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년 전 美 외교관이 찍은 서울 풍경

내 손안에 서울

발행일 2016.01.13. 16:50

수정일 2016.01.20. 10:20

조회 12,516

용산 평식원 앞 경의철도와 전차선로 교행지점, 일본군인들이 증기기관차 위에서 자세를 취하고 있고 그 아래로 전차와 소달구지가 지나가고 있다.

용산 평식원 앞 경의철도와 전차선로 교행지점, 일본군인들이 증기기관차 위에서 자세를 취하고 있고 그 아래로 전차와 소달구지가 지나가고 있다.

110년 전 미국 외교관이 바라본 서울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1900년대 초반 서울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은 희귀 사진 170여 점이 공개됐습니다. 로이터 통신원이자 미국의 외교관을 지냈던 ‘윌러드 스트레이트’가 남긴 사진들이 <코넬대학교 도서관 소장 윌러드 스트레이트의 서울사진>으로 출간된 것인데요, 이번 책에는 러일전쟁 시기 철도교 등 지금까지 흔히 볼 수 없었던 사진들이 많이 수록돼 있습니다. 역사로 남은 사진을 통해 다시 역사를 확인하는 시간, 오늘 내 손안에 서울을 통해 가져보시기 바랍니다.

서울역사박물관은 1904년부터 1905년까지 로이터 통신원과 미국공사관 부영사를 지낸 윌러드 스트레이트(Willard Straight)가 촬영하고 수집한 사진 174점과 학술논고 2편을 책 <코넬대학교 도서관 소장 윌러드 스트레이트의 서울사진>으로 펴냈습니다.

사진을 찍은 윌러드 스트레이트는 누구였을까요? 그는 1904년 러일전쟁이 터지자 로이터통신사의 특파원으로 한국에 파견됐습니다. 통신원으로 잠시 활동하다 일본으로 떠난 그는 1905년 6월 미국 공사관의 부영사 직책으로 한국에 다시 들어오게 됩니다. 한국에서 머무는 동안 루스벨트 대통령의 딸 앨리스의 방문을 준비하기도 했습니다.

지금부터 그의 오래된 사진첩을 한 장씩 넘겨보실까요?

명헌태후 국장행렬(추정)

▲ 명헌태후 국장행렬(추정) : 헌종의 계비인 명헌태후의 국장행렬로 추정되는 사진이 6점이 남아있는데, 동대문 밖에서 동구릉 경릉으로 향하는 모습이다.

한국주차군사령부 정문(대관정)

▲한국주차군사령부 정문(대관정) : 한국주차군사령부가 설치되었던 대관정(大觀亭)의 정문. 러일전쟁의 발발과 더불어 한일의정서가 체결되고 한국주차군사령부가 편성되었는데, 1904년 4월 3일 소동동 대관정에 사령부가 설치되었다.

▲경복궁 궁장과 동십자각 : 경복궁 광화문 옆으로 이어진 궁장과 멀리 동십자각이 보인다. 궁궐 안쪽의 금천이 빠져나오는 수문과 연결된 배수로가 사람들의 발 아래로 지나가고 있어 덮개돌이 연이어 길바닥에 깔려있는 모습도 눈에 띈다.

숭례문 앞 일본군대의 행렬

▲숭례문 앞 일본군대의 행렬 : 이 엽서는 숭례문 문루 근처의 성벽에서 남대문정거장 방면으로 촬영한 것으로 용산과 의주로 이어지는 전찻길이 각각 보이며, 오른쪽 가장자리에는 남지(南池)도 확인할 수 있다. 남지(南池)는 숭례문 남쪽에 있던 큰 연못으로 일본 황태자의 방한 때 매립되어 사라졌다.

사진 속 전차, 소달구지, 남지, 전찻길 등 100년 전 서울의 모습은 마치 그런 세상이 없었던 것처럼 생경하게 느껴지며, 구한말 비운의 역사를 돌아보게 합니다.

윌러드 스트레이트는 한국의 도시 풍경, 역사적 사건, 사람 등을 수많은 사진에 담아냈으며, 엽서, 보고서, 일기, 편지, 스케치, 예술작품 등의 자료도 남겼습니다. 이 자료들은 그의 모교인 코넬대학교에 기증돼 도서관에 보관 중이며, 동아시아 관련 컬렉션 중에서도 가치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이번 책 출간을 위해 코넬대학교 도서관에 근무하는 ‘김성옥 한국학 도서목록작성자’의 도움을 받아 윌러드 스트레이트의 자료를 전수조사 했으며, 그 중 사진 174점을 선별해 ▲미국공사관 ▲명헌태후 국장행렬 ▲러일전쟁과 서울 ▲앨리스 루스벨트의 한국방문 ▲궁궐 ▲한양도성 ▲거리풍경 ▲지방 ▲기타 ▲인물사진 ▲엽서류로 분류해 실었습니다.

<코넬대학교 도서관 소장 윌러드 스트레이트의 서울사진>은 국공립 도서관, 대학교 도서관, 연구소 등에 무료로 배포되며, 신청사 시민청 내에 있는 서울책방에서 15,000원에 구입할 수도 있습니다.

강홍빈 서울역사박물관장은 “이번에 책으로 펴낸 윌러드 스트레이트의 서울 사진 중에는 처음으로 공개되거나 희소한 사진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다”며 “20세기 초 서울의 모습을 이해하는데 좋은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매일 아침을 여는 서울 소식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 신청 내가 놓친 서울 소식이 있다면? - 뉴스레터 지난호 보러가기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