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바뀐 대출 정책, 5가지 체크포인트

명순영(매경이코노미 재테크팀장)

Visit559 Date2015.07.27 16:45

대출상담

경제전문기자 명순영의 재테크톡 109

지난 22일, 정부는 1,100조 원까지 증가한 가계부채를 줄이고자 종합관리 방안을 내놓았다. 대출자 상환능력을 꼼꼼히 따져 무분별한 대출을 억제하자는 게 골자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부동산 경기를 살리고자 대출 규제를 완화했던 것과는 정반대의 정책으로 다소 혼란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경기부양과 가계부채 사이에서 해법을 찾으려는 정부의 고민이 엿보인다. 어쨌든 대출자 입장에서는 정부 정책을 이해하고 적절하게 ‘빚테크’에 나서야 한다. 이번 대책의 핵심을 다섯 가지로 풀어보자.

첫째, 대출이 강화된다는데 얼마나 엄격해지는 것일까? 한마디로 소득을 확실하게 증빙해야만 대출해주겠다는 것이다. 근로소득자는 원천징수영수증, 사업소득자는 소득금액증명원, 연금소득자는 연금지급기관증명서 등 매우 공적인 데이터로만 소득을 입증해야 한다. 이밖에 국민연금이나 건강보험료 납부액 등 객관적인 자료는 활용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이런 증빙소득 대신 신용카드 사용액, 매출액, 적립식 수신금액 등 ‘신고소득 자료’를 제출해도 됐는데, 앞으로는 이 경우 은행 영업점이 아닌 본부 심사 등을 거치게 된다. 단, 의료비 등 긴급하게 돈이 필요하거나 명확한 상환계획이 있는 경우 등은 예외를 인정해준다.

둘째, 상환능력에 대한 심사가 까다로워졌다. 이른바 ‘스트레스 금리’도 도입한다. 지금까지는 주택담보대출 상환능력을 심사할 때 기존에 받은 다른 대출의 이자상환액만 반영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기타부채 원금도 상환액에 포함시킨다. 예를 들어 기존 신용대출 3,000만 원이 있고 새로 주택담보대출 1억 원을 받으려고 한다. 지금까지는 3,000만 원에 대한 이자인 150만원에 1억 원을 더한 1억 150만 원을 상환액으로 보고 상환능력을 따졌다. 앞으로는 1억 ,3000만 원을 상환액으로 간주해 훨씬 엄격해진다. 또 금리 상승 위험을 반영하는 ‘스트레스 금리’를 도입한다. 금리가 2∼3%포인트 더 올랐을 때도 문제없이 원리금을 갚을 수 있는지를 보는 것이다.

금리 올라도 상환능력 있는지 따지는 ‘스트레스 금리’ 도입

셋째, 주택구입자금용 장기대출은 원칙적으로 원리금 분할상환으로 바뀌었다. 소득수준이나 주택가격 대비 대출금액이 큰 경우도 분할상환해야 한다. 과거 대출에 소급적용되지 않고 신규대출에만 적용된다. 하지만 기존 대출을 증액하거나 다른 대출로 대환할 때는 해당된다. 대출 즉시 원리금을 갚아야하기 때문에 3~5년의 거치기간은 내년부터 없어진다. 물론 거치기간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1년 이내는 원리금을 갚을 필요가 없다. 주택 매매 직후 세금 등 자금이 나갈 일이 많기 때문에 1년까지는 상환유예기간을 주는 것이다.

넷째, 정부는 ‘비소구대출'(유한책임대출) 사업을 연말 시범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비소구대출은 담보로 제공한 주택 가격이 대출금 밑으로 떨어져도 주택만 포기하면 더 이상 상환 책임을 묻지 않는 것이다. 예를 들어 주택 가격이 3억 원인 집을 담보로 1억 5,000만 원을 빌렸는데 주택 가격이 1억 원으로 떨어지더라도 집을 포기하면 나머지 5,000만 원에 대해서는 갚지 않아도 된다. 디딤돌대출 이용자 중 연소득 3,000만 원 이하를 대상으로 3개월간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고의 채무 불이행 등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시중은행으로 확대할 지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

다섯째, 정부정책에 대한 우려점이다. 무엇보다 정책이 금융권의 건전성을 높이는데 치우쳐 가계부채 취약계층을 별도로 관리하는 방안은 없다는 지적이다. 취약계층에 초점을 맞춰 소득을 늘려주고 채무를 조정해야지 과중한 가계부채 부담에 짓눌린 저신용·저소득·다중채무자에게 원금을 빨리 갚으라고 아무리 얘기해봤자 뾰족한 해법이 없기 때문이다.

또 월세가 더 늘어나고 월세가 더 인상될 수 있다는 걱정도 있다. 저금리 기조로 집주인들의 월세 전환 의지가 강한 상황에서 대출이자 거치기간이 줄어 월 상환 부담이 커지면 집주인의 월세 선호현상이 더 심화될 것이라는 목소리다. 또 월세를 놓았던 집주인 중 일부는 세를 받아 은행 이자를 갚았는데 원금부담이 커지면 월세가 높아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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