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 보통 청년들이 만들었습니다”

서울시 청년의회 권지웅 서울시 청년의회 권지웅

Visit622 Date2016.01.28 18:26

청년

올해도 ‘청년’이 화두다. 지난해 노동개혁, 연금개혁, 국정교과서 등 중앙정부의 역점 사업에 ‘청년을 위해’라는 당위가 빠지지 않았고 대통령의 국정연설에서도 ‘청년’은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올해도 여전히 신년 언론 기획으로 ‘청년’이 다루어지고, 대통령 담화에도 ‘청년’은 빠지지 않는다. 최근엔 일부 지방정부에서 새롭게 도입하고자 한 청년수당, 청년배당 등 청년정책을 두고 갑론을박이 거세다.

하지만 청년을 둘러싼 문제가 해결될 기미는 딱히 보이지 않는다. IMF 이후 최악의 청년실업률, 높은 주거빈곤율과 주거비용 부담의 증가, 20대 워크아웃 신청자의 증가 소식은 이 시대의 청년들이 살아가는 삶의 토대가 붕괴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며칠 전 한 친구가 기대할 것이 없다며 “참 시시한 사회다”라고 했던 말이 마음에 남는다. 이제 기대마저도 버려야 하는 건 아닌지 희망을 말하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문제는 여전히 풀리지 않고, 나아지리란 기대조차 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지만, 청년정책의 프레임은 여전히 “청년문제는 실업이며 일자리를 창출하면 해결된다”라는 프레임에 갇혀 있다. 지난 2004년 청년실업해소특별법이 제정된 이래 지금까지 우리사회는 청년실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벌여왔다. 나아진 것 없이 12년이 지나고 ‘88만원 세대’로 대표되던 청년문제는 ‘민달팽이세대’, ‘청년실신’ 등의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다면적이고 총체적인 것으로 그 범위가 확대되었다. 비단 청년 세대에만 드러나는 문제의 양상은 아니지만, 지금까지의 문제해결의 접근 방식이 교착상태에 놓여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런 맥락에서 서울시-청년 거버넌스 활동이 시작되었다. 문제는 갈수록 복잡해지고 국가가 단번에 문제를 풀기엔 문제가 너무 거대해졌다. 하나의 명쾌한 해결책은 듣기만 해도 반갑지만 불가능하다는 것을 수년에 걸쳐 확인해왔다. 이제 다른 양상의 해법이 필요했다. 작지만 다양한 맞춤식 해법을 찾아보자는 노력이 필요하다. 작더라도 내일을 기대할 수 있는 분명한 근거가 존재한다면!

2012년부터 시작한 청년거버넌스는 결실을 맺기까지 3년의 시간이 걸렸다. 누적된 논의와 경험들이 2014~2015년에 진행된 ‘청년정책네트워크 시즌 2, 오지랖퍼’ 사업을 거치며 구체화 되었고 마침내 <청년정책 2020 마스터 플랜>으로 성안되어 서울시는 최초로 지난해 11월 청년종합정책을 발표했다. 이 과정에는 300여 명의 오지랖퍼(청년정책네트워크 참가자)가 함께 했던 11개월의 시간이 있었고, 지난해 7월에 진행했던 190여 명의 청년의원들의 활동들이 있었다. 이 청년종합정책의 일부가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서울시 청년활동지원, 일명 청년수당이다.

서울시 청년정책은 일상에서부터 시작했다. 일상을 살아가는 소위 보통의 젊은 시민들이 모였다. 야근을 하고, 아르바이트를 하고, 수업을 듣고 있었던 시민들이 조금씩 자기 시간을 내어 관심있는 주제로 모임을 꾸린다. 월차를 쓰기도 하고, 퇴근 후에도 늦게까지 모임을 하고, 아르바이트 시간을 조정하며 모여진 시간이 쌓여 다양한 개선점과 새로운 정책을 만들어 냈다.

이렇게 만들어진 청년정책이 복지부와 서울시의 갈등으로 무산될 위기에 놓여 있다. 속상한 일이다. 하지만 우리가 겪고 있는 이 거대한 문제를 풀기 위해 앞으로도 다양한 경험의 사람들이 모여, 기존의 인식을 뛰어넘는 재기발랄한 시도들은 계속될 것이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것이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시시한 사회’ 그래서 ‘시시한 삶’을 뛰어넘는 유일한 길일지 모르니 말이다.

Creative Commons 저작자 표시 비영리 사용 동일조건변경허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