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사실 계곡 입구에 자리한 현통사

봄맞이 역사 산책! 서울 속 명품 계곡 ‘백사실 계곡’

백사실 계곡 입구에 자리한 현통사 정명섭의 서울 재발견 (29) 백사실 계곡 내 어머니에게 자하문 너머의 세검정은 자두 밭으로 기억된다. 오래전 기억이고, 분명 그곳에도 사람이 살았겠지만 어머니에게 세검정은 눈처럼 하얀 자두 꽃이 피는 자두 밭 천국이었다. 실제로 조선시대에도 이 일대는 한양과 가까우면서도 풍광이 아름다워서 임금을 비롯한 사대부들이 자주 놀러갔고, 별서들이 가득했다. 특히 백사 이항복의 별서가 있어서 백사실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전해지는 백사실 계곡은 정말로 아름다운 곳이다. 서울이 팽창하고 개발되면서 세검정의 자두 밭은 사라져버렸다. 하지만 백사실 계곡은 그대로 남았다. 세검정 우체국을 지나 현통사를 거쳐 처음 백사실 계곡에 접어들었을 때 큰 충격을 받았다. 너무 조용했기 때문이다. 물론 혜화동의 낙산도 조용하고, 우리 동네 뒷산도 조용하지만 백사실 계곡의 고요함은 차원이 달랐다. 등산을 좋아하는 누군가는 지리산 같은 큰 산에서나 느낄 수 있던 고즈넉함이 깃들어 있다고 했다. 이곳은 단순하게 조용한 곳이 아니라 깨끗하고 맑은 자연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곳이다. 그래서 각종 새들과 개구리들은 물론 1급수에서만 사는 도롱뇽까지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백사실 계곡으로 가는 코스는 여러 개가 있다. 하지만 산책하는 마음으로 가볍게 다녀오고 싶다면 세검정 우체국 뒤편으로 가서 현통사를 통해 부암동으로 가는 코스를 추천한다. 현통사를 지난 후에는 도롱뇽들이 서식하는 개울을 따라 이어지는 백사실 계곡으로 들어갈 수 있다. 이곳에 들어가면 일단 공기가 달라지는 걸 느낄 수 있다. 이곳에서는 미세먼지나 숨이 막히는 매연 같은 게 느껴지지 않는다. 더군다나 도심 한복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해도 이상하지 않는 곳인데도 새소리가 들릴 정도로 고요하다. 이곳에 함께 왔던 일행들 차와 사람들로 가득한 광화문 광장에서 4킬로미터도 떨어져 있지 않는 곳이 이런 곳이 있다는 사실에 놀라워한다. 백사실 계곡에 들어서면 누구나 마치 고향에 온 것 ...
느지막한 오후 세검정 모습

정자 아래 스릴 넘치는 역사의 물결이 흐르네

느지막한 오후 세검정 모습 정명섭의 서울 재발견 (24) 세검정 경복궁 뒤쪽 창의문 고갯길을 지나면 서울이면서 서울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건물이나 사람들이 낯선 것이 아니라 옛날 한양의 경계인 창의문을 지났기 때문일 것이다. 거기다 버스도 올라가기 어려운 언덕길을 지나 내리막길을 간다는 심리적인 요인도 있을지 모른다. 아무튼 내리막길을 따라 가면 석파정이 있고, 백사실 계곡이 나온다. 그리고 이곳의 지명을 상징하는 세검정과 만날 수 있다. 세검정은 영조 때 지어진 정자로 바로 옆에 흐르는 하천을 굽어볼 수 있는 것은 물론 북한산과 인왕산을 모두 바라 볼 수 있다. 한양과 가까운데다가 풍광이 아름다워서 그런지 많은 사연과 전설들이 전해져 내려온다. 먼저 세검정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인조반정 당시 이귀와 김류 같은 주동자들이 이곳에 모여 바위에 칼을 갈고, 물로 씻어내면서 결의를 다졌다고 전해진다. 실제로 인조반정 당시 반정군은 홍제원에 집결했다가 창의문을 돌파해서 한양으로 진격했다. 하지만 정자가 훨씬 나중에 지어졌기 때문에 지금과 다른 정자가 있었든지, 아니면 후대에 지어낸 이야기일 가능성이 높다. 아무튼 세검정은 여러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는지 그 중에는 실학자로 유명한 정약용도 있었다. 그는 아예 세검정에서 즐겁게 놀았다는 짧은 글을 남기기도 했다. 정약용은 특히 비가 올 때 세검정에 가는 걸 즐겼는데 바로 옆에 홍제천으로 이어지는 하천이 거센 급류로 변해버린 것을 구경하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한양에서 술을 마시다가 비가 올 조짐이 보이면 급히 세검정으로 달려갔는데 흐르는 물에 떠밀려온 돌과 나무에 세검정의 초석과 난간이 흔들리는 것을 보면서 스릴을 만끽했다. 매끈하고 단단해 보이는 암석 위에 세워져있는 세검정 다른 기록에도 한양 사람들이 비가 오면 구경을 왔다고 하니, 물구경은 불구경 다음으로 흥미진진했던 게 분명하다. 세검정은 매끈하고 단단해 보이는 암석 위에 세워져있다. 그래서 이 암석에 실록의 원본에 해...
자하담 프로젝트

발 밑의 반짝이는 예술작품, 신영동 육교 ‘자하담’

