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마을이야기] ‘건축학개론’ 속 마을에 사는 사람들

내 손안에 서울

Visit1,240 Date2015.06.04 15:15

정릉

우리 마을 정릉의 十人十色 마을살이, 구경해보실랍니까? (1)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서연과 승민이 143번 버스를 타고 찾아가는 오래된 동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조선 태조가 사랑했던 둘째 아내이자 조선의 첫 번째 왕비인 신덕왕후의 묘비가 있는 곳. 소설가 박경리 선생이 <토지>를 집필했고 마라토너 손기정 씨, 영화배우 김지미 씨 같은 유명인을 비롯해 유명 정치인들이 살았던 동네. 50년 역사의 시내버스 1번 버스의 종점이 있는 곳.

화제가 되었던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주인공들은 정릉으로 탐방을 간다.(좌),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정릉(우)

화제가 되었던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주인공들은 정릉으로 탐방을 간다(좌),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정릉(우)

이곳은 정릉이다. 인구 10만 명으로 웬만한 지방소도시보다 큰 정릉은 북한산 아래 자리 잡아 산세와 풍광이 좋고 물과 공기가 맑은 천혜의 거주지로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서울의 여느 지역과 달리 성냥갑 같은 아파트보다 단독주택이나 연립, 빌라 같은 다가구 주택이 많은 동네다.

“거주지로서 살기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인지 ‘30년 거주’ 가지고는 명함도 내밀 수 없을 만큼 오래된 주민들이 많습니다. 아이들 학업 때문에 잠시 동네를 떠났다가도 아이를 키워놓고는 다시 돌아와 사는 이들이 많은 만큼 동네에 대한 자부심도 이웃에 대한 정도 남다른 이들이 많죠. 옛 마을공동체의 모습이 남아 있다고나 할까요.” 정릉 주민 5년차인 최연희 성북구 주무관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런 장점은 또한 단점이기도 하다. 직장 혹은 육아를 위해 이곳으로 들어오는 새로운 이주민들은 도리어 단절감을 겪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한 강원도 원주시 규모에 가깝게 큰 동네라 각각의 동네마다 특성이 조금씩 다르다. 신덕왕후의 능이 있는 정릉2동은 동네는 가장 작지만 특히 오래 거주한 주민들을 중심으로 마을활동이 활발한 곳이다. 반면, 길음 뉴타운으로 인해 재개발과 재건축이 진행된 정릉1동은 빽빽한 아파트촌이며, 상대적으로 마을활동이 많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성북구에서는 가장 북한산에 가까운 정릉4동도 솔샘사거리를 기준으로 아파트촌과 빌라촌으로 나뉘어 있다. 대학을 끼고 있는 정릉3동은 산 밑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경관이 아름다운 동네이지만 정릉골을 비롯해서 재개발을 둘러싼 갈등이 10여 년째 이어지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꼭 정릉3동뿐만 아니라 정릉 전체를 두고 재개발, 재건축 문제는 마을활동을 가늠 지을 큰 이슈다.

아파트와 낮은 주택이 공존하는 정릉동 풍경

아파트와 낮은 주택이 공존하는 정릉동 풍경

오래된 주거를 두고 정비냐 개발이냐 어느 방향을 택하느냐에 따라 향후 정릉의 모습은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 불씨가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릉은 오랫동안 한 동네에 거주해온 주민들이 만들어내는 정주성과 자연이 주는 여유가 있는 동네다. 역사와 문화, 생태와 교육 등 다양한 움직임이 어우러진 정릉에서 마을활동을 하는 주체들은 과연 어떤 이들일까.

최연희 주무관은 “4개 동이 저마다 색깔이 다르듯이 정릉은 그야말로 ‘마을주체의 전시장’이라고 할 정도로 다양하다”고 입을 열었다.

