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끔하게 문장을 쓰는 10가지 방법

강원국

발행일 2016.01.18. 14:10

수정일 2016.01.18. 17:11

조회 7,919

강원국의 글쓰기 필살기

강원국의 글쓰기 필살기 (15)

나는 두 가지에 중점을 두고 문장을 쓴다.
그 하나는 문장의 형식이고, 다른 하나는 내용이다.
형식은 문법에 맞게 쓰려고 노력한다.
내용은 알기 쉽게 쓰는 데 주안점을 둔다.

첫째, 단문으로 쓴다.
주어+서술어, 주어+목적어+서술어, 주어+보어+서술어 중심으로 쓴다.
단문으로 쓰면 문법에 어긋날 확률이 낮다.
복잡하지 않아 이해하기도 쉽다.
늘 문장을 쓰고 나면 더 쪼갤 수 없나 생각한다.

둘째, 한 문장 안에서 같은 단어를 반복하지 않는다.
문법에 어긋나진 않지만, 글의 품위가 떨어진다.
같은 단어의 중복만 없어도 잘 쓴 글 같이 느껴진다.
“<대통령의 글쓰기>는 내가 퇴고하고 나서, 아내가 퇴고를 다시 한 번 했다.”
‘퇴고’가 두 번 들어갔다.
이렇게 쓰면 한 번만 들어간다.
“<대통령의 글쓰기>는 나와 아내가 함께 퇴고했다.”

셋째, 문장 성분 간의 호응은 필수다.
문장 성분은 일곱 가지밖에 없다.
주어, 서술어, 목적어, 보어, 관형어, 부사어, 독립어가 전부다.
이 가운데 관형어는 주로 명사를 꾸미고, 부사어는 동사와 형용사를 꾸민다.
가장 중요한 것은 주어와 서술어의 호응이다.
퇴고할 때 가장 염두에 둬야 할 것이 바로 호응 관계다.
아울러, 열거하는 내용이 대등한 관계에 있는지도 주의 깊게 봐야 한다.

넷째, 수식어는 절제한다.
꾸미는 말이 많으면 꾸밈을 받는 말 사이에서 호응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수식어와 피수식어가 호응하지 않는 사태를 피하기 위해서도 수식어는 많이 쓰지 않는 게 좋다.
수식어가 많으면 글이 유려해지는 장점도 있지만, 그에 비례해 어려워질 수도 있다.
화려한 글을 쓰려는 욕심 때문에 글쓰기가 힘들어지기도 한다.
미사여구가 많은 글이 반드시 좋다고 할 수 없다.

다섯째, 수식어를 써야 하는 경우에는 피수식어 가까이 쓴다.
최대한 붙여 써야 오해가 없다.
긴 수식어는 앞에, 중요한 수식어는 뒤에 놓는다.
무엇이 수식을 받는 말인지 애매한 경우에는 콤마(,)를 사용한다.

여섯째, ‘주어’에 신경 쓴다.
‘나는’, ‘내가’ 등의 주어를 반복하지 않는다.
초등학생이 될 수 있다.
우리말은 주어를 생략해도 말이 되지만, 주어가 실종되면 안 되는 경우도 있다.
읽어보고 어색하거나 의미 전달이 되지 않으면 주어를 찾아서 넣어줘야 한다.
주어 앞 수식은 없애거나 최대한 짧게 한다.
주어는 가능한 사람으로 하는 게 좋다.
주어가 사람이 아니면 피동문이 되기 쉽다.

일곱째, 피동문은 가급적 피한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가급적’이다.
이미 영어 수동태에 너무 오염돼 버렸다.
피동문을 안 쓰면 글을 쓰기 어려운 지경이다.

피동문을 쓰면 이런 단점이 있다.
주체가 분명하지 않다.
문장이 힘이 없다.
문장이 길어지고 이해하기 어렵다.
사돈 남 말 하듯 한다.

여덟째, 적절하고 명확한 어휘를 선택한다.
우리말은 유의어가 많다.
돈이 많은 사람을 의미하는 단어만 해도 한둘이 아니다.
부자, 갑부, 거부, 벼락부자, 부호, 백만장자, 자산가.
또한 보존과 보전, 운영과 운용, 참가와 참여, 부문과 부분, 공통과 공동, 참고와 참조, 파장과 파문, 구별과 구분은 비슷하지만 의미는 다르다.
그 자리에 딱 맞는 단어를 찾아 쓰는 노력이 필요하다.
수시로 사전을 찾는 수밖에 없다.

아홉째, 표현에 문제가 없도록 한다.
막연하게 생각하지 말고 한 가지씩 또박또박 살펴야 한다.
상투적인 표현은 없는지 (떡두꺼비 같은 아들, 꽃 같은 딸)
없어도 되진 않는지 (~의, ~들, 을/를, 동어반복, 겹말 등)
부적절한 높임 표현은 없는지 (사장님 말씀이 있으시겠습니다)
모호한 표현은 없는지 (아버지는 아들과 딸을 만났다)
자신 없거나 극단적인 표현은 없는지 (~같다, 무조건 등)
더 쉽고 구체적이고 실감나게 쓸 순 없는지 살핀다.

끝으로, 맞춤법, 띄어쓰기, 문장부호를 꼼꼼하게 점검한다.
작은 실수 하나가 글의 신뢰를 떨어뜨린다.
긴가민가하면 반드시 찾아봐야 한다.
부산대학교와 나라인포테크에서 개발한 <맞춤법/문법 검사기>가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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