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결혼하면 이룰 수 있는 3가지

시민기자 이현정

발행일 2015.11.17. 14:22

수정일 2016.10.25. 16:16

조회 7,359

함께서울 착한경제 (36) 시민청 결혼식 100쌍 사례에서 찾은 '작고 뜻깊은 결혼식' 준비요령

시민청 결혼식이 올 11월 100회를 맞았다

시민청 결혼식이 올 11월 15일 100회를 맞았다

결혼 당사자는 물론 혼주세대에게도, 사회적으로도 부담이 되는 결혼, 그 결혼 문화가 바뀌고 있다. 허례허식의 종합세트격인 결혼 대신, 실속 있고 개성 있는 결혼을 선택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물론 여전히 주변의 시선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호화결혼식을 치른다는 얘기도 들린다. 하지만 정작 하객들은 오히려 소박하지만 개성 있는 결혼식이 ‘가장 기억에 남는 결혼식’이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그렇다면 하객들도 당사자도 부모님도 만족하는 실속 있는 결혼식은 어떻게 준비하는 것이 좋을까? 실제 소박하지만 개성 있는 결혼식을 치른 이들이 한자리에 모였다고 하여 찾아가 보았다.

모두가 기억하는 소박하지만 특별한 결혼식

시민청결혼식 100회 기념행사가 시민청 태평홀 앞에서 열리고 있다

시민청결혼식 100회 기념행사가 시민청 태평홀 앞에서 열리고 있다

​‘운영 기간 3년, 성혼 횟수 100회, 운영횟수 매주 1회, 장소 이용 가능 시간 12시간, 평균 예산액 600만 원, 평균 하객규모 120명, 만족도 86점’

​숫자로 돌아본 서울시민청 결혼식 설명이다. 작고 뜻깊은 결혼 문화를 확산시켜온 서울 시민청에서는 지난 15일 ‘시민청결혼식 100회 기념행사-작고 뜻깊은 결혼 이야기’가 열렸다. 그간 시민청에서 결혼한 부부들이 자리해, 시민청 결혼식 100회를 돌아보고, 작고 뜻깊은 결혼 사례를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이와 함께 참석한 박성준, 신민경 부부

아이와 함께 참석한 박성준, 신민경 부부

“저희가 20대라 3포 세대라고들 부르는데, 시민청 결혼식 덕분에 3가지(연애, 결혼, 출산)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시민청과 함께 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신민경, 박성준 부부)

시민청에서 평생가약을 맺은 임은영, 조지형 부부

시민청에서 평생가약을 맺은 임은영, 조지형 부부

“​작고 의미 있는 결혼식을 하고 싶은 마음만 있었는데 어떻게 구체화 시켜야 할진 몰랐거든요. 그런데 시민청 예비부부교육에 참가하며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 알게 되었고, 할 만하겠다 싶어 (시민청 결혼식을) 하게 되었어요. 저희가 좀 나이가 들어서 결혼을 하다 보니, 주변에서 그런 건 어린 애들이나 하는 것 아니냐며 반대도 좀 있었는데, 막상 하고 나니까 더 좋아하셨어요. 그날 하루 종일 식장에 있을 수 있으니 오랜만에 친척 분들 다 만나 얘기도 하고 좀 더 축제 같고 잔치 같은 느낌이었죠.” (임은영, 조지형 부부)

시민청 결혼식 100회 기념식에 참석한 김광윤, 조진오 부부

시민청 결혼식 100회 기념식에 참석한 김광윤, 조진오 부부

“하객분들 반응도 좋았고, 지금까지도 늘 ‘너희 결혼식만큼 특별했던 결혼식이 없는 것 같다’는 얘길 많이 들어요.” (김광윤, 조진오 부부)

이승미 씨가 자신의 시민청 결혼 사례를 발표하고 있다

이승미 씨가 자신의 시민청 결혼 사례를 발표하고 있다

“저희는 성혼선언문을 하객분들이 다 함께 읽어주셨는데요. 정말 뭉클했어요. 저희를 위해 함께 읽어주고 계신다는 생각에 책임감도 갖게 되고…. 그래서 보통 같으면 싸우고 넘어갈 일도 그렇게 많은 분의 칭찬과 격려 속에 결혼했는데 잘 이겨나가야지 생각하게 됩니다.”(이승미, 이정석 부부)

​시민청에서 ‘작고 뜻깊은 결혼식’을 치른 부부들은 한결같이 주변 지인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 특별한 결혼식으로 몇 개월에서 몇 년이 지나도록 회자되어 얘기한다고들 한다. 30~40분 만에 이루어지는 판에 박힌 보통의 결혼식에서는 결코 들을 수 없는 평가가 아닐까? 그보다 스스로 결혼의 의미를 찾고 그것을 성혼선언문이나 결혼 안내문 등으로 하객들과 공유하는 과정에서 결혼에 대한 남다른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고 하니, 그야말로 뜻깊은 결혼식이란 생각이 든다.

‘작고 뜻깊은 결혼식’ 준비 요령

시민청 결혼식 100회 커플의 고고장 콘셉트의 결혼식

시민청 결혼식 100회 커플의 고고장 콘셉트의 결혼식

그렇다면 이와 같은 작고 뜻깊은 결혼식은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시민청 결혼식 100쌍의 사례에서 찾아 정리해보았다.

