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알바비 35만원, 자격증 응시료만 30만원”

내 손안에 서울

Visit5,434 Date2016.01.22 13:34

졸업ⓒ뉴시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청년 실업률은 9.2%로 역대 최고치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취업이 너무 어렵다는 세간의 떠들썩함에 비하면 생각보다는 높지 않은 수치로 보이기도 합니다. 이 때문인지 청년들을 위한 정책이 따로 필요하냐는 일부의 지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수치로는 나타나지 않는 청년들의 현실이 있습니다. 서울시가 청년들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는 이유입니다. 서울시는 직접 듣고 경험한 청년들의 어려움과 아픔들을 바탕으로 작은 사다리를 놓아주기 위한 청년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오늘 ‘내 손안에 서울’에서는 청년들의 현실을 대변하는 5명의 이야기를 전달해 드립니다.

여기 5명의 청춘이 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아르바이트로 버티면서 1년 내내 취업을 준비 중인 청춘, 남부럽지 않은 스펙임에도 서류 통과도 못해 졸업을 유예한 청년, 간호사라는 안정적 직업을 가졌음에도 삶이 너무나 힘든 청춘, 모두가 부러워하는 직장에 취업했지만 적성과 너무 맞지 않아 그만둔 청춘, 겉으로는 안정적으로 보이지만 앞날이 보이지 않아 괴로운 청춘.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누군가의 아들이자 딸입니다. 노래 가사처럼 ‘지고 또 피는 꽃잎처럼 언젠가는 갈 청춘’이지만, 이들에게 청춘은 가사 속 청춘처럼 푸르지만은 않아 보입니다.

▲ “알바비는 35만원인데 자격증 시험 응시료만 30만원”

“저는 대학을 졸업한지 1년이 다 되어 갑니다. 대학 졸업 후 학교에서 추천한 산학협력 인턴생활을 했습니다. 그런데, 산학협력이라는 명분으로 최저시급에도 미치지 못하는 급여를 받으며 일했고, 통장에 입금된 돈들은 고스란히 통신비, 학자금 대출 이자로 빠져 나가 밥값과 교통비는 따로 마련을 해야 했습니다.

인턴을 그만둔 후 지금 아르바이트로 벌고 있는 돈은 한 달에 약 35만 원 정도인데 제가 취직하고자 하는 회사에서 선호하는 직무관련 자격증 시험 응시료만 30만 원입니다. 취업에 필수라 매달 치러야 하는 영어시험 응시료도 약 5만 원입니다. 시험 응시료를 치르고 필요한 책들을 사고 나면 월급은 언제나 모자랍니다.

아르바이트가 끝나고 남는 시간을 쪼개어 공부하려고 하지만 피곤에 지쳐 이내 잠이 듭니다. 대외활동은 아르바이트와 학업에 치여 학부시절부터 엄두조차 내지 못했습니다. 졸업 후 지금까지 저는 인턴, 각종 아르바이트, 구직활동, 스터디모임, 영어·인적성·전공 공부 등을 하며 바쁘게 살아왔는데 달라진 건 제 나이 뿐인 것 같습니다.” (대학 졸업 후 취업을 준비 중인 Y군)

▲ “다들 부러워하는 스펙인데 왜 서류도 통과가 안 될까요?”

“저는 오는 2월 졸업을 앞두고 졸업 유예 신청을 했습니다. 1년 동안 독일로 교환학생을 갔다 오고, 영어 점수도 친구들에 비해 높은 편이고, 1학년 때부터 꾸준히 대외활동을 해왔기 때문에 남들은 제 스펙을 부러워합니다. 그나마 부모님의 도움으로 나름대로 준비를 철저히 했지만, 원서를 넣는 곳마다 서류를 통과하기도 힘듭니다.

모두의 오해처럼 눈이 높은 것은 절대 아닙니다. 우선 취업이 목적이기에 어디를 가린 적 없이 넣을 수 있는 모든 곳에 응시하고 있습니다. 결국 취업에 조금이라도 유리하기 위해 졸업 유예를 선택했습니다. 알바로 바쁜 친구들한테는 배부른 소리지만, 일주일 내내 자소서 쓰기, 면접 스터디 등으로 솔직히 알바할 시간도 모자랍니다.

부모님께 죄송스러워 용돈은 스스로 벌고 싶지만 아르바이트 때문에 취업이 늦어지는 것 보단 어떻게든 빨리 취업을 해서 갚는 게 목표입니다.” (대학 졸업을 미룬 H양)

고시원ⓒ뉴시스

▲ “안정적인 간호사인 나, 그런데 왜 이렇게 힘들까요?”

