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문턱에서 만난 성북구의 어느 멋진 날

시민기자 김수정

Visit1,263 Date2015.09.07 13:32

지난 5일 `2014 구석구섞 잔치`가 열린 성북구민여성회관

지난 5일 `2014 구석구섞 잔치`가 열린 성북구민여성회관

54321! 힘찬 카운트다운이 끝나자 둥둥둥 우렁찬 북소리가 뒤를 잇는다. 성북여성회관 공연 시작과 함께 ‘2015 구석구섞 잔치’가 시작되었다. ‘구석구섞’은 성북구민여성회관 구석구석에서 벌어지는 공연, 연주, 전시, 마켓을 동네 주민과 예술가들이 함께 섞여서 저녁에 함께한다는 뜻이다. 그 의미에 걸맞게 9월 5일 토요일 저녁, 성북구민여성회관은 주민들과 예술가들로 북적거렸다.

아리랑버킷난타는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아리랑 장단에 맞춰 선보이는 퍼포먼스 공연이다

아리랑버킷난타는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아리랑 장단에 맞춰 선보이는 퍼포먼스 공연이다

성북구민여성회관 입구에서부터 잔치의 시작을 알린 ‘아리랑버킷난타’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음악인 아리랑 장단에 맞춰 신명 나는 리듬을 선보이는 퍼포먼스 공연이다. 입구에서 안으로 들어가니 구제마켓에서 다양한 물건들이 팔리고 있었다. 행사장 곳곳에 잔치 참가자들의 추억의 물건들이 모여 있었다. 또, 대강당 안에는 성북구에서 활동 중인 동네 작가들이 마을의 어떤 공간이라도 관계없이 미술작품의 전시, 판매 등을 고민하는 모임인 동화단의 ‘5인5색전’이 전시되어 있었다.

극단 더듬의 `비행`은 `성북동 비둘기`를 모티브로 한 무용극이다

극단 더듬의 `비행`은 `성북동 비둘기`를 모티브로 한 무용극이다

대강당 옆 비닐이 깔린 무대 위로 새하얀 옷을 입은 두 여인의 몸동작이 시작되었다. 극단더듬의 ‘비행’은 김광섭의 시 ‘성북동 비둘기’를 모티브로 그 어디에도 발붙이지 못한 채 둥지를 지을 나무도 잃고 나는 방법조차 잃어버린 비둘기의 애환을 형상화한 무용극이다. 시커멓게 오염된 물을 관객들에게 쏟아 부으며 비둘기들은 어디론가 날아간다. 갑자기 물벼락이 쏟아진 와중에도 관객들은 깔깔거리며 그들을 뒤쫓아 갔다.

성북여성구민회관의 구석구석에서 진행된 공연은 옴니버스 형식으로 이어지면서 이전 공연의 배우가 다음 장소로 이동하면 관객들은 그들을 따라가서 다음 공연을 관람하게 된다. 비둘기를 따라 들어간 곳은 대강당. 무대 위에는 세 남녀가 이야기가 펼쳐졌다. 서울괴담의 이번 연극은 제주를 배경으로 늙은 부부와 새댁의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사랑과 삶에 대해 느끼게 해주었다.

창작중심단디의 `사색`은 신체와 줄이라는 소재를 통해 의미를 전달하는 퍼포먼스다

창작중심단디의 `사색`은 신체와 줄이라는 소재를 통해 의미를 전달하는 퍼포먼스다

연극이 끝나고 밖으로 나오니 대강당의 벽에 줄을 묶은 걷고 뛰고 텀블링을 하는 버티컬퍼포먼스가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창작중심 단디의 ‘사색’이라는 작품이다. 창작중심 단디는 인간의 신체와 줄이라는 감각적인 소재를 통해 관객에게 새로운 감성과 의미를 전달하는 예술적 소통을 위해 노력하는 단체이다. 초가을의 어둑한 저녁, 담벼락 위에서 펼쳐지는 이색적인 퍼포먼스는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면서 관객들의 입에서 절로 환호가 터졌다.

`꿈을 훔치는 소녀`는 꿈속의 모험을 펼치는 내용의 연극이다

`꿈을 훔치는 소녀`는 꿈속의 모험을 펼치는 내용의 연극이다

우르르 옥상으로 올라가 옆 건물을 쳐다본다. 옆 건물 옥상에서 마치 검은 옷을 입은 배우들은 마치 그림자처럼 극을 이끌어간다. 친구네옥상과 씽긋의 ‘꿈을 훔치는 소녀’. 라이브 음악에 어우러진 그림자는 괴물이 되기도 하고 물고기가 되기도 하고 꿈속의 모험들을 이어갔다. 건너편 옥상 뒤로는 남산 위의 서울타워가 반짝거리고 있고 아래로 서울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시원한 옥상에서 음악과 신비로운 이야기를 보고 있자니 가을밤이 점점 깊어만 간다.

`꿈의 오케스트라 성북`이 펼치는 꿈의 앙상블

`꿈의 오케스트라 성북`이 펼치는 꿈의 앙상블

옥상에서 내려오니 ‘꿈의 오케스트라 성북’의 멋진 연주가 이어진다. 성북구의 아동, 청소년 단원들과 전문 연주가들이 들려주는 환상적인 꿈의 앙상블은 또 다른 흥겨움을 안겨주었다. 마지막 곡 영화 OST ‘맘마미아’가 끝이 나자 여기저기서 앙코르를 외친다. “따로 앙코르곡은 준비되어 있지 않다”며 지휘자의 함박웃음과 함께 지휘봉을 올리니 맘마미아의 후렴 부분이 다시 건물 안에서 울려 퍼졌다.

우리동네아뜰리에가 펼치는 시민참여공연,  `바리, 오다`

우리동네아뜰리에가 펼치는 시민참여공연, `바리, 오다`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끝이 나고 건물 밖으로 발길을 돌리니 커다란 꽃을 든 선녀들이 다음 장소로 안내해준다. 마지막 공연은 우리동네아뜰리에 ‘바리, 오다’가 맡았다. 관객들 사이로 배우들이 뒤섞여 들어오면서 공연이 시작되었다. 2015년 10월에 있을 하이서울페스티발 초청작으로 선정된 1장 쇼케이스만을 선보였다. 바리공주 설화 이야기로 각색된 이번 극은 시민들의 참여로 이루어지는 시민참여형 공연이다. 10월 완전한 공연은 어떤 모습일지 더 기대가 되었다.

성북구민여성회관에 상주해 있는 6개의 단체 서울괴담, 우리동네아뜰리에, 친구네옥상, 창작중심단지, 씽긋, 극단더늠과 꿈의 오케스트라 성북, 성북구민여성회관의 아리랑버킷난타가 어우러진  ‘2015 구석구섞 잔치’. 무더웠던 더위가 지나가고 가을 냄새가 물씬 풍기는 요즘, 시원한 바람을 느끼며 깊어가는 가을밤을 예술과 함께 즐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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