으니 그나마 낫다고 할 수 있다. 진짜 위험한 것은 사기업으로 운영 중인 택시, 시외, 고속버스와 항공사들이다. 이들 모두 승객을 구하지 못해 아우성이다. 시외, 고속버스는 전국적으로 수요 감소에 따른 운행횟수 감축, 운행 중단 등이 이어지고 있으며, 항공 수요가 없어져 비행기가 뜨지 않는 관계로 비행기를 주차시키는 공항 주기장은 포화 상태라고 한다. 게다가 기사 구하기가 힘든 택시는 이번 코로나 사태로 택시운전자격시험까지 무기한 중단된 상태다.
국토를 인체로 보면, 교통은 혈관으로 비유된다. 혈관 질환이 건강에 치명적이듯 교통산업이 무너지는 것도 국가에게 위험하다. 더 큰 피해로 회복이 불가능해지기 전에 수요 확대책과 수입 다각화, 인수합병 같은 구조조정이 필요할 것이다.
방역 작업을 하고 있는 지하철역 ⓒ뉴스1
두 번째로는 신규 노선 개통이 지연된다는 점이다. 최근 언론 기사에 따르면 오는 6월말 개통예정이던 서울지하철 5호선의 하남시 연장 구간이 개통 연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
공사 자체는 거의 마무리 되었지만 시운전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새 노선이 개통되면 기관사 등이 새로운 노선과 차량에 대해 교육을 받고 실습하며, 연습운전을 할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데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집합교육이 불가능해지면서 덩달아 시운전도 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일단 서울교통공사 등 관계기관에서는 비대면 방식인 온라인 교육의 확대, 각종 절차의 소요시간 단축 등을 통해 개통 지연을 최대한 방지한다는 입장이다. 물론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개통이 된 후에도 승객이 얼마나 있을지 걱정되기도 하지만, 시민들이 오랫동안 개통을 기다려 온 노선인 만큼 최대한 제 때 개통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무엇보다 지하철의 개통은 지역경제 발전에도 도움을 주기 때문에 더욱 정시 개통이 필요하다. 당국의 전향적인 노력을 기대한다. 아울러 현재 서울시내에서 공사 중인 각종 철도 노선들도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공기지연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속적이고 철저한 관리가 필요할 것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대화를 삼가하자 ⓒ뉴스1
마지막으로 대중교통 이용문화가 바뀌고 있다. 우선 대중교통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기본적으로 눈총을 받는 문화가 되었다. 본인은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남에게 바이러스를 전파시키는 무증상 감염이 현재 논란이 되고 있다. 따라서 비록 기침을 하지 않다고 해도 누군가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있다면 옆에 가기가 꺼려지는 것이다.
마스크를 쓰고 있더라도 기침을 하는 사람들을 피하게 되고, 쓰고 있던 마스크를 벗고서 큰 기침을 하는 사람은 아예 혐오의 대상이 되고 있다. 더구나 다들 바이러스로 신경이 곤두선 상태인데 차 안에서 대화나 전화통화로 시끄럽게 떠들고 있으면 화가 나기까지도 한다. 말을 많이 할수록 침이 튀기기 때문이다. 코로나19의 핵심 전파 매개체는 바로 비말(飛沫)이다.
따라서 이런 엄중한 시기에는 다들 서로 조심하는 게 좋다. 대중교통 안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타인에게 불필요하게 접촉하지 않으며, 대화도 삼갈 필요가 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모두가 희망찬 2020년을 기대했는데, 짧은 시간 내에 많은 것이 변해버리고 말았다. 특히 서울은 자동차 등록대수가 국내 2위이며, 대중교통은 가장 발달한 도시이다 보니 코로나바이러스가 교통에 미치는 영향도 크게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교통 산업이 무너지지 않도록 관리하면서, 승객들도 사람들이 모이는 대중교통에서 바이러스가 퍼지지 않도록 다함께 주의할 필요가 있다. 힘든 시기이지만 모두가 합심하여 어려움을 헤쳐 나간다면, 코로나19도 분명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 서울시의 교통 방역활동 소개
○ 따릉이(자전거) : http://mediahub.seoul.go.kr/archives/1271093 |
어린 시절부터 철도를 좋아했다는 한우진 시민기자. 자연스럽게 공공교통 전반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고, 시민의 발이 되는 공공교통이야말로 나라 발전의 핵심 요소임을 깨달았다. 굵직한 이슈부터 깨알 같은 정보에 이르기까지 시민의 입장에서 교통 관련 소식을 꾸준히 전하고 있는 그는 교통 ‘업계’에서는 이미 꽤나 알려진 ‘교통평론가’로 통한다. 그동안 몰라서 이용하지 못한, 알면서도 어려웠던 교통정보가 있다면 그의 칼럼을 통해 편안하게 만나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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