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국내 1호 트램도시’ 될 수 있을까?

시민기자 한우진 시민기자 한우진

Visit2,685 Date2018.11.27 16:38

우리나라 기업이 제작한 터키 이즈미르 트램

우리나라 기업이 제작한 터키 이즈미르 트램

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125) – 무가선 트램 연구개발사업에 대한 기대

트램(Tram)은 노면전차를 말한다. 한국인들의 기억 속에 노면전차는 1960년대 서울에서 없어진 구형 모델만 남아 있다. 하지만 그동안 지하철이 발전해 온 것처럼 트램도 꾸준히 발전해왔으며, 이제는 첨단 교통수단으로 평가받고 있다.

구형 모델은 1량 운행, 낮은 수송력, 계단 탑승, 낡은 디자인, 지붕 위에 전기공급선(전차선) 설치, 낮은 차량 성능(소음, 진동, 저속) 등의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신형 모델은 다량 운행, 높은 수송력, 뛰어난 디자인, 계단 불필요, 전차선 생략 가능, 개선된 차량 성능 등을 보이고 있다. 그 덕분에 도시교통수단의 한 축으로 세계 여러 도시에서 당당히 활동하고 있다.

경춘선숲길공원 내 전시된 구형 트램(좌), 프랑스 파리의 트램

경춘선숲길공원 내 전시된 구형 트램(좌), 프랑스 파리의 트램(우)

이에 따라 국내 철도기관에서도 세계적으로 떠오르는 트램의 가치를 파악하고 연구개발을 해왔으며, 현재 국산 모델도 개발되어 있다. 그런데 이렇게 철도차량을 새로 만들면 꼭 필요한 것이 시범운행이다. 도로라면 어디서나 달릴 수 있는 자동차와 달리 철도차량의 특성에 맞는 궤도 위에서 시운전이 필요하다. 더구나 기존의 지하철과 특성이 다른 트램이라면, 그에 딱 맞는 시범노선에서 시운전을 할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트램연구개발사업을 시행 중인 있는 한국철도기술연구원(철도연)에서는 현재 ‘무가선 저상트램 실증’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여기서 실증노선의 개념이 중요하다. 일반인이 없는 곳에 만드는 시운전선과 달리, 실증노선은 실제 사람들이 살고 있는 도시에 설치한다. 그리고 실증노선을 이용한 연구개발사업이 끝나면 그 노선은 해당 지자체에 넘겨진 후 실제 도시철도 노선으로 활용하게 된다.

충북 오송에 설치된 무가선 트램 시운전선

충북 오송에 설치된 무가선 트램 시운전선

현재 트램 시운전선은 충북 오송에 있지만, 정부에서는 보다 실질적인 검증을 위해 도시 지역에 실증노선을 건설할 계획이다. 이렇게 지어지는 실증노선과 차량 및 부속 설비를 돈으로 환산하면 약 110억 원이다. 길이는 약 1km이다. 따라서 실증노선 설치 지역으로 선정된 지자체는 정부 돈 110억 원을 무료로 받아 자기 도시에 트램 노선을 짓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11월 8일 열린 무가선 저상트램 실증노선 선정 공모사업 설명회에 많은 지자체들이 참여했다

11월 8일 열린 무가선 저상트램 실증노선 선정 공모사업 설명회에 많은 지자체들이 참여했다

이 때문에 지난 11월 8일 열린 사업설명회에는 전국 23개 지자체가 구름처럼 몰려들었다고 한다. 수원, 성남, 안산, 시흥, 화성, 원주, 평창, 창원, 전주, 익산, 곡성, 경기, 강원, 부산, 울산, 대전 등이 참여하였는데, 서울시도 이 설명회에 참석하였다.

서울시도 참석했다는 것은 서울시도 이 사업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서울에 트램 실증노선이 설치될 수 있을까? 필자는 이 소식을 듣자마자 위례신도시에 계획되어 있는 위례선 트램 사업을 떠올렸다. 만일 실증노선 대상 지자체로 서울시가 선정된다면, 현재 준비된 위례선 트램 부지에 트램 노선을 설치하여 위례선이 조기 개통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 참고기사 : 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25) 위례에서 부활하는 ‘트램’ )

세부 심사 기준을 보아도 서울시에 유리한 점이 많다. 서울은 트램노선과 환승할 수 있는 대중교통망이 잘 정비되어 있다. 또한 그동안 서울시는 위례선 사업 추진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벌여왔는데 이 같은 실적도 평가대상이다. 또한 위례선이 전혀 생뚱맞은 노선이 아니라 오래 전부터 추진 중이며 정부 계획에도 이미 들어있다는 점에서도 가점을 받을 수 있다.

