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와 글쓰기, 둘 다 잘하고 싶다면?

강원국

발행일 2016.05.16. 16:27

수정일 2016.05.16. 16:27

조회 1,721

시험ⓒ뉴시스

강원국의 글쓰기 필살기 (31) 공부 잘하는 사람의 특징은? - 글쓰기와 공부는 일란성 쌍생아

글을 잘 쓰면 공부를 잘할 수밖에 없는 이유

글쓰기가 무엇인가. 좀 더 맞는 단어를 고르고, 주제에 부합하는 내용을 고르는 것이다. 글쓰기는 고르기요 취사선택 과정이다. 이러한 글쓰기를 지속적으로 한 사람은 문제를 푸는 일, 즉 답을 고르는 것도 잘한다. 결국 시험성적이 좋고 공부 잘한다는 소리를 듣는다.

글을 쓰려면 개념을 많이 알아야 한다. 공부 역시 개념을 알아가는 과정이다. 글쓰기를 통해 개념을 익히면 그것이 곧 공부다. 개념을 알아야 원리를 알고 본질에 접근할 수 있다. 모든 교과목이 그렇지만, 특히 수학이 그렇다.

글은 머릿속에 개요를 짜며 쓴다. 생각을 구조화하고, 그것을 문자로 표현하는 게 글쓰기다. 따라서 글을 잘 쓰는 사람은 흐름을 잘 읽는다. 공부해야 하는 내용의 구조를 잘 파악한다. 공부 잘하는 사람일수록 나무가 아닌, 숲을 본다. 세세한 내용을 보기에 앞서, 전체 체계와 목차를 본다.

글을 많이 쓰면 독해력이 좋아진다. 독해력이 좋은 사람은 문제를 잘 이해한다. 국어 지문이나 다른 과목의 예문을 이해하는 능력이 좋다. 출제 의도도 잘 파악한다. 문제 풀기에 급급하지 않고, 문제가 ‘좋다, 나쁘다’ 평가하고 비판하는 수준에 이른다. 나아가 문제가 어떻게 출제될지 추론이 가능해진다.

글쓰기는 자료의 요약이다. 어딘가에 있는 자료를 일정한 분량으로 줄여서 쓰는 게 글쓰기다. 따라서 글을 잘 쓰는 사람은 요약을 잘한다. 공부 역시 요약하는 행위다. 중요한 것과 덜 중요한 것을 가려내고, 중요한 부분을 발췌할 줄 알며, 요지와 주제 파악을 잘한다. 한마디로 핵심을 찾아낼 줄 안다. 이런 능력은 글쓰기를 통해 키워진다.

글쓰기는 또한 생각 쓰기다. 생각을 출력하는 게 글쓰기다. 시험 치는 것 역시 아는 것을 끄집어내는 일이다. 글쓰기를 통해 아는 것을 인출하는 연습을 많이 한 사람은 자신이 배운 것, 공부한 것에서 잘 뽑아내기 때문에 시험을 잘 치른다.

글쓰기 기본은 어휘력이다. 특히 우리말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한자어를 잘 이해해야 한다. 용어도 많이 알아야 한다. 어휘력이 풍부한 사람은 문장력이 좋다. 단어가 모여 문장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장력이야말로 공부 경쟁력이다. 문장력은 서술형 시험이나 논술시험에 필수적이다.

공부 잘하는 사람의 특징 중 하나는 노트 정리를 잘한다는 점이다. 공부한 것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재구성한다. 내용을 범주화해서 덩어리 지운다. 중요도 순으로 번호를 매겨 나열하기도 한다. 이런 노트 정리가 글쓰기 그 자체다.

글도 잘 쓰고 공부도 잘하려면

성실해야 한다. 공부나 글이나 머리로 하는 게 아니라 엉덩이로 한다. 자리에 앉아 있어야 써지는 게 글이고, 깨우쳐지는 게 공부다.

집중하는 힘을 키워야 한다. 다른 말로, 몰입을 잘해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의 뇌는 공부하거나 글 쓰는 것을 싫어한다. 이를 몰입으로 극복해야 한다. 몰입은 두 경우에 일어난다. 위기라고 생각할 때와 간절할 때다. 공부와 글쓰기를 잘하려면 스스로 위기감을 조성하고 목표와 꿈을 가져야 한다.

습관이 중요하다. 공부나 글쓰기나 규칙적으로 해야 한다. 같은 시간, 같은 장소, 같은 환경에서 반복적으로 하는 게 효과적이다. 그런 조건에 놓이면 뇌가 거부하거나 저항하지 않는다. 오히려 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특히 환경을 일정하게 갖출 필요가 있다. 나는 글 쓸 때마다 아메리카노 커피와 은은한 음악을 준비한다. 그런 환경에서 나의 뇌는 열심히 글을 쓴다.

공부와 글쓰기, 둘 다 잘하는 사람의 공통점

자신을 믿는다. 매사에 긍정적이고, 목표 달성에 관한 믿음이 있다. 잘해야겠다고 수시로 마음먹는다.

기본에 충실하다. 예습과 복습을 한다. 글을 여러 번 고친다.

끈기가 있다. 지속적으로 동기부여를 한다. 유혹과 슬럼프를 이겨내는 자기만의 방식이 있다. 공부나 글이나 단번에 실력이 늘거나 성과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이런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읽기를 좋아한다. 즐거워서 읽는 건 아니다. 읽기는 본디 지루하고 짜증나는 일이다. 다만, 필요하다 생각해서 읽는다. 그러나 읽다보면 모르던 것을 알게 되는 기쁨이 있다. 그때부턴 다른 어느 것보다 흥미를 느끼고 재미있게 읽게 된다. 공부나 글쓰기나 많이 읽는 사람이 잘할 수밖에 없다.

말을 잘한다. 말 잘하는 사람은 무엇에 관한 정의를 쉽고 명확하게 내린다. 무엇과 무엇을 비교 혹은 대조하고, 무엇을 이것과 저것으로 분류하고, 또한 이것을 저것에 비유하거나 예를 들어 알기 쉽게 설명한다. 아울러 이유와 근거를 들어 설득력 있게 주장한다. 글쓰기와 공부 는 이러한 말하기와 패턴이 같다.

시간활용을 잘한다. 비교적 계획표대로 움직인다. 자투리 시간을 잘 쓴다. 글 쓰는 사람은 매일 일정한 시간만큼 글을 쓴다. 누구를 기다리거나 버스 타고 갈 때 생각나는 것을 수시로 메모한다.

글쓰기와 공부는 본질적으로 같으며, 잘하는 방법 역시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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