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에 뺏겼던 ‘길’을 다시 되찾은 날

시민기자 최용수

발행일 2015.10.05. 11:59

수정일 2015.10.05. 13:30

조회 958

`2015 걷·자 페스티벌` 출발 전 광화문 광장

`2015 걷·자 페스티벌` 출발 전 광화문 광장

10월 4일 일요일 이른 아침, 많은 시민들이 광화문 광장으로 모여들었다. 가족, 친구, 연인, 동호인 등 남녀노소 모두 즐거운 표정들이었다. ‘2015 서울 걷·자 페스티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길을 자동차에게 내어주고 비켜섰던 시민들이 오늘 도심의 중심도로를 온전히 되찾은 날이다. 단순히 운동을 위해 걷고 달린 행사가 아니라 두 발과 두 바퀴로 서울을 ‘사람 중심, 사람 우선’의 도시로 되돌린 시민들의 가을 축제였고, 사람이 진정 도시의 주인이 된 날이었다.

‘서울 걷·자 페스티벌’은 2013년 최초 시작되어 올해 3회째를 맞았다. 서울시와 조선일보가 ‘도로를 시민의 공간으로 되돌리자’는 취지로 공동 주최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잔치이다. 광화문 광장에서부터 서초동 사거리까지 서울의 강남·북을 잇는 중심도로에서 진행되었다. 두 발로 걷고, 두 바퀴로 달리며 서울도심의 가을 정취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1년에 단 하루뿐인 역사적인 날이다.

서울 도심을 마음껏 라이딩하는 `자전거부분` 참가자들

서울 도심을 마음껏 라이딩하는 `자전거부분` 참가자들

페스티벌은 ‘걷기 부문’과 ‘자전거 부문’ 2가지 종목으로 진행되었다. 오전 7시 40분, 참가자 몸 풀기로 시작해 서울시장과 조선일보 사장의 인사말 등 공식행사로 행사의 시작을 선포했고, 오전 8시에 자전거 종목인 A그룹부터 출발했다. 이들은 광화문광장을 출발하여 서울광장-남산3호터널-반포대교-서초동 사거리에서 유턴하여 반포한강공원에 이르는 약 15km의 도심을 달렸다. 이날 참가한 라이더는 5천여 명이나 된다고 한다. 이어서 만여 명의 걷기그룹이 출발했다. 걷기종목 역시 광화문 광장을 출발하여 남산3호터널-녹사평역-잠수교를 건너 반포한강공원에 도착하는 7.6km 구간이다.

광화문 거리와 잠수교에서 흥겨운 퍼레이드가 펼쳐지고 있다

광화문 거리와 잠수교에서 흥겨운 퍼레이드가 펼쳐지고 있다

또한 이날의 페스티벌은 다양한 공연과 이벤트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복합 문화행사로 마련됐다. 마투카다(타악)로 구성된 라퍼커션(Rapercussion)의 출발 퍼레이드를 시작으로 혼잡과 매연의 대명사로 여겨졌던 남산 3호터널도 깨끗하게 몸단장을 하고 화려한 무지개 조명쇼가 펼쳐지는 장소로 변신했다. 3호터널 입구에서는 DJ 퍼포먼스가 흥을 돋우었고, 잠수교의 남단에는 농악 풍물패의 신바람 나는 공연이 참가자의 어깨를 들썩이게 했다. 코스 곳곳마다에는 시민참여공연단의 공연이 참가자를 응원했다. 도착지인 반포한강공원에서는 남성 중창단 유엔젤 보이스와 그룹 ‘자전거 탄 풍경’ 등이 시민들의 가을 감성을 젖게 하는 아름다운 화음을 선사하며 페스티벌의 대미를 장식했다.

추억을 위해 친구와 함께 참여했다는 분들

추억을 위해 친구와 함께 참여했다는 분들

독산동에서 왔다는 홍아람(가명, 51세)씨는 “자동차로 꽉 차 있어 한 번도 달려보지 못한 서울 중심도로를 친구들과 함께 이렇게 한가로이 이야기하며 걷고 달릴 수 있다니 감동”이라며 “적어도 봄과 가을, 2회 정도는 이런 행사가 개최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참가자들이 도착지인 반포한강공연에서 지친 다리를 풀며 공연을 감상하고 있다

참가자들이 도착지인 반포한강공연에서 지친 다리를 풀며 공연을 감상하고 있다

도착지인 반포한강공원을 가득 메운 시민들은 서울시의 아름다운 가을 경치를 마음껏 즐길 수 있었음에 모두 흡족한 표정들이었다. “사람 중심의 서울, 사람 우선의 도시를 만들자”는 시장의 인사말이 현실이 된 것 같고, 직접 행사에 참석한 기자도 ‘도시의 주인은 사람’이 되는데 작은 기여를 한 것 같아 뿌듯했다. ‘서울 걷·자 페스티벌’이 세계적인 도심축제로 발전해 나가길 응원한다.

#보행친화도시 #서울걷자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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