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철 차량기지, 어디어디에 생기나?

시민기자 한우진

발행일 2016.03.08. 14:11

수정일 2020.12.28. 17:16

조회 5,977


우이신설선 지하 차량기지

우이신설선 지하 차량기지


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56) 지하 건설로 공간 입체 활용, 도심형 기반시설 모델 기대

현재 서울시내에는 9개 지하철 노선과 다수의 광역철도 노선이 운행되고 있으며, 350개가 넘는 지하철역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하철 이용이 어려운 지역은 여전히 존재한다.

이에 서울시는 ‘서울시내 어디서나, 걸어서 10분 안에 지하철’이라는 모토로 10개의 지하철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노선에 비해 작은 차량을 사용해 경전철(輕電鐵)이라고도 불리는 이 사업은 서울지하철망을 더욱 촘촘하게 만들어 시민의 교통 편의를 개선하고, 도로 혼잡을 줄이며, 지역 발전까지 유도하는 1석 3조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서울경전철 운행 노선은 매체에서 자주 소개됐으나, 각 노선의 차량기지 위치는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았다. 차량기지란 밤에 운행하지 않는 차량을 보관하는 장소이다. 주기적으로 차량을 청소하고, 검사 및 보수가 이뤄지기도 한다. 따라서 일정 규모 이상의 공간에 따로 마련해야 한다.

지하철 차량기지라고 하면 구로 차량기지(약 7만 6,600평)처럼 넓은 면적의 기지를 떠올리기 쉬우나, 실제로 경전철은 차량 크기가 작고 열차 수가 적기 때문에 그렇게 넓은 공간이 필요하지 않다. 서울에 신설될 경전철 차량기지가 궁금하다면, 현재 공사 중인 우이신설 경전철의 차량기지를 살펴보면 된다. 이 노선의 차량기지는 우이동 320~333번지에 위치하며, 대지 면적은 구로 기지의 3% 수준인 7,346제곱미터(약 2,222평)에 불과하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우이신설 차량기지는 지하에 설치된다는 것이다. 외부에서는 전동차도 보이지 않고 소음도 들리지 않아, 차량기지인지 알 수 없다. 기지 상부에는 건물이 세워지는데 이곳은 경전철 회사의 본사와 관리 건물로 쓰인다. 이는 복잡한 도심지에서 토지를 효율적으로 쓰는 방법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럼 현재 공사 중인 우이신설선 경전철과 서울시가 추진 중인 10개 도시철도 노선의 차량기지 위치를 알아보자. 일단 9호선 고덕강일지구 연장선은 기존 9호선 개화역 차량기지를 그대로 쓴다. 나머지 노선의 차량기지 위치는 다음과 같다.


서울경전철 노선 차량기지 위치 정리

서울경전철 노선 차량기지 위치 정리


신림선과 난곡선은 보라매공원에서 갈라지는 형태의 노선이라 동일한 차량 시스템을 쓸 예정이며, 차량기지도 공용할 예정이다. 각 노선들의 차량기지를 살펴보면 신림선, 서부선처럼 도심지에 기지를 두는 경우가 있고, 목동선, 면목선처럼 외곽에 두는 경우가 있다. 도심지에 두는 경우에는 지하에 설치해 토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택했다. 실제로 신림선과 위례선은 공원 지하, 서부선은 주차장 지하, 동북선은 운전학원 지하로서 상부 시설물도 다양하다.


지하에 설치될 신림선과 난곡선 차량기지(좌), 위례선 차량기지(우) ⓒ서울시

지하에 설치될 신림선과 난곡선 차량기지(좌), 위례선 차량기지(우)


면목선이나 목동선처럼 시 외곽에 두는 경우에는 지상에 설치해 건설비를 절약하고, 타 노선 차량기지나 버스공영차고지 등과 함께 설치하여 유사시설끼리 상승효과를 노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상에 설치될 차량기지 예정부지. 면목선(좌), 목동선(우)

지상에 설치될 차량기지 예정부지. 면목선(좌), 목동선(우)


한편 서울시는 동북선, 면목선, 서부선, 목동선, 위례신사선 등 5개 노선의 차량기지 상부에 역세권 2030주택(공공임대주택) 건설을 고려하고 있다. 이미 서울시에는 2호선 신정차량기지 상부에 주택이 건설되어 있는 사례가 있는데, 경전철은 규모가 작고 차량기지가 지하에 있다 보니 상부에 주택을 짓는 것이 훨씬 수월하다.

노선이 짧은 경전철은 필연적으로 도심지에 차량기지를 두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대신 기지의 규모가 작아서 지하에 설치하기 쉽고 이를 잘 활용하면 복합적인 개발까지도 가능하다. 이미 일본이나 홍콩 등 철도 선진국에서는 차량기지 복합개발로 시너지 효과를 얻고 있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경전철 역시 시내 교통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교통 혁신뿐만 아니라, 도시 기반시설과 지하 공간을 입체적으로 활용하는 혁신에 있어서도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 본고에 언급된 차량기지 위치는 사업진행에 따라 변경될 수 있음

한우진 시민기자어린 시절부터 철도를 좋아했다는 한우진 시민기자. 자연스럽게 공공교통 전반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고, 시민의 발이 되는 공공교통이야말로 나라 발전의 핵심 요소임을 깨달았다. 굵직한 이슈부터 깨알 같은 정보에 이르기까지 시민의 입장에서 교통 관련 소식을 꾸준히 전하고 있는 그는 교통 '업계'에서는 이미 꽤나 알려진 '교통평론가'로 통한다. 그동안 몰라서 이용하지 못한, 알면서도 어려웠던 교통정보가 있다면 그의 칼럼을 통해 편안하게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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