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청바지가 명품백으로 태어나다

시민기자 김윤경

Visit1,987 Date2016.03.16 17:08

청바지 원단으로 만든 가방들

청바지 원단으로 만든 가방들

지금까지 보아왔던 재활용품들이 대부분 실용성에 중점을 두었다면,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리는 ‘동대문 자투리 전’에서 전시된 재활용품은 좀 다르다. 제품 하나하나가 독특하고 예뻐서 눈길이 간다. 오히려 웬만한 기성품을 능가한다. 전시장도 일반 전시회실이 아닌 디자인 둘레길이다. 둘레길은 처음 설계상에 없었던 사장된 공간이었다. 장소 또한 재활용의 의미로 사용되었다는 것이다.

동대문 평화시장은 한국 전쟁 당시 북에서 온 피난민들이 미군 옷을 염색하거나 재봉틀 하나로 옷을 지으면서 시작되었다. 그 후로 패션과 봉제 산업으로 유명해졌고, 지역 일대는 버려지는 자투리 원단들로 넘쳐났다. 이에 서울시는 1만 3,200여개 봉제공장에서 버려지는 연간 9만 1,250톤의 자투리 원단을 활용해 업사이클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DDP 전시관 4층에서 내려가다 보면 ‘동대문 자투리’전시회를 만날 수 있다. 전시회 입구에는 ‘당신의 소중한 기억들’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시민들은 옆에 놓인 긴 실을 가지고 자신의 기억 속 단어들을 골라 단어 앞 나사를 묶는다. 실이 끝날 때쯤이면 기억의 조각들이 엮여 또다른 추억이 된다.

실로 기억의 조각을 이어보면 추억이 된다는 시민참여프로그램

실로 기억의 조각을 이어보면 추억이 된다는 시민참여프로그램

다음 코너는 아이들이 더욱 좋아할만한 공간이었다. 버려진 장난감 상자로 만들어진 퍼즐 조각들이 바닥에 쌓여있다. 함께 간 아이의 손에서 골판지 조각은 긴 뱀이 되고, 한양 도성이 되고, 빌딩이 되었다. 전시장을 다 돌고 오는 데도 여전히 아이는 그 곳에서 땀까지 흘리며 집중하고 있었다. 버려진 장난감 상자가 다시 장난감으로 태어나는 발상의 전환. 그 어떤 장난감보다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장난감이 아닐까.

장난감 상자 골판지 블록으로 무언가를 만들고 있는 아이

장난감 상자 골판지 블록으로 무언가를 만들고 있는 아이

이 밖에도 명품백이라고 해도 손색없을 이젠니 디자이너의 청바지 원단 백들, 자투리공장의 폐업 과정에서 버려진 실과 자투리 천을 이용한 작품들, 대학생 디자이너들이 제작한 의류와 천의자 등 높은 가치를 지닌 작품으로 다시 태어났다.

봉제공장 실의 자투리로 만든 작품

봉제공장 실의 자투리로 만든 작품

이번 전시는 실용성에만 치중했던 기존 업사이클 제품의 한계를 극복하고, 재활용품이 고부가 가치 제품으로 재창조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이곳을 들른다면 발상의 아이디어와 제품의 아름다움에 두 번 이상 놀라고 올 것이다.

이 밖에도 볼만한 체험프로그램들이 있으니 꼭 홈페이지를 참조하고 가자.

■ 동대문 자투리展
 ○ 전시기간: 2월 25일~5월 8일
 ○ 휴관일: 매주 월요일
 ○ 전시장소: DDP 둘레길 쉼
 ○ 관람료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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