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들이 추천하는 '서울길 3시간 걷기'

시민기자 최은주

발행일 2016.03.21. 14:57

수정일 2016.03.21. 14:57

조회 3,214

양재천에서 우연히 만난 탤런트 김학철 씨와 함께

양재천에서 우연히 만난 탤런트 김학철 씨와 함께

지난 9일, 가벼운 운동복 차림의 사람들이 삼성역 1번 출구에 삼삼오오 모였다. 꽃샘추위로 코끝이 아린 날씨에도 불구하고 탄천을 향해 걷는 8명의 발걸음엔 활력이 가득했다. 이들은 한국시니어블로거협회 회원들로, 서울길 3시간 걷기를 꾸준히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이날 선택한 3시간 코스는 잠실운동장 앞 탄천에서부터 양재천을 따라 양재시민의 숲에 이르는 양재천 길이다. 산책로와 자전거길이 잘 정리된 이 길은 자연경관과 주변 고층 건물의 조화가 아름다워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또한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는 푹신한 우레탄 길은 시니어들에게 더 없이 좋은 길이기도 하다.

양재천 산책로 지도

양재천 산책로 지도

아직 쌀쌀한 날씨였지만 걷기 시작하니 체온이 오르고 기분까지 덩달아 좋아졌다고 회원들은 입을 모았다. 양지 바른 곳엔 푸른 잎이 돋아나고 파란 꽃이 수줍게 고갤 내밀고 있었다. 개나리꽃도 하나 둘씩 눈에 띄었다. 통통하게 물이 오른 버들강아지 앞에서는 턱 밑까지 찾아 온 봄기운을 담느라 연신 카메라를 눌러댔다.

양지 바른 곳은 꽃이 피기 시작했다

양지 바른 곳은 꽃이 피기 시작했다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걷다가 잠시 쉴 땐 각자 준비해 온 떡과 과일, 따뜻한 차를 앞에 두고 이야기 꽃을 피웠다. 이 날 화제는 단연 성큼 다가온 봄이었다. 평균 연령 60세가 넘는 나이지만 함께 모여 걷고 얘기하며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을 모색하는 이들의 대화에는 젊은이 못지않은 열정이 깃들어 있었다.

물이 오른 버들강아지 앞에  발길을멈추고 사진을 찍는 사람들

물이 오른 버들강아지 앞에 발길을멈추고 사진을 찍는 사람들

탄천에서 양재시민의 숲까지 쉬엄쉬엄 걸었더니 3시간 남짓 걸렸다. 3시간으로 시간을 정해 놓은 이유를 묻자 시니어블로거협회 김봉중 회장(65세)은 “시니어가 무리하지 않고 건강욕구와 문화욕구를 충족하며 걸을 수 있는 적당한 시간이 3시간이라 생각해 직접 걸어보고 코스를 만들고 있다”며 “시니어 스스로 문화와 건강이 있는 서울 3시간 길을 개발하고 있다는데 자부심이 있다. 이것이 모여 서울 시민들의 도보여행에 기여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작년 봄부터 서울둘레길, 한양도성길은 물론 경복궁-서촌, 홍대-연남동, 이태원-경리단길 등 특색 있고 매력적인 길을 걷고 있다. 그리고 그 길의 아름다움과 문화, 역사성을 각자의 블로그와 카페에 정성스레 담아 왔다.

경의선 숲길을 걷고있는 시니어들 ⓒ정순영(한국시니어블로거협회 회원)

경의선 숲길을 걷고있는 시니어들

선릉에서 학동, 논현동을 거쳐 신사동 가로수길 까지 강남 도심권을 관통하여 걷기에 대한 글을 쓴 강신영 씨는 “도심을 걷는 맛은 새로운 건물들을 감상하는 것이다. 대로변 뿐 아니라 골목에 있는 건물도 개성 있게 잘 지은 건물이 많아 볼거리가 풍성하다”며 “포장된 길을 걸어야 하므로 신발을 잘 선택할 것”을 당부했다.

한국시니어블로거협회가 운영하는 네이버 카페(cafe.naver.com/sbckorea)의 카페북에는 강남도심권 관통하여 걷기 외에도 30개가 넘는 3시간 서울길에 관한 사진과 정보가 가득 담겨있어 필요한 사람은 누구나 볼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다.

걷기 좋은 봄이 왔다. 걷기가 최고의 운동인 줄 알지만 어디로, 어떻게 나가야 할지 망설이는 시니어들에게 시니어들이 만드는 '서울길 3시간 걷기'는 꼭 필요한 정보와 재미를 주는 최고의 가이드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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