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지하벙커', 40여년 만에 시민에게 공개

내 손안에 서울

발행일 2015.10.01. 14:45

수정일 2022.11.14. 19:48

조회 20,920

여의도 지하 벙커

혹시 지난 2005년 여의도환승센터 공사 중에 우연히 발견된 지하 벙커 기억나시나요? 관련 자료가 없어 누가 왜 만들었는지도 모를 벙커에 화장실과 샤워장 등이 발견돼 시민들의 궁금증은 커져만 갔는데요. 당시 북한의 연이은 도발로 인해 정부 고위급 인사들이 대피하기 위해 만들어 놓았다는 등의 확인할 수 없는 추측만이 난무했습니다. 이번에 그 벙커를 시민들이 직접 확인할 수 있게 됐습니다. 바로 서울시가 시범적으로 한 달간 시민들에게 공개하기로 했기 때문인데요. 체험에 앞서 오늘 <내 손안에 서울>과 함께 미스테리 가득한 벙커를 확인하러 가보시죠.

※ 파란색 글자를 클릭하시면 관련 정보를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 ‘여의도 지하 벙커’ 11월 1일까지 시민에게 개방

 - 2005년 버스환승센터 공사 중 우연히 발견, 관련 자료 전혀 없어

 - 서울시, 현장조사·정밀점검 후 안전조치(천장·벽면 보수 등) 공사 완료

 - 240평 규모(약 793㎡), 여의도 역사갤러리 등으로 꾸며져

 - 10월 10일~11월 1일 주말만 임시 개방, 2016년 10월부터 전면개방 계획

서울시는 지난 2005년 공사 중 발견한 ‘여의도 지하 비밀벙커’(이하 지하 벙커)를 40여 년 만에 시민들에게 개방한다고 1일 밝혔습니다.

지하 벙커는 240평 규모(약 793㎡)로 지난 2005년 여의도 버스환승센터 건립 공사 중에 옛 중소기업전시장 앞  7m 아래에서 발견됐습니다. (관련기사)


여의도 버스환승센터 2번 승강장에 위치한 지하 벙커 출입구

여의도 버스환승센터 2번 승강장에 위치한 지하 벙커 출입구


지하 벙커로 이어지는 가파른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오른편에 VIP(박정희 전 대통령)가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20여 평의 공간이 드러납니다. 그 안에는 화장실은 물론 소파와 샤워장도 갖춰져 있습니다. 왼편에 위치한 이보다 훨씬 더 넓은 180여 평의 공간에는 기계실과 화장실, 그리고 철문으로 굳게 닫힌 2개의 출입문이 더 발견됐습니다.

이 벙커는 관련 자료가 전혀 남아 있지 않아 정확히 누가, 언제, 왜 만들었는지에 대해선 밝혀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서울시는 당시 의문의 지하 벙커가 언제 생긴 것인지 알아보기 위해 관련 자료를 찾던 중, 1976년 11월 사진엔 벙커 지역에 공사 흔적이 없었지만, 이듬해 11월 항공사진엔 벙커 출입구가 보인다며, 이 시기에 공사가 이뤄졌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또 1977년 국군의 날 행사 사진을 통해 벙커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서있던 사열대 단상 바로 밑에 위치한 것을 확인하고 지하 벙커가 대통령 경호용 비밀시설로 사용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1976년~1977년 항공사진으로 추정한 벙커 설치 시기

1976년과 1977년에 찍은 항공사진으로 추정한 벙커 설치 시기



2005년 발견 당시 벙커 내부 시설 모습. 소파와 열쇠박스 등은 원본과 유사하게 복원해 전시될 예정이다. 오래된 환풍기와 화장실은 시민들의 안전한 관람을 위해 전면 교체됐다.

2005년 발견 당시 벙커 내부 시설 모습. 소파와 열쇠박스 등은 원본과 유사하게 복원해 전시될 예정이다. 오래된 환풍기와 화장실은 시민들의 안전한 관람을 위해 전면 교체했다.


이번에 시민들에게 처음으로 공개되는 벙커 내부는 당시 VIP(박정희 전 대통령)가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약 20평의 공간과 기계실, 화장실 등이 있는 180여 평의 공간으로 나눠져 있었습니다.  또 개방할 예정인 출입구 외에도 2개의 출구가 더 발견됐으나, 안전상의 문제로 폐쇄한 상태입니다.

비밀벙커 위치

비밀벙커 위치


지하 벙커 내부를 직접 볼 수 있는 ‘벙커 시민 체험’은 서울 시민을 대상으로, 오는 10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매주 토·일요일에 선착순 사전예약제를 통해 무료로 실시합니다. 벙커 체험을 원하는 시민은 ‘지하 비밀벙커 홈페이지’를 통해 10월 1일 오후 3시부터 10월 23일 오후 6시까지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서울시는 시민들의 관람을 위해 작은 방엔 여의도와 비밀벙커의 역사를 볼 수 있는 전시물을 설치하고 큰 방에는 발견 당시와 안전조치 공사 이후를 비교할 수 있는 사진을 전시했습니다. 더불어 2005년 발견 당시 있었던 소파도 비슷하게 복원해 시민들이 직접 앉아볼 수 있도록 하는 등 당시 분위기를 그대로 체험할 수 있도록 꾸몄습니다.


여의도 역사갤러리로 조성된 작은 방

여의도 역사갤러리로 조성된 작은 방


앞서 서울시는 지난 3월부터 현장조사와 정밀점검을 거친 후 천장과 벽면 보수, 배수펌프와 환기시설 설치 등 기본적인 안전조치를 취하고, 천장 텍스, 화장실 칸막이 등의 석면을 완전히 철거하는 등 안전한 관람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췄습니다. 다만, 지하 벙커로 드나들 수 있는 곳이 여의도 버스환승센터 2번 승강장에 위치한 출입구 1곳뿐이라 안전상의 이유로 시간대별로 관람 인원이 제한됩니다.

서울시는 홈페이지를 통해 시민들의 제보와 아이디어를 충분히 수렴해서 여의도 지하 비밀벙커를 어떻게 활용할지 계획을 수립한 뒤 출입구를 추가 개방하고 냉난방·소방 설비를 갖춰 2016년 10월 초 시민들에게 전면 개방한다는 계획입니다.


IFC 빌딩 앞에 위치한 추가 개방할 출입구 설계 모습

IFC 빌딩 앞에 위치한 추가 개방할 출입구 설계 모습


한편, 서울시는 2005년 발견 당시 지하 벙커에 버스 환승객 편의시설을 설치하려 검토했으나 수익성 등의 문제로 폐쇄했고, 지난 2013년엔 벙커의 역사적 가치를 고려해 서울시 미래유산으로 지정하기도 했으나 실질적인 관리나 활용은 이뤄지지 않고 있었습니다.

김준기 서울시 안전총괄본부장은 “여의도 지하 비밀벙커는 역사적인 의미와 가치가 있는 공간이지만 장기간 사용되지 않고 잊힌 공간”이라며 “지하벙커 활용방안에 대해 시민들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수렴해 역사적 특징을 보존하면서도 지역적 여건을 고려한 시민공간으로 조성해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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