신영동삼거리 육교가 공공예술작품 '자하담'으로 변신했다 25년 동안 건너다니는 공공시설물의 기능에 충실해왔던 육교가 그 기능을 넘어 새롭게 공공미술 작품으로 변신한 곳이 있다.  종로구에서 가장 오래된 육교이자 신영동, 평창동, 부암동 세 지역을 연결하는 '신영동삼거리 육교'이다. 미술작품으로 변신한 육교는 '자하담(紫霞談)'이라는 새 이름을 얻었다. '자줏빛 노을이 지는 땅(자하)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란 뜻이란다. 아이들부터 노인들까지 합심해 2018년 7월부터 12월까지 5개월에 걸쳐 완성된 2018 아트페이빙 프로젝트, ‘자하담 프로젝트’ 준공식에 다녀왔다. 준공식이 시작되기 1시간 전에 도착해 먼저 주변을 둘러보았다. 종로구 신영동삼거리 육교 위에 서니 주변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암석 사이를 흐르는 계곡 모습을 표현한 바닥 작품 '자하담돌' 아름다운 북한산의 산세가 보이고 육교 가까이로 시냇물이 흐른다. 개울가에는 노랗게 물든 버드나무가지가 늘어져 있다. 지나가는 주민에게 “여기 살기가 어떠냐?”고 물으니 “이곳은 영화와 드라마에도 많이 나올 만큼 아름다운 동네이고 공기도 좋다”고 답한다. 육교의 규모는 상당히 크다. 상판의 길이가 110m가 넘는다. 이 보행육교는 세검정초등학교와 연결되어 있고, 아이들의 주 통학로이다. '자하담'이 세워진 곳은 지리적으로 주변 북한산을 이루고 있는 지형으로 암석지대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문화적으로는 현대문화예술인들이 주거하고 있는 집거촌락을 이루고 있다. 지금 육교와 차로가 있는 이곳은, 과거에 맑은 개울에서 종이를 만들던 ‘조지서(造紙署)’ 터였다고 한다. 이런 지리적 배경을 살려 이번 프로젝트에 신영동의 지질 풍경을 이루는 '암석'과 '모래네'라고 불리던 세검정의 '물줄기'를 표현하였다고 한다. 암석 사이를 물줄기가 따라 흐르는 이런 세검정의 풍경은 겸재 정선의 '세검정' 그림에도 담겨 있다고. 정소영 작가는 지역의 지층과 계곡의 모습을 재구성한 바닥패턴의 '자하담돌' 작품을 선보...
`세검정숲길` 따라 도심 속 힐링산책

‘세검정숲길’ 따라 도심 속 힐링산책

북악산의 좋은 전망대이자 쉼터, 팔각정 서울시가 조성한 테마 산책길 가운데 ‘세검정 계곡 숲길’은 걷기에 매우 좋은 길이다. 북악산 자락 홍제천 상류에 자리한 정자 세검정에서 이어지는데, 운치 있는 계곡 백사실과 울창한 북악산 오솔길을 품고 있는 코스다. 따로 길을 만든 게 아니고 사람들이 오래 전부터 지나는 길을 자연스럽게 이어 만들었다. 상명대학교가 보이는 세검정 버스정류장에 내리면 홍제천 상류의 물소리가 들리고 세검정이 보인다. 세검정(洗劍亭)은 한자 이름대로 조선 시대 인조가 이귀, 김류 등 부하들과 함께 반정을 모의하며 칼을 씻은 곳으로 알려졌지만, 세검정은 이보다 더 오래전부터 세초(洗草)의 현장이었다. 세초는 원고지를 씻는다는 뜻으로 조선왕조실록 편찬에 사용되었던 사초(史草)와 원고들의 누설을 막기 위한 작업을 말한다. 간혹 불태우기도 했으나 보통은 종이를 물에 씻어 글자는 지워버리고 종이는 재활용했다. 세검정 인근에 종이 만드는 일을 담당하던 국가기관인 조지서(造紙署)가 있었는데 이곳에서 종이를 다시 쓸 수 있도록 재생산했다. 세검정 주변에 남아있는 단층의 옛집들 정말 세검정 앞에는 세초를 했음 직한 평평하고 널찍한 너럭바위가 있다. 세검정 앞에 안내 글과 함께 정자와 주변 풍경이 펼쳐진 겸재 정선의 부채 그림이 전시돼 있다. 세검정은 1941년 화재로 인해 소실되었으나 겸재 정선이 그린 그림을 바탕으로 1977년에 복원하였다. 겸재 선생의 세검정 그림을 보니 지난 세월만큼이나 주변 풍광이 참 많이 달라졌다. 세검정을 지나면 수수함이 묻어나는 동네가 여행자를 반긴다. 종로구의 번잡한 도심에서는 느낄 수 없는 풍경이다. 단층의 어느 집은 담벼락에 호박, 토마토를 키우고 있는데 절로 미소가 번진다. 가게 앞에 평상을 둔 작은 슈퍼와 마주쳤는데 이름이 ‘자하 슈퍼’다. 그 옆에 있는 다세대주택 이름은 ‘자하 주택’. 여기서의 ‘자하’는 인근의 자하문을 이르는 것으로 서울 한양도성에 있는 사소문(四小門) 가운데 하나인 창의문(彰義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