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대로변 아현초 담장 따라 형형색색의 단풍들이 장관을 보이고 있다.

공덕에서 서소문까지, 단풍 곱게 물든 걷기 좋은 길

지난 11월 11일 늦은 오전부터 점심 무렵까지 서울 시내 도로변을 무작정 걸었다. 예정에 없이 걸은 길은 마포구 공덕동 오거리 부근에서부터 중구 서소문로 지하철 시청역 부근까지다. 길이는 3km쯤. 약간 멀게도 느껴지나 휘적휘적 걸으면 40분이면 충분히 갈 수 있는 거리다. 하지만 막상 걷다 보니 2시간이 훨씬 넘게 걸렸다. 길을 지나는 동안 자주 걸음을 멈추었다. 말하자면 가다 서다를 반복한 것이다. 그렇게 한 이유는 딱 하나, 가로가 너무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공덕역 부근 가로변에 단풍이 짙게 물들었다 ⓒ염승화 공덕동 오거리 모퉁이에 있는 지하철 공덕역 2번 출구 앞에서 걷기를 시작한다. 그곳은 마포대로와 만리재로가 교차하는 지점이다. 잠시 어느 길로 갈까 망설이다가 이내 마포대로 애오개역 쪽으로 방향을 정한다. 마침 그 앞길로 길게 단풍빛이 펼쳐지는 멋진 가로수들로 눈길이 갔다. 길 건너편 가로도 온통 울긋불긋하다. 공덕역 부근에서 마주한 유물 '공덕리 금표'. 흥선대원군 별장이 있던 인근에 세워진 것이다 ⓒ염승화 KPX빌딩 앞에는 인사하는 사람을 형상화 한 'Greetingman' 작품이 설치되어 있다 ⓒ염승화 몇 걸음 떼지도 않은 듯싶은데, 가로변 녹지공간에서 뜻밖에도 유물 한 점을 발견하고는 걸음을 멈춘다. 그 유물은 ‘공덕리 금표’로 불리는 작은 비석이다. 1870년 조선 고종황제의 생부인 흥선대원군 별장이 있던 인근에 세워졌다고 한다. 비석에는 120보 가량 떨어져 있는 곳부터는 출입을 금한다는 의미의 명문이 새겨져 있다. 이 지역은 연변에 고층 빌딩들이 밀집되어 있는 곳이다. 빌딩마다 설치되어 있는 대형 조형물들을 조우하는 재미가 삼삼하다. 그 가운데 인사하는 사람을 형상화한 ‘Greetingman’이라는 작품에  시선이 꽂힌다. ‘살아 있는 모든 것들에 경의를 표하는 우리의 상징’이라는 작품 설명도 맘에 든다. 키가 자그마치 3.6m에 달하는 이 '사람'은 KPX빌딩 앞에 서 있다. 이쪽저쪽으로 방향을 바꿔가며 카메라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