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통합 후 달라질 서울 지하철의 모습은?

시민기자 한우진

Visit2,066 Date2016.12.06 16:57

지하철ⓒ라성민

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73) 지하철 통합공사의 새 이름 ‘서울교통공사’

1호선부터 8호선까지 서울지하철을 통합 운영할 새 공기업의 이름이 정해졌다. 시민공모를 거쳐 선정된 ‘서울교통공사(영문명 : Seoul Metro)’다.

시는 2년 전에 서울시 산하 2개 지하철 회사를 합쳐 비용을 절감하고 경영을 혁신하는 `지하철 통합혁신 추진`에 대한 구상을 밝혔다. 이어 긴밀한 협의 끝에 양공사 노조와 합의를 마쳤고, 지난 12월 1일 새 회사의 이름을 발표했다. 통합된 새 지하철 회사는 내년 초 출범할 예정이다.

현재 서울지하철은 총 9개 노선이다. 민자 사업으로 출발한 9호선을 제외하고 나머지 8개 노선을 2개 공기업이 나누어서 운영 중이다. 이들이 바로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다.

국내 첫 지하철인 1호선을 포함하여 4호선까지를 운영하는 서울메트로는 서울지하철공사라는 옛 이름이 유명했다. 서울지하철공사는 이미지 쇄신을 위해 2005년에 사명을 서울메트로로 바꾸었다. 외국에서는 지하철을 ‘메트로’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다.

에스컬레이터를 형상화한 특유의 옛 마크는 1982년부터 사용되어 전 국민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심지어는 교체된 지 1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각종 광고물 등 민간에서 지하철을 상징하는 표시로 쓰이고 있을 정도다.

서울메트로(서울지하철공사)와 서울도시철도공사 로고

서울메트로(서울지하철공사)와 서울도시철도공사 로고

서울도시철도공사는 5~8호선을 운영하고 있는 동생뻘 되는 회사다. 1994년 출범했으며, 최신 차량과 설비를 도입했다.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지하철’대신 ‘도시철도’를 사명으로 쓴 게 특징이다.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 모두 지하철이라는 말을 사명에서 쓰지 않는 이유는 지하(地下)라는 말이 갖는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새롭게 정해진 도시철도 통합공사의 이름인 ‘서울교통공사’는 무슨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일까? 일단 서울시 산하 공기업이라 점을 알려주는 ‘서울’과 ‘공사(公社)’는 그대로 두었다. 하지만 ‘도시철도’ 대신 ‘교통’을 집어넣었다. 이를 통해 단순히 도시철도라는 좁은 범위가 아니라, 서울시의 교통이라는 넓은 범위를 지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도시철도 대신 교통이라고 하면 버스도 포함될 수 있고, 향후 도시철도와 다른 모습으로 서울에 생기는 신교통수단도 포함된다. 소형 도시철도인 무인경전철(輕電鐵)이나 노면전차(트램) 등이 그런 사례다.

실제로 이미 국내에서 교통공사라는 이름을 쓰는 지하철 회사들이 있다. 인천교통공사와 부산교통공사가 그 사례인데, 인천교통공사는 도시철도 외에 버스도 운영하고 있고, 부산교통공사는 무인경전철인 4호선을 운영 중이다.

즉, 지금은 서울시의 지하철 회사가 도시철도만 운영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서울시의 더 많은 교통을 폭넓게 다루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새로운 이름을 정한 것이다. 이렇게 지하철 회사가 더 넓은 범위의 교통을 다루어야 하는 이유는 지하철이 서울 대중교통의 근간을 이루기 때문이다.

대중교통은 먼 거리를 빠르게 이동하는 간선 기능과 거점과 주변지역을 이어주는 지선 기능으로 구성된다. 지하철이 간선교통망이라는 뼈대를 이루면, 각 역에서 주변지역을 연결하는 버스가 실핏줄을 형성하는 식이다.

이 같은 대중교통체제에서 더 넓은 범위를 담당하는 지하철 회사는 지금보다 더 큰 권한과 책임을 갖고서 보다 종합적으로 대중교통을 운영해 나가야 한다. 현재 지하철 회사가 버스노선 조정에 관여할 수 없지만, 앞으로는 지하철역에서 갈아타기 편리하도록 노선 조정도 할 수 있어야 한다. 필요하다면 꼭 필요한 버스를 직접 운행하기도 해야 한다. 그래야 지하철과 버스가 시민 중심으로 더 편하게 재구성될 수 있다. 지하철과 버스가 따로 노는 체제에서는 시민의 편의가 뒷전으로 밀리기 쉽다.

대중교통 통합 운영 개념도(서울시 도시교통정비 기본계획 중) ⓒ서울시

대중교통 통합 운영 개념도(서울시 도시교통정비 기본계획 중)

한편, 이번 통합공사 명칭 선정에서 이색적인 것은 영문 명칭은 그대로 ‘Seoul Metro’를 쓴다는 점이다. 이는 각종 영문 문서에서 사명을 수정해야 하는 수고가 절반으로 줄어들게 되고, 홈페이지 주소 등을 바꾸는 비용이 절감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지하철 회사가 ‘도시철도’라는 좁은 초점에서 벗어나 서울시의 ‘교통’을 넓은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무엇보다 자사 시설인 도시철도 운영이라는 ‘공급자 중심’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시민들을 위한 통합 교통서비스 제공이라는 ‘수요자 중심’ 사고방식으로 전환되는 것이 기대된다.

말은 생각을 담는 그릇이다. ‘지하철’에서 ‘교통’으로의 작은 변화가 지하철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바꿀 수 있다. 그리고 그 생각은 새로운 지하철 회사가 나아갈 방향을 정해줄 것이다. 바로 혁신을 바탕으로 한 서울 대중교통 전체의 효율화 그리고 안전과 서비스 개선이다.

한우진 시민기자어린 시절부터 철도를 좋아했다는 한우진 시민기자. 자연스럽게 공공교통 전반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고, 시민의 발이 되는 공공교통이야말로 나라 발전의 핵심 요소임을 깨달았다. 굵직한 이슈부터 깨알 같은 정보에 이르기까지 시민의 입장에서 교통 관련 소식을 꾸준히 전하고 있는 그는 교통 ‘업계’에서는 이미 꽤나 알려진 ‘교통평론가’로 통한다. 그동안 몰라서 이용하지 못한, 알면서도 어려웠던 교통정보가 있다면 그의 칼럼을 통해 편안하게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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