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다산콜 상담 4년차 “유심히 보는 버릇 생겼죠”

시민기자 김윤경

Visit1,333 Date2016.04.29 15:44

다산콜센터 업무 4년차인 안효련 상담사

다산콜센터 업무 4년차인 안효련 상담사

“안녕하세요.120 다산콜센터입니다”

서울시민의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던 120다산콜센터가 2017년이면 10년을 맞는다. 하루를 서울로 시작해서 서울의 이야기로 끝을 맺는 그들의 서울은 어떤 느낌일까. 언제나 친절한 목소리로 응답해주던 상담사들의 일상이 궁금했다.

120 다산콜센터는 신설동역에 있다. 전화로 숫자버튼 3개만 누르면 어디서나 만날 수 있지만 직접 찾아가기 위해선 몇 가지 절차가 필요했다. 약간의 설렘과 기분 좋은 떨림을 안고 들어서자 노란 가디건이 잘 어울리는 안효련 상담사가 반갑게 맞아주었다. 본격적으로 인터뷰 취재를 하는 것은 처음이라 많이 긴장이 됐지만 안효련 씨의 친절한 미소 덕분에 편안하게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다.

신설동역에 위치한 다산콜센터

신설동역에 위치한 다산콜센터

기자: 120다산콜센터에서 근무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안: 원래 다른 직장에서 근무하다가 다산콜센터 출범 후 고민을 했어요. 아무래도 공공기관 콜센터가 장점이 있는 것 같아서 기존 직장에서 계약이 끝난 후 바로 지원하게 되었어요.

기자: 기존 직장에 비해 다른 점이 있다면요?
안: 민간 기업에 비해 근무 조건이 좋아요. 상황에 따라 변동이 있기도 하지만 보통 주5일 출근에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근무를 합니다. 업무를 하다가 비교적 자유롭게 쉴 수 있고, 심리 상담실과 사내 안마실이 있어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답니다. 특이하게 생각했던 점은 수화와 외국어 전담팀이 따로 있다는 거였어요.

안마실(좌), 수화상담팀 게시판(우)

안마실(좌), 수화상담팀 게시판(우)

기자: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무엇인가요?
안: 평소엔 교통이나 민원이 가장 많아요. 하지만 복지 관련 사업이 공고되면 한동안은 사업 문의 전화가 막 쏟아지죠. 질문들을 받다보면 요즘 시민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정책은 무엇인지, 사업은 무엇인지 자연스레 알게 되죠.

기자: 가장 인상에 남았던 문의가 궁금하네요.
안: 음… 의외로 어려운 질문이네요. 지금 딱 떠오르는 문의는 50세 정도 된 남자분의 전화예요.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가시는데 저한테 부인의 여권을 만들어 달라고 전화를 하셨어요. 원래는 여권 발급 기관으로 전화를 안내하는 것이 맞지만 저희 아버지 생각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발급 비용, 준비물, 방법 등을 처음부터 끝까지 차근차근 설명해드렸어요. 여행을 잘 갔다오셨는지 궁금하네요 (웃음)

안효련 상담사는 상담업무와 시정 DB관리를 맡고 있다

안효련 상담사는 상담업무와 시정 DB관리를 맡고 있다

기자: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안: 전 전화업무 외에도 시정 DB업데이트를 담당하고 있어요. 정확하고 빠른 상담을 위해 진행하고 있는 작업인데, 다른 상담사가 제가 작성한 자료를 이용해 원활히 응대하는 것을 보면 보람을 느껴요. 그리고 이건 우리 상담사 모두가 보람을 느낄 땐데, 문의를 하신 몇몇 분들이 담당 상담직원의 이름을 기억하고, 홈페이지에 고맙다는 글을 올리실 때가 있어요. 주 업무가 상담이다 보니 그런 칭찬이 가장 기분 좋죠.

기자: 모르는 사람을 대하는 직업인만큼 난처할 때도 많을 것 같아요.
안: 아무래도 없을 수는 없겠지요. 제 경우를 생각하면, 전화가 연결되자마자 막무가내로 시청이나 구청으로 전화 돌리라고 요청하시는 분들이 간혹 있어요. 용건을 간단히라도 알려주시면 최대한 해당 부서로 연결을 해드리려고 하는데, 그냥 용건 없이 무작정 연결해달라고 하는 전화를 받으면 저희로서도 굉장히 난처하답니다.

기자: 다산콜센터가 출범한 지 벌써 10년이 다 되어가네요. 10년 뒤 다산콜센터는 어떤 모습일까요?
안: 120 다산콜센터가 없을 때는 불편하거나 궁금한 점이 있어도 시청과 구청의 문턱이 높아 직접 말하기가 어려웠잖아요. 다산콜센터로 인해 시와 시민 간 소통이 훨씬 수월해졌다고 생각해요. 10년 후엔 단순히 소통 채널을 넘어서 전문적인 상담 기관으로 변해 있지 않을까요?

다산콜센터는 저녁상담팀을 따로 운영하고 있다

다산콜센터는 저녁상담팀을 따로 운영하고 있다

기자: 하시는 일과 관련하여 바라는 점이 있나요?
안: 여기 계시는 분들이 대부분 장기적으로 근무하고 있어요. 제가 4년차인데도 막내이니까요. 다른 회사는 이런 데가 잘 없거든요. 그렇게 서로를 잘 알다보니 팀 분위기도 굉장히 좋아요. 그래서 나중에 결혼을 하더라도 이 일을 계속하고 싶어요.

한 상담사의 책상

한 상담사의 책상

기자: 끝으로 내가 살고 일하는 서울에 대해 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려요.
안: 저는 서울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서울에서 살고 있어요. 서울 토박이지만 이 일을 시작하면서부터 서울을 보는 시각이 많이 달라진 것을 느껴요. 서울 구석구석을 유심히 보는 버릇이 생겼지요. 예를 들면 길을 걷다가도 나뭇가지를 쳐야할 곳이나 방치된 위험물이 있다면 꼭 신고를 해요. 예전 같으면 그냥 지나쳤을 테지만, 이젠 너무 눈에 잘 들어와서 피곤하답니다 (웃음) 더 좋은 서울을 만들기 위한 책임감이 생겼다고 생각해요.

다산콜센터 사무실

다산콜센터 사무실

수줍음이 많고 말이 없는 성격이라서 인터뷰가 긴장되었다는 안효련 씨의 말을 듣고 놀랐다. 기자는 전화상담사들이라면 외향적이고 말도 잘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담사들도 우리처럼 긴장도 하고, 거친 말에 상처도 쉽게 받는다. 익명 뒤에 숨어 전화상담사들에게 막말을 하는 이들이 간혹 있다. 이 글이 다산콜센터 전화상담사의 입장을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인터뷰를 마치고 뒤돌아나오는 데 친절하고 밝은 상담사들의 목소리에 미소가 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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