이밖에도 향후 추가 투자를 위한 서울시의 재정이 탄탄하다는 점, 서울에 위치하여 수요가 많다는 점도 유리하다. 실제로 이와 유사한 사례로, 인천공항에 설치된 자기부상열차 시범노선이 있는데 수요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그 외에도 지난 10월 24일 ‘위례선 트램 정상화 촉구 집회’가 열릴 정도로 해당 지역 주민들이 트램 개통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는 점도 실증사업 유치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위례신도시 트램 조감도

위례신도시 트램 조감도

현재 철도연에서는 12월 14일까지 각 지자체의 접수를 받아 대상지를 선정할 예정이다. 1차로 3개 지자체를 선정하며, 실사와 2차 평가를 거쳐 최종 대상지는 내년 1월에 결정된다. 일정대로 진행되면 2년간 건설 후, 2021년 7월부터 6개월간 실증운영을 실시한다.

실증운영 기간은 열차가 시운전을 하는 시기이다. 이 기간 중에는 차량과 시스템의 성능 검증, 보행자, 교차로 등 실제 도로 환경에서의 운영상황 연구, 사고 저감 및 신속 복구 기술 확인 등이 이루어진다.

이 시기에는 기본적으로 승객은 탑승할 수 없다. 다만 시승객으로서 탑승 기회가 있을 수는 있다. 승객이 탑승하여 차량이 무거워지면 주행 특성이 달라지기 때문에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ICT(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한 얼굴인식 기반 무임승차방지 기술을 검증하기 위해 필요할 수도 있다.

이 같은 실증운영이 끝나고 나면 2022년부터는 트램 노선이 해당 지자체로 이관되어 도시철도 영업을 시작하게 된다. 물론 1km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서울시가 추가로 위례선 전 구간을 건설할 필요가 있다. 비록 추가 노선 건설이 필요하지만 미리 지어둔 1km의 노선과 부대시설, 그리고 철도전문기관인 철도연과 함께 사업을 진행한 경험은,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이고 향후의 시행착오를 줄이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현재 트램 실증 사업을 노리는 지자체들은 전국적으로 매우 많다. 특히 성남시(판교테크노밸리)와 수원시(수원 화성), 대전시(대전 2호선), 화성시(동탄신도시) 등 그동안 트램 사업을 오래 준비해 온 지자체들이 포진하고 있어서 서울시가 안심하고 있을 상황은 아니다.

이럴 때일수록 서울시와 시민들이 트램 사업 추진에 힘을 싣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실증사업의 2차 평가 기준에는 ‘실증운영 시민 참여 및 평가단 운영계획’, ‘민원 처리 대응방안’, ‘민원 발생 가능 요소 대책 수립 방안’ 등 시민들의 참여와 협조가 적지 않은 비중으로 들어가 있다.

위례선 트램 사업은 당초 위례신도시의 핵심 교통망으로 준비되었지만, 아직까지도 개통은커녕 착공조차 이루어지지 않아 주민 불편을 야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에서 준비 중인 트램 실증노선 사업이 위례선 트램 사업 가속화의 기폭제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한우진 시민기자어린 시절부터 철도를 좋아했다는 한우진 시민기자. 자연스럽게 공공교통 전반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고, 시민의 발이 되는 공공교통이야말로 나라 발전의 핵심 요소임을 깨달았다. 굵직한 이슈부터 깨알 같은 정보에 이르기까지 시민의 입장에서 교통 관련 소식을 꾸준히 전하고 있는 그는 교통 ‘업계’에서는 이미 꽤나 알려진 ‘교통평론가’로 통한다. 그동안 몰라서 이용하지 못한, 알면서도 어려웠던 교통정보가 있다면 그의 칼럼을 통해 편안하게 만나보자.
Creative Commons 저작자 표시 비영리 사용 동일조건변경허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