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 열리는 새로운 철도시대

시민기자 한우진

발행일 2015.09.15. 14:40

수정일 2020.12.28. 17:19

조회 3,989

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44) KTX수서역, 위례신사선…강남에서 철도이용을 더 편리하게


KTX 고속철도가 지나가게 될 수서역 공사현장 ⓒ뉴시스

KTX 고속철도가 지나가게 될 수서역 공사현장


사전적으로 강남(江南)이란 한강 남쪽으로서, 강서구부터 강동구까지를 모두 일컫는다. 하지만 서울에서 강남지역이라고 하면 넓게는 서초·강남·송파의 3구, 좁게는 강남구만을 뜻한다.

강남은 강북 도심과 다른 점이 많지만, 교통측면에서 보이는 큰 차이는 바로 철도 접근성이다. 강북 도심에는 서울역이라는 대규모 철도역이 있다. 이곳에서 KTX와 일반열차를 탈 수 있고, 용산역은 서울역의 기능을 보조한다. 또한 지하철 1~5호선은 서울 외곽에서 출발하여 도심으로 들어가는 형태다. 덕분에 강북의 도심부는 철도 이용이 편리하다.

하지만 강남은 전혀 다르다. 우선 지하철이 아닌 철도 노선 자체가 없다. 물론 철도역도 없다. 서울에서 출발한 경부선 철도는 바로 남쪽으로 가지 않고, 남서쪽으로 틀어서 영등포역으로 빠진다. 도심에서 출발한 도로가 남산 1호 터널, 한남대로를 거쳐 강남을 관통하는 경부고속도로로 이어지는 것과 대비된다.

강남에는 도시철도도 부족하다. 동서노선은 7-9-2-3호선이 빽빽하게 이어주고 있으나 남북노선이 부족하다. 특히 강남을 대표하는 남북대로인 강남대로와 영동대로에 철도가 없는 게 아쉽다.

이러다보니 강남은 철도 이용이 불편한 곳이라는 인식이 퍼져 있으며, 부족한 철도망은 높은 자동차 수요를 불러와 극심한 도로 혼잡을 겪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강남의 이 같은 오명은 차츰 벗겨져나갈 것이다. 강남에 다양한 철도 노선이 개통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우선적으로 강남에 개통될 철도는 바로 수도권 고속철도이다. 현재 서울에서 고속철도를 타려면 강북 도심으로 가야했는데, 강남 지역에서 이는 상당한 부담이었다. 강남에서 강북으로 바로 가는 지하철도 없는데다 일단 북쪽으로 올라갔다 다시 고속철도로 남쪽으로 내려가야 해서 이중으로 시간낭비가 된다. 이 때문에 강남에서는 ‘차라리 그냥 가까운 고속도로를 타고 만다’는 심리가 컸다.


내년말 완공될 수서역 고속철도 조감도 ⓒ에스알

내년말 완공될 수서역 고속철도 조감도


하지만 내년 말 수도권 고속철도가 개통되면 지하철 수서역 옆에 고속철도 수서역이 들어온다. 수도권 고속철도는 평택에서 기존 경부고속철도와 합류한다. KTX수서역에서 고속철도를 타면 서울역에서 타는 것과 마찬가지로 대전, 동대구, 부산, 광주, 목포 등에 갈 수 있다. 특히 서울역에서 타면 금천구청역까지는 기존선으로 달리느라 속도가 느린 부분이 있는데, 수서역에서는 처음부터 속도를 낼 수 있다.

한편 수서발 고속철도는 기존의 고속철도 KTX를 운영하던 코레일(한국철도공사)과는 다른 회사인 (주)에스알이 보다 개선된 차량을 갖고 운영할 예정인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새로 생긴 이 회사는 코레일과의 차별성을 위해서 안전성과 정시성을 더 높이고 더욱 편안하고 고급스런 서비스를 추구하고 있다.

결국 고속철도를 이용하기 힘들어 자가용이나 버스를 이용하던 강남지역에서 수요를 상당 부분 수서발 고속철도가 흡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강남 지역은 교통이 더욱 편리해지고, 자동차 통행량도 줄일 수 있어서 교통난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강남에는 다양한 회사들이 많기 때문에 이들의 비즈니스 수요가 큰 혜택을 받을 것이다.


위례신도시부터 신사역까지를 연결하는 위례신사선

위례신도시부터 신사역까지를 연결하는 위례신사선


또 하나 강남에 신설될 철도는 바로 위례신사선이다. 송파구 남쪽에 건설 중인 위례신도시의 교통대책으로 건설되는 위례신사선은 위례신도시 중심부에서 출발하여 가락시장, 학여울역, 삼성역 등을 거쳐 신사역에 이른다. 지금도 위례신도시 주변에는 복정역이 있지만, 위례신사선을 이용하면 환승 없이 위례신도시 중심부까지 들어갈 수 있어서 더 편리하다. 특히 향후 위례신도시 중심부를 남북으로 관통예정인 노면전차(트램) 노선인 위례선과 환승되는 것도 중요하다.

아울러 위례신사선에서 눈 여겨볼 부분은 노선이 강남구에 들어와서는 영동대로와 도산대로를 따라간다는 점이다. 격자형 도로로 구성된 강남구 도로망에서 이들 도로는 뼈대를 이루는 것 같은 중요한 도로다. 위례신사선이 완공되고, 현재 서울시가 우선 착공을 추진하고 있는 신분당선 강남~신사 구간이 개통되면, 이들 철도 노선들과 기존 노선들을 이어서 도산대로~강남대로~남부순환로~영동대로로 이어지는 ‘강남구 순환철도망’이 완성된다. 비록 지하철 2호선 같은 진정한 순환선은 아니고 중간에 환승은 해야 하지만, 강남구 전역을 'ㅁ'자로 둘러싸는 철도망의 개통은 강남구의 철도이용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이외에도 강남 지역에서는 장기적으로는 삼성-동탄 광역급행철도,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등이 삼성역을 중심으로 모여들 예정이라 시간이 지날수록 철도 이용이 더욱 편리한 도시가 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도로가 격자처럼 깔려 있고, 수도권 남부로 이어지는 도로도 편리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강남. 하지만 철도에 있어서만큼은 불편한 곳이라는 인식이 컸다. 이 같은 철도교통의 불편함은 과도한 자동차 수요를 불러들여 도로 혼잡을 가중시키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강남에 직장을 둔 직장인들이 크게 불편했다. 지방에 출장 한 번을 가려고 해도 철도를 이용하기가 너무 어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년 말 수서역 고속철도를 필두로 다양한 철도들이 개통된다면, 철도를 이용한 관내 이동이 더욱 활성화되고 무엇보다도 먼 거리를 갈 때 강남에서 바로 철도를 탈 수 있게 될 것이다. 과도한 자가용 수요 때문에 교통혼잡과 에너지 낭비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던 강남에 열리는 새로운 철도시대가 기대된다.

한우진 시민기자어린 시절부터 철도를 좋아했다는 한우진 시민기자. 자연스럽게 공공교통 전반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고, 시민의 발이 되는 공공교통이야말로 나라 발전의 핵심 요소임을 깨달았다. 굵직한 이슈부터 깨알 같은 정보에 이르기까지 시민의 입장에서 교통 관련 소식을 꾸준히 전하고 있는 그는 교통 '업계'에서는 이미 꽤나 알려진 '교통평론가'로 통한다. 그동안 몰라서 이용하지 못한, 알면서도 어려웠던 교통정보가 있다면 그의 칼럼을 통해 편안하게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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