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에서 본 일본 건물, 상암동에 있어요

시민기자 김경민

발행일 2015.08.13. 16:05

수정일 2015.08.13. 19:31

조회 3,274

상암동에 위치한 일본군 관사

상암동에 위치한 일본군 관사

1930년대는 일제가 만주사변, 중일전쟁 등 대륙침략에 광분하던 시기로 조선에 대한 민족말살정책과 함께 조선을 대륙침략전쟁을 위한 병참기지화로 만들겠다는 정책을 펼치던 시기다. 이 시기에 강제 징용과 징병 그리고 위안부 동원 등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일제의 극심한 수탈이 자행됐다.

얼마 전 개봉한 영화 ‘암살’도 1930년대 상해 임시정부의 김구선생과 김원봉선생의 지시를 받은 독립군들이 서울에 잠입하여 헌병사령관과 친일파를 암살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영화 장면에서 독립군의 공격대상이 되는 등장하는 판잣집 같은 일본식 목조건물이 실제 서울 도심 속에 문화재로 보존되고 있다.

수색역을 가로질러 가양대교방향 대로 옆, 상암동 일본인학교 건너편에 위치한 상암동 월드컵파크 10단지 내 부엉이 근린공원에는 도심의 경관과 어울리지 않는 낯선 일본식 목조건물 두 채가 길가에 덩그러니 놓여있다. 바로 상암동 일본군관사다. 지금은 철도차량기지가 있는 수색역 부근은 일제가 1930년대 서울 북쪽에 병력을 집중하면서 대규모 병영이 주둔하던 곳으로 당시 주둔하던 일본군 장교 등이 거주하던 관사이다.

본래 2005년 상암동 택지개발과정에서 일본군 관사 22개 동과 방공호 1개가 발견이 되었는데 당시 여러 논란이 있었지만 문화재청의 심의를 거쳐 복원작업이 이루어졌다. 일본군 관사 단지로는 국내에서 유일하고, 우리 근대사의 고통을 증명하는 일본군 군사 유적으로서 역사적 가치가 높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에 관사 2동과 지붕구조물 그리고 방공호 1개를 현 위치에 이축, 복원하였다고 한다.

지난해 광복절, 옛 일본군 관사에서 캘리그래퍼 강병인씨가 독립투사 어록을 쓰고 전시했다 ⓒ뉴시스

지난해 광복절, 옛 일본군 관사에서 캘리그래퍼 강병인씨가 독립투사 어록을 쓰고 전시했다

옛 일본군 관사는 널빤지로 벽채를 만들고 흙과 잡목에 기와를 올리는 한옥방식과는 다르게, 널빤지 위에 기와를 올린 일본식 지붕형태를 띄고 있다. 정면의 현관과 중앙 거실을 중심으로 3개의 방이 배치되어 있는 것과 규모로 보아, 오늘날 소위에서 대위에 해당하는 위관급 장교관사로 추정된다고 한다.

두 관사건물 사이에 위치한 방공호는 관사건물과 달리 실제 이전한 것이 아니라 재현해 놓은 것으로 당시 전쟁 상황의 긴장을 느끼게 해준다.

아이러니하게도 현재 일본군 관사 사이로 보이는 일본인학교 건물을 보고 있노라면, 과연 일본인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일본인 학생들이 교실 창밖 너머로 보이는 이 목조건물을 보고 어떤 생각을 할지 의문이다.  최근의 일본의 파렴치한 역사왜곡의 작태와 오버랩되면서 ‘왜 하필 이곳에?’ 라는 씁쓸한 질문도 하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아파트단지 옆에 흉물처럼 놓아둘 것이 아니라 독립기념관이나 서대문형무소에 이전·복원해 그 의미를 되새기도록 하는 것이 차라리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 상암동 일본군 관사 관람 안내

 ○ 지하철 6호선, 경의선, 디지털미디어시티역 5번 출구에서 75M 이동하여 디지털미디어시티역 버스정류장에서 270번 버스를 타고 DMC첨단산업센터 정류장 하자 후 바로 옆 근린공원에 위치 (문화재임을 나타내는 별도 이정표나 안내문이 없습니다)

 ○전시관개관시간 : 오전 9시 ~ 오후 5시 (매주 월요일 휴무)

#광복70주년 #일본군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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