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한옥마을 가기 전, 관광객 방문 제한시간 확인하세요!
11월부터 북촌에 통행금지 시간이 생겼다. 주민이 아닌 관광객들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만 통행이 가능하다. 주민들의 안전과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시작된 조치다.
종로구는 지난 7월 전국 최초로 북촌한옥마을 일대를 특별관리지역을 지정했다. 그리고 이번 11월부터 특별관리를 시작한 것이다. 관광객 방문시간이 제한되는 '레드존' 구역은 한옥마을에서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북촌로11길 일대다. 여전히 북촌한옥마을에는 관광객이 많았다. 봉사자가 “조용히 해주세요”라고 쓴 노란 조끼를 입고 밀려드는 관광객들 사이에 피켓을 들고 서 있었다.
“가방을 다시 들어주시겠어요? 여긴 주민들의 출입문입니다.”
한 관광객이 사진을 찍기 위해 계단에 가방을 놓자 봉사자가 조심스럽게 안내했다. 일부 관광객들은 주민들의 사적인 공간인데도 불구하고, 출입구 계단에 올라가거나 벽에 기대 사진을 많이 찍었다.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서로에게 이런저런 요구도 했다. 주민들의 생활 공간이니 조용히 해 달라는 문구가 곳곳에 있었지만, 여럿이 움직이다 보면 목소리가 커지는 것이 사실이다. ‘북촌 특별관리’를 알리는 문구는 곳곳에 있었다. 이번에 부착된 것도 보였지만 오래전부터 붙어 있던 안내문도 보였다. 낡은 안내를 보니 그동안 주민들의 고충이 느껴졌다. 현재 북촌한옥마을에 살고 있는 주민은 대략 6,000여 명인데 지난해 북촌을 찾은 방문객은 660만 명에 달한다. 골목이 좁다 보니 소곤소곤 이야기해도 주민들의 생활에는 방해가 될 수 있다. 조용히 다녀만 가도 알게 모르게 주민들에게는 불편한 일일 수 있는데, 어떤 방문객들은 크게 떠들기도 하고 심지어 대문을 열어보기도 한다고.
담배나 쓰레기를 버려 골목이 더러워지는 것도 주민들이 감당해야 할 일이다. 이런 문제는 북촌만의 일이 아니어서 벽화로 유명세를 치렀던 이화마을은 이미 오버투어리즘 때문에 곤경을 겪기도 했다. 특별관리지역은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에 있는 소격동, 화동, 안국동, 삼청동, 가회동, 계동, 원서동 일대다. 11월부터 관광객 방문이 제한되고 있는 ‘레드존’은 정독도서관 뒤 삼청동과 가회동 일부 지역으로 엄청난 인파가 한옥을 배경으로 ‘인증 사진’을 찍는 곳이다. 통행금지 시간에 출입하는 관광객에게는 10만 원 안팎의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내년 2월까지 계도 기간을 갖고 3월부터 단속이 시작된다. 2026년부터는 전세(관광)버스 통행도 제한된다. 지금도 불법 주정차가 잦은 북촌로와 창덕궁 쪽 구간이 대상지다. 버스는 북촌 외곽에 주차하고 관광객이 걸어서 이동하는 문화가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한다.
관광객이나 여행사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불편할 수 있지만 거주자들의 삶의 질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정책은 당연한 일로 보인다. 사실 시민의 입장에서는 궁궐 주변이나 남산 부근에 아예 한 차선을 차지하고 주차돼 있는 대형 버스들이 반갑지만은 않다. 관광객들의 방문을 제한하는 첫 번째 사례라 과연 어떻게 정착이 될 지 관심이 크다. 많은 관광객이 서울을 찾는 것은 반갑고 좋은 일이지만, 외국인 관광객보다 먼저 그리고 기본적으로 전제되어야 할 것은 서울 시민들의 삶이다. 그런 의미에서도 이번 북촌 특별관리구역 운영이 모두에게 바람직한 방향으로 정착되기를 바란다.
다만 오후 5시부터 출입이 제한되는 것이 너무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지금은 해가 짧지만 한여름 오후 5시면 이른 감이 없지도 않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관광 역시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일 것이다. 시범 운영 동안 여러 입장의 의견이 제대로 조율돼 주민들도 정주권을 보호받고 관광객들도 충분히 멋진 시간을 즐길 수 있게 되면 좋겠다.북촌 특별관리지역 관광객 방문시간 ○ 계도기간 : 2024. 11. 1.~ 2025. 2. 28. ※ 이후 과태료 10만 원 부과○ 제한구역 : 북촌 특별관리지역(레드존) ※ 북촌로11길 일대 약 3만 4,000㎡○ 제한시간 : 17:00~다음 날 10:00(방문 가능 시간 10:00~17:00)○ 제한내용 : 제한시간 내 제한구역의 관광객 방문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