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이라 믿었던 금강경판이 도금?

시민기자 김윤경

발행일 2016.03.23. 16:56

수정일 2016.03.23. 17:31

조회 1,273

최근 분석을 통해 은으로 밝혀진 백제시대 은제금도금금강경판

최근 분석을 통해 은으로 밝혀진 백제시대 은제금도금금강경판

꺼내서 바로 착용해도 좋을 것 같은 귀걸이, 반질반질 윤이 나는 청자를 보다가 문득 궁금해졌다. ‘전시된 모습이 과연 발굴 당시 모습 그대로일까?’ ‘혹시 문화재가 훼손되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박물관에서 가졌던 궁금증들을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생겼다. 지난 8일 서울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보존과학 40주년을 맞아 ‘보존과학, 우리 문화재를 지키다’라는 특별전이 열렸다. 평소 일반인들이 접근할 수 없는 곳을 개방했다고 해 찾아가 보았다.

전시장은 크게 1,2,3부로 나뉘어져 있다. 1부에서는 과학기술을 이용한 재료와 방법, 2부에서는 훼손된 문화재를 복원하는 법, 3부에서는 문화재를 보존하는 예방법과 에필로그 영상이 준비되어 있다.

금채기법을 사용한 도자기 복원 전(좌), 복원 후(우)

복원작업에 쓰이는 재료들

“46년간 ‘금’으로 만든 것인 줄 알았지요. 그런데 2006년 과학적 분석으로 다시 확인한 결과 ‘은’위에다 도금을 한 것을 알 수 있었어요”

1970년에 발견된 백제시대의 금강경판을 가리키며 도슨트가 설명을 하자 시민들의 눈은 더욱 반짝였다. 빛을 이용하여 최치원 초상화 덧칠 아래에 숨어있는 동자승도 밝혀냈다. 의견이 분분하지만 불교의 지위가 낮아진 조선시대의 상황 때문에 동자승의 흔적을 가린 게 아닐까 하는 주장이 지배적이다.

채색이 벗겨진 초상화 복원 전(좌), 복원 후(우)

채색이 벗겨진 초상화 복원 전(좌), 복원 후(우)

2부에서는 병든 문화재를 치료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유물마다 알맞은 복원 방법과 기술이 달라, 가장 적합한 방법을 찾는데 만해도 상당한 기간이 소요된다고 한다. 어떤 유물은 아직 그 방법을 연구 중이라 오랜 기간 물속에서 보관 중이기 하다.

이렇다보니, 작은 깨진 그릇을 복원하는데 길게는 2년까지 걸린다고 한다. 실제로 복원 작업을 하는 모습을 보니, 단순한 작업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높은 항아리를 복원하기 위해서 계단으로 올라가서 작업을 하기도 하고, 붓 자국이 남지 않게 일일이 작은 스폰지로 색을 찍어내기도 한다.

금채기법을 사용한 도자기 복원 전(좌), 복원 후(우)

금채기법을 사용한 도자기 복원 전(좌), 복원 후(우)

발견 당시 90조각으로 부서진 부처상. 긴 기간,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쳐 원형에 가까운 모습을 되찾을 수 있었다

발견 당시 90조각으로 부서져 있던 부처상. 긴 기간,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쳐 원형에 가까운 모습을 되찾을 수 있었다

3부에서 다루는 문화제 손상의 방지는 사실상 가장 중요한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문화재 훼손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예방이기 때문이다. 온도를 조절하는 것은 물론 제습제와 조습제로 습도를 조절하는 등 병충해로 인한 손실을 막기 위한 가장 적합한 환경을 찾는다.

오픈 랩에서 복원가들이 그림을 벽에 걸어 말고 있다

오픈 랩에서 복원가들이 그림을 벽에 걸어 말고 있다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던 곳은 실제 작업 광경을 볼 수 있는 오픈 랩이었다. 두 군데 랩에서는 도자기, 금속 소장품, 그림 등을 복원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쉬는 시간도 없이 복원 작업에 열중하는 사람들을 보니 경외감마저 느껴졌다.

오픈 랩에서 복원을 하고 있는 모습

오픈 랩에서 복원을 하고 있는 모습

조그만 조각이라도 예전의 모습과 같도록 복원하기 위해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는 관계자들의 노력과 정성에 경의를 표한다. 박물관 유물의 겉모습만이 아니라 과정을 보면서 숨겨진 비밀도 찾아보고 훼손방지를 위한 방안도 알아본 뒤 다시 박물관의 전시실을 찾아보자. 유물들이 다르게 보일 것이다.

○ 전시기간: 3월 8일~ 5월 8일
○ 관람시간: 오전 9시~오후 6시(화, 목, 금), 오전 9시~오후 9시(수, 토), 오전 9시~오후 7시(일, 공휴일)
○ 전시장소: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1층 특별전시실
○ 관람료: 무료
○ 오픈랩 관람: 매일 오전 10시, 오후 2시
○ 도슨트 전시설명: 매일 10시, 오후 2시
○ 큐레이터와의 대화: 매주 수요일 오후 7시
○ 문의: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부 02-2077-9428, (☞ 홈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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