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만 치료하면 끝? 서울의료원, 공공의료 체질 바꾼다
시민기자 최창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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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료원 전문 격리병동 전경
공공병원은 공기 같은 존재라 평상시에는 있는 듯 없는 듯 그 존재를 실감하지 못하지만, 위기상황에서 그 진가를 느낄 수 있다. 2015년 메르스가 발병했을 때, 서울의료원은 전문 격리병동을 운영하며 빠르게 비상체제로 전환해 메르스 사태를 진정시키는 데 큰 몫을 했다. 일반 병원에서는 하지 못하는 일, 그러나 누군가는 꼭 해야 할 책임을 다하고 있는 ‘서울의료원’을 찾아가 공공의료기관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우리는 ‘메르스’라는 공포스러운 국가위기를 겪기 전까지 전문 격리병동운영에 대해 잘 몰랐다. 많은 비용을 필요로 하기에 어쩌면 차가운 시선으로 바라봤을 수도 있다. 하지만 메르스로 온 나라가 비상사태에 빠졌을 때 “왜 의료기관 중 전문 격리병동을 제대로 갖춘 곳이 없냐?”고 사람들은 물었다.
우리에게 왜 공공병원이 필요한지, ‘서울의료원’을 통해 그 답을 찾아보기로 했다.
서울의료원 격리병동 음압병실
2015년 메르스 사태.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첫 환자 이후 한 달 만에 확진자가 180명을 넘었고, 격리자는 1만4,000명에 달했다. 서울의료원에 메르스 감염자가 처음 온 것은 5월 26일이었다.
서울의료원은 즉각 음압장비가 설치된 전문병동 운영에 들어갔고, 전문병동 2층에서 메르스 확진 환자의 치료를 시작했다. 순식간에 메르스 비상체제로 전환된 서울의료원은 통합 컨트롤타워인 메르스종합대책본부를 24시간 운영하며 전 직원과 의료원 내 모든 시설을 통제했다. 예상보다 빠르게 확산된 메르스는 온 국민을 불안에 떨게 했지만 신속한 대처로 7월 28일 정부는 공식적으로 메르스 종식을 선언하였다.
환자와 의료진의 이동통로가 각각 나뉘어 오가도록 설계돼 있는 격리병동 입구
격리병동은 감염 환자를 태운 응급차가 들어오는 입구부터 환자와 의료진의 길이 나뉘어진다. 외부와 완전히 격리된 15개의 음압병실(병실 내부 기압을 떨어트려 병균, 바이러스가 퍼져나가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