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 알린 특파원 집 ‘딜쿠샤’ 70년 만에 복원

내 손안에 서울

Visit4,515 Date2016.02.26 16:49

딜쿠샤 옛 모습

딜쿠샤 옛 모습

역사 도시 서울에는 오래된 것들 참으로 많습니다. 빽빽하게 채워진 새것들 사이에서 간신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옛 풍경을 볼 때마다 잊고 살았던 감성들이 새록새록 피워 올라와 기분 좋은 설렘을 주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잊지 말아야 할 것을 잊고 사는 건 아닌지 스스로 다그쳐도 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오래된 것들을 일부러 찾아다니며 저마다의 기록으로 남기는 게 아닐까요? 이제 곧 97주년 3.1절이 다가오는데요, 잊어서는 안 되는, 꼭 기억해야 하는 일을 위해 이번에 서울시가 특별한 건물의 복원을 추진합니다. 바로 ‘딜쿠샤’라는 불리는 가옥입니다. 70년 만에 복원되는 ‘딜쿠샤’ 이야기, 오늘 내 손안에 서울을 통해 만나보시죠!

1919년 조선에 대한 일본의 무단통치 실상을 고발하고, 3·1운동을 전 세계에 알린 미 AP통신사 임시 특파원(special correspondent) 앨버트 테일러(Albert Wilder Taylor, 1875~1948)의 가옥 ‘딜쿠샤’가 70년 만에 복원됩니다.

서울시는 종로구 행촌동 사직터널 북쪽에 자리한 ‘딜쿠샤’를 원형 복원해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2019년 시민에게 전면 개방한다고 밝혔습니다.

‘딜쿠샤(Dil Kusha)’는 힌두어로 ‘이상향’, ‘희망의 궁전’이란 뜻으로, 앨버트 테일러가 조선의 독립을 꿈꾸며 1923년 지어 1942년 일제에 의해 추방될 때까지 약 20년간 아내와 함께 머문 집입니다.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대지 462㎡, 총면적 623.76㎡)에 영국과 미국의 주택양식이 절충된 형태로, 일제 강점기 근대건축의 발달 양상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되는 가옥입니다.

앨버트 테일러가 지은 딜쿠샤의 옛 모습, 딜쿠샤(Dil Kusha)는 힌두어로 `이상향`, `희망의 궁전`이란 뜻이다.

앨버트 테일러가 지은 딜쿠샤의 옛 모습, 딜쿠샤(Dil Kusha)는 힌두어로 `이상향`, `희망의 궁전`이란 뜻이다.

딜쿠샤 현재 모습

딜쿠샤 현재 모습

서울시는 딜쿠샤 복원 및 보존을 위해 기획재정부(딜쿠샤의 현 관리청), 문화재청(등록문화재 등록권자, 문화재 등록 이후 관리총괄청 예정), 종로구(재난위험시설 지정 및 관리 주체)와 <딜쿠샤의 보존·관리·활용을 위한 합의서>를 마련하고 26일 업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합의서에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등 관련법령 및 제도에 기반한 무단점유 상태의 조기 해소 ▲딜쿠샤의 국가 등록문화재 등록을 통한 영구 보존 ▲2019년 3·1독립운동 100주년을 기해 원형복원 완료 후 전면 개방 추진 ▲딜쿠샤 주변 행촌권역의 성곽마을 조성을 통한 지역의 문화적·경제적 재생 추진 등이 주요 내용으로 담겨있습니다.

특히, 시와 기재부, 문화재청, 종로구는 현재 딜쿠샤에 무단으로 거주하고 있는 이들이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인 만큼 법·제도 아래 앞으로 다양한 정책적 수단을 통해 문제를 조기에 해소하는 방향으로 관련 협의를 구체적으로 진행할 계획입니다.

딜쿠샤는 역사적·건축사적 보존가치가 커 지난 2001년부터 국가 등록문화재 등록이 검토되어 왔고 2006년에는 문화재청에 의해 등록계획이 예고되기도 했지만, 무단점유 문제해결이 난항을 겪으면서 그동안 문화재 등록과 관리가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이에 서울시를 포함한 4개 기관은 딜쿠샤의 보존 및 관리 상태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회복시켜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 하고, 작년 9월부터 수차례 딜쿠샤를 직접 방문하고 합동회의를 개최하는 등 다각적으로 문제해결 방안을 검토해 이번에 합의서를 마련하고 업무협약을 맺게 됐습니다.

한편, 딜쿠샤의 건립자 앨버트 테일러의 손녀인 제니퍼 테일러가 3·1절을 전후해 방한할 예정입니다. 1919년 3·1독립운동 전야에 태어나 유년기를 보낸 그녀의 아버지이자 앨버트 테일러의 아들인 고(故) 부르스 테일러의 생일을 맞아 아버지의 고향인 서울을 찾는 것입니다.

제니퍼 테일러는 그녀의 조부모와 아버지가 살던 ‘딜쿠샤’와 증조부와 조부가 영면해 있는 마포구 합정동의 ‘양화진 외국인 묘역’ 등을 방문할 계획입니다. 앨버트 테일러는 미국으로 추방된 후 1948년 6월 미국에서 사망했으며 “한국에 묻히고 싶다”는 유언에 따라 현재 양화진 외국인 묘역에 안치되어 있습니다.

또한 2일에는 서울역사박물관을 찾아 의복, 문서, 편지류 등 앨버트 테일러 부부의 유품과 부부가 서울에서 생활하던 당시 수집했던 소장품 일체(총 349점)를 기증할 예정입니다.

앨버트 테일러가 1919년 촬영한 고종 황제 인산 사진

앨버트 테일러가 1919년 촬영한 고종 황제 인산 사진

이에 앞서 제니퍼 테일러의 아버지인 부르스 테일러도 2006년 방한 당시 앨버트 테일러가 소장하고 있던 일제 강점기 당시 서울의 역사·문화 관련 중요 사진자료(1919년 고종 인산일 사진, 1920년대 서울 파노라마 사진 등)를 기증한 바 있습니다.

이번 기증 유물 중에는 앨버트 테일러 부부가 딜쿠샤에 거주할 당시 건물 내외부를 촬영한 사진들이 포함되어 있어 앞으로 딜쿠샤를 복원하는 데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시는 테일러 일가의 기증품을 비롯해 다양한 시청각 자료를 딜쿠샤 복원 후 내부 전시해 3·1 독립운동과 제암리 학살사건을 가장 먼저 세계에 알린 앨버트 테일러의 활동과 생활상을 소개할 계획입니다.

류경기 서울시 행정1부시장은 “딜쿠샤 복원을 위한 관계기관과의 업무협약은 대한민국의 탄생에 기여한 앨버트 테일러의 유적이 그 위상에 걸맞게 제자리를 찾아가게 되는 첫 걸음”이라며 “딜쿠샤를 통해 국내외 많은 관람객들이 3·1 독립운동의 세계사적 의의는 물론 3·1 독립운동의 확산에 기여한 많은 독립운동가들과 앨버트 테일러의 활동을 충분히 알고 이해할 수 있도록 복원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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