​1. 예비부부교육부터 함께 참가하자.

작고 뜻깊은 결혼식은 그저 저렴한 결혼식이 아니다. 결혼의 진정한 의미를 찾고, 자신들만의 의미를 담은 결혼 문화를 만들어가자는 것이다. 하객들 또한 예비부부의 그러한 노력에 박수를 보내며 진심 어린 축복을 보내게 되는 것이다. 작고 뜻깊은 결혼 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면 시민청 예비부부교육부터 함께 참가하는 것이 좋다. 자신들만의 결혼식 콘셉트를 잡고, 실제 결혼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할지 함께 알아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특히, 시민청 결혼식 신청 시 예비부부교육 참가자는 가산점이 주어지니 서울시민청에서 결혼을 할 예정이라면 반드시 참가하는 것이 좋겠다.

2. 협력업체 vs 모든 과정을 직접?

스드메(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 준비부터 식장 안팎 장식, 식순이나 영상, 음악선정 및 각종 소품 제작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하는 예비부부도 있다. 보통 지인의 재능기부나 도움을 받아 준비하는데, 시민청 결혼식에서는 사회까지 직접 본인들이 보며 식을 올린 부부도 있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협력업체의 도움을 받아 진행하게 된다. 전적으로 협력업체의 도움으로 준비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결혼식 콘셉트부터 준비과정까지 모두 세심히 본인들이 챙기고, 당일 준비 정도만 협력업체에 맡기는 경우가 많다. 무엇보다 시간과 공이 많이 드는 작업인 만큼 본인들의 형편에 맞게 선택하는 것이 좋겠다. 또한, 선정한 결혼식 장소 사정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3. 컨셉을 잡고 그에 맞게 준비하자

결혼 전 과정을 스스로 준비하든 협력업체를 통하든, 결혼식의 실질적인 준비는 콘셉트를 잡는 것부터 시작된다. 시민청에서는 지금까지 하와이안, 고고장, 사진전, 연극, 콘서트 등 저마다 독특한 콘셉트로 진행된 경우가 많았다. 본인들을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방법으로 선택해 진행하는 것이 좋겠다. 콘셉트가 정해지면 그에 맞게 공간 구성이나 이벤트, 식순 등을 정한다. 요즘은 주례 대신 부모님이나 지인의 덕담이나 축사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양가 부모님께 감사의 마음을 담은 영상과 함께 감사패를 전달한 예비부부도 있었다. 또한, 스튜디오 촬영이나 폐백 같은 불필요한 허례허식은 과감히 생략하고 대신 기부나 나눔이 있는 결혼식을 준비하기도 한다. 또한, 식상한 방명록 대신 젠가, 퍼즐, 조약돌, 직접 만든 캐릭터 카드 등에 하객들이 진심 어린 축하 메시지를 적을 수 있도록 하기도 한다.

“남들 흉내 내려고 하지 말고, 자신 둘만의 추억이 많이 담긴 결혼식을 하셨으면 좋겠어요. 요즘 셀프웨딩이나 작은 결혼식이다 해서 소개 자료들이 많아져서 그런지 비슷비슷해지는 경향이 있는데, 그래도 자기 식으로 꾸미는 게 가장 기억에 남고 추억되거든요.” (신민경, 박성준 부부)

“저는 개인적으로 신경을 많이 써서 준비하는 것도 좋지만, 최소한만 쓰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어 간결하게 준비했어요. 그런데 그 메시지를 하객들한테 전달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저희는 결혼식 시작 전에 여기서 결혼을 하게 된 취지와 시민청에서 이런 식의 결혼식이 있다는 것을 하객 분들한테 설명해 드렸어요. 이러저런한 생각을 가지고 여기서 결혼하게 됐고,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준비를 한 거고 그렇게 하나씩 설명하니 많이들 공감해 주셨죠.” (김광윤, 조진오 부부)

​시민청에서 ‘작고 뜻깊은 결혼식’을 치른 부부들은 결혼을 준비 중인 예비부부들에게 자신만의 경험을 살린 조언도 들려주었다. 작고 뜻깊은 결혼식을 준비한다고 하지만, 막상 준비하다 보면 자칫 소박하지 않은 특별한 결혼식으로 흐를 우려도 있다. 결혼의 진정한 의미를 먼저 생각해보고, 두 사람의 개성이 담긴 결혼식을 준비하는 것이 기본임을 잊지 말도록 하자.

이현정 시민기자이현정 시민기자는 '협동조합에서 협동조합을 배우다'라는 기사를 묶어 <지금 여기 협동조합>이라는 책을 출판했다. 협동조합이 서민들의 작은 경제를 지속가능하게 하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그녀는 끊임없이 협동조합을 찾아다니며 기사를 써왔다. 올해부터는 우리 생활 가까이에 자리 잡은 협동조합부터 마을기업, 사회적기업, 자활기업에 이르기까지 공익성을 가진 단체들의 사회적 경제 활동을 소개하고 이들에게서 배운 유용한 생활정보를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 그녀가 정리한 알짜 정보를 통해 '이익'보다는 '사람'이 우선이 되는 대안 경제의 모습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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