“넉넉치 않은 집안 형편을 고려해 대학 입학 때부터 취업이 쉬운 간호대로 진학했습니다. 입학 전 아버지의 퇴직으로 가족의 경제적 수입이 끊긴 상황이었습니다. 전문직이라 비교적 쉽게 취업은 했지만, 가장 역할을 해야 해 가족 생활비, 학자금대출금, 통신비, 교통비 등으로 항상 빠듯합니다. 이러다보니 취업 1년 만에 마이너스 통장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현재 하고 있는 간호사 일이 적성에 맞지 않아 다른 일을 하고 싶지만 차마 꿈도 꿀 수 없습니다. 경제적, 시간적, 심적으로 여유를 주지 않는 현실이 너무 힘들어 우울증까지 겪고 있습니다. 하루에 12~13시간을 서서 일하고 중간에 물 한 모금 마시지 못하고 화장실을 가는 것조차 힘듭니다. 3교대 출퇴근은 생활리듬을 엉망으로 만든 지 오래입니다.

그만둘 수 없는 현실을 하루하루 견뎌내고 있지만, 이 같은 현실이 언제 끝날지 꿈도 연애도 결혼도 모두 뒤로 미룬 미래는 어떨지 막막하기만 합니다.”(간호사로 근무 중인 J양)

▲ “저는 꿈을 꾸면 안 되는 건가요?”

“경영학과를 전공하고 사람들이 좋다고 하는 외국계 은행에 입사했지만 몇 년 안돼 그만뒀습니다. 적성과 맞지 않는 직무 때문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 가족의 극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과감히 퇴사를 결정한 후 평소 관심 있던 언론 관련 대학원에 진학했습니다. 대학원 등록금과 생활비 등은 퇴직금으로 충당했습니다.

글쓰기 관련 직종에 취업을 희망해 졸업 직전 학기부터 반년 동안 지원을 했지만, 무경력 때문에 서류전형도 통과하기 힘들었습니다. 취업이 늦어지자 가장 힘들었던 건 수년 간 저의 꿈을 지지해줬던 가족들과 지인들이 “그러게 그 좋던 회사를 왜 그만둬서 이 고생이냐”는 탄식을 내뱉기 시작할 때였습니다. 주변 사람들도, 사회도 ‘꿈은 사치’라며 나를 탓하는 것 같았습니다.

지금은 한 공공기관에서 육아휴직자 대체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올 5월이 되면 계약기간이 끝나 다시 직장을 알아봐야 합니다. 아마 또 연로하신 부모님 신세를 져야 할 듯 합니다. 친구들은 이제 꿈같은 건 꾸지 않는다고 합니다. 지금 당장 의식주 해결이 안 되니까요. 저도 꿈을 꾸면 안 되는 걸까요?”(공공기관에서 임시 근무 중인 S군)

▲ “바라는 취업을 했는데 왜 삶은 행복하지 않을까요?”

“대학 졸업 후 힘들게 취업해서 어느덧 사회경력 2년차입니다. 취업 후 기대했던 사회생활과는 달리 여성이라는 이유로, 막내라는 이유로 상사의 개인적인 잔심부름과 하루에 4잔 이상 기본으로 타야하는 커피 심부름으로 인해 스트레스는 점점 더 쌓여만 갑니다.

상사의 심부름으로 그날 해야 하는 업무를 다 끝내지 못해 야근 하는 날 또한 비일비재합니다. 그러나 야근수당이나 특근수당이 지급되지 않아 몸과 마음의 피로는 더 쌓여만 갑니다. 7년째 만난 남자친구와의 미래도 준비해야하지만, 많지 않은 월급으로는 각자의 생활비를 충당하기도 벅차 결혼자금을 모으기가 무척 힘듭니다.

일 년에 한번 연봉협상을 하지만 물가상승률보다도 더 낮은 상승률이어서 크게 의미가 없습니다. 그토록 바라던 취업에 성공했는데 왜 제 삶은 행복하지 않을까요?” (한 중소기업에 근무 중인 회사원 N양)

5명의 사례들은 우리 시대 청년들이 겪고 있는 문제들을 다양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서울시의 청년 정책은 청년 수당만이 아닙니다. 사례들처럼 다양한 청년들의 문제 해결을 돕기 위한 종합적인 정책입니다. 일자리뿐만 아니라 놀자리, 살자리, 설자리 등을 복합적으로 지원해 청년들이 조금은 나아질 수 있도록 작은 사다리를 놓는 것입니다.

청년들은 누구나 만나고 일하고 배우고 살고 나누고 놀 수 있어야 합니다. 젊어서 고생 사서 한다지만, 고생이 너무 지나치면 포기하게 됩니다. 청년 문제, 내일이면 늦습니다. 서울시는 내 일처럼 책임지는 자세로 나아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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