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변 테라스에 앉아 수변 무대 감상…확 좋아진 '세곡천 수변활력거점'
며칠 추위가 몸을 웅크리게 하더니 다시 기온이 올라갔다. 11월 11일 오후 세곡천 수변활력거점 개장식이 열린 '물맞이공원'으로 들어서니 나뭇잎이 제법 울긋불긋 물들어 가을빛이 짙었다. 개장식이 끝나고 축하공연이 이어지고 있었다. 세곡천을 배경으로 설치된 무대가 돋보였다. ☞ [관련 기사] 매력이 흐르는 세곡천! '수변활력거점 5호' 드디어 개장! 계단 형태의 수변 스탠드가 편안해 보였다. 크고 작은 공연이 펼쳐지는 무대를 바라볼 수 있는 문화 공간이 생긴 셈이다. 세곡천을 내려다보며 물멍하기에도 좋아 보였다. 스탠드 사이사이에 심은 꽃과 풀은 자칫 삭막해 보일 수 있는 공간을 아기자기한 분위기로 만들어 준다. 아담한 물맞이광장에는 휴게공간으로 사용될 구조물도 조성됐다. 이날은 개장식 행사를 치르느라 임시로 천막을 쳤지만, 이 공간에 평상과 의자 등을 놓아 시민들이 오며 가며 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세곡천은 서초구 내곡동의 인릉산에서 발원해 경기도와 경계를 이루는 지점에서 탄천으로 들어가는 하천이다. 그동안 세곡천을 정비하고 아름답게 조성하는 작업이 이어져 왔는데, 이번에 ‘수변감성도시 조성사업’이 마무리된 것이다. 세곡1교 아래로 세곡천을 따라 걸어보았다. 그동안 녹지와 펜스가 둘러쳐져 수변과 주민들의 보행공간이 분리돼 있던 곳이 이번에 개방형으로 변신했다. 은곡사거리 구간에도 차단돼 있던 기존의 공간을 열어 사거리광장으로 재정비하고 돌다리도 연결했다. 세천보도1교를 지나자 아랫반마을의 주택, 상가와 연결되는 반고개 테라스가 모습을 드러냈다. 테라스에는 스탠드만이 아니라 굵은 네트를 엮어 놓은 곳도 있고 비스듬히 기댈 수 있는 공간도 있었다. 그런 장치가 모두 기호에 따라 쉴 수 있는 공간이라고 했다. “그런데 유아차가 내려갈 수 있는 경사로가 없는 게 아쉽네요. 저 위쪽에 경사로가 있긴 하지만 요즘 새로 만들어지는 곳들은 무장애 시설로 많이 조성하던데요.” 유아차를 가지고 어린 아이와 함께 나온 한 엄마의 얘기다. 휠체어로 산책 나온 어르신들도 종종 보이는데 넓은 테라스에 경사로가 없는 건 좀 아쉬웠다. 저무는 햇빛에 물가의 억새가 물들고 있었다. 세천보도2교 아래쪽으로는 경사를 이용해 사면 놀이터가 생겼다. 근처에 대왕어린이공원도 있어서 아이들이 많이 오가는 곳이다. 둔치 사면을 활용해 그물망타기, 줄타기, 미끄럼틀과 클라이밍을 할 수 있는 놀이터가 만들어졌다.
한 어린이가 놀이터의 줄을 잡고 놀았다. 지나가시던 노부부가 말씀하셨다. “아직 안전검사가 안 끝났대. 지금은 놀면 안 될 것 같으니 나중에 와서 놀아야겠다.” 세곡천을 따라 곳곳에 <b>돌벤치</b>도 놓였다. 흐르는 물소리에 마음을 적셔 보기도 하고 철마다 피는 꽃향기에 그윽이 빠져볼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깊은 가을 세곡천에 감국 향기가 아련했다. 지금 세곡천의 주인공은 하얗고 붉은 고마리와 통통하게 꽃이 핀 여뀌이기도 했다. 주민들은 예쁜 꽃을 스마트폰에 담았다. 작은 꽃이어서 사진을 찍기가 쉬운 꽃이 아니지만 그냥 바라보기만 해도 좋았다. 세곡천은 식물과 새, 곤충들을 가까이 만날 수 있는 학습공간이기도 하다. 이번에 준공된 세곡천 수변활력거점은 ‘서울형 수변감성도시’의 다섯 번째 결과물이다. 지난해부터 선보인 ▴1호 홍제천 홍제폭포카페를 시작으로 ▴2호 관악구 도림천 공유형 수변테라스 ▴3호 동작구 도림천 주민커뮤니티 ▴4호 홍제천 상류 역사문화 공간에 이어 멋지게 바통을 이어 받았다.
앞으로 세곡4교 하부에 빛의 갤러리를 설치하고 물맞이공원 앞에 수상 무대를 추가로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하니 계속되는 세곡천의 변신이 기다려진다. 세곡천 수변활력거점 ○ 위치 : 서울시 강남구 세곡동 509○ 문의 : 다산콜센터 02-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