“공동육아를 오래 해온 주민부터 부녀회, 주민자치위원과 통장님, 아직 준비 안된 주민들과 청년, 예술가들까지 그야말로 모임도 많고, 레이어도 다양합니다. 마을사업이 시작되면서 거의 모든 걸 다 하고 있다고 할 정도로 단체나 커뮤니티도 많고요. 주거재생사업이 한 동에 2개나 지원되고 있는 곳도 아마 정릉이 유일할 거예요. 다만 마을공동체 확대라는 목적을 갖고 활동해온 팀은 드물어서 단체들마다 개별적인 활동에 머물렀다는 점이 아쉬움이죠.”

그래도 씨앗은 있었다. 공동육아협동조합 어린이집 ‘행복한 우리 어린이집’을 10년 넘게 운영해온 부모들은 2012년 서울시마을공동체사업이 시작되자 마을만들기 추진모임을 만들고 마을카페, 마을예술창작소도 만드는 등 누구보다 앞장섰다. 그 외에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정릉을 알리고자 하는 주민 문화해설사를 양성하는 모임부터 에너지자립마을을 준비하는 모임, 정릉 주민들의 삶의 이야기를 수집하고 오랜 마을의 역사를 기록하는 마을잡지 <우리동네 능말>팀부터 오래된 한옥밀집지역을 중심으로 한 정든마을이나 정원이 있는 주택을 중심으로 재개발보다는 주거 정비에 앞장서고 있는 삼덕마을, 그리고 정릉의 빈집을 청년 및 문화예술가에게 저가에 대여하여 빈집 재생프로젝트를 하는 두꺼비 프로젝트까지 그야말로 다양한 소모임, 커뮤니티, 단체들이 정릉동을 촘촘히 메우고 있다.

또한 정릉은 2014년, 정릉시장이 서울시의 신시장 5개 선도시장으로 뽑히면서 사회적 경제 섹터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정릉시장은 정릉천이 흐르는 생태시장이자 마을 안에 깊숙이 자리한 동네형 마을시장으로 신시장사업단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중이다.

최연희 주무관은 “서로 존재조차 몰랐던 마을 안의 소모임, 주민자치회 등을 서로 연결시키고, 자원을 공유하게 하는 게 가장 큰 숙제”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다행히 ‘정릉의 문화유산 설문조사’ 작업을 계기로 주민단체 다수가 머리를 맞댔고, 이후 정릉마을 주민모임이 ‘네트워크 역할’을 제대로 해낼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지금부터는 좀 더 세밀하게 정릉동의 꼬불꼬불한 골목길을 따라 십인십색(十人十色) 정릉동의 마을살이와 마을활동을 들여다볼 때다.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정릉마을 주민모임 회의’ 현장이다.

현장을 찾아서 1
마을 계획을 위한 밑거름 – 정릉마을 주민모임 회의

지난 5월 6일 열린 정릉마을 주민모임 4차 회의 모습. 오른쪽은 3차 회의 모습

지난 5월 6일 열린 정릉마을 주민모임 4차 회의 모습. 오른쪽은 3차 회의 모습

지난 5월 6일에는 정릉마을 주민모임이 열렸다. 마을잡지 <능말>, 정릉마실, 정릉시장상인회, 청소년휴카페, 정릉기록사업단, 아리랑시장상인회, 정릉복지관과 청수도서관 그리고 양선혜 마을만들기 교육팀장과 최연희 주무관이 참석해 정릉동 축제인 ‘버들잎 축제’를 비롯해 다양한 사안을 두고 이야기를 나눴다. 3차 모임에서 제안 나온 대로 모임 장소를 고정화하지 않고 순회 진행하자는 의견에 맞추어 이번에는 정릉신시장사업단 2층 사무실에서 모였다.

“카톡방이나 라인 밴드를 개설해서 우리끼리 연락처를 공유하고 행사 이메일도 서로 보내주어야 할 거 같아요!”
“일단은 매월 모여서 정보를 공유합시다. 모이는 게 최우선이에요.”
“매월 2회 정릉천 개울장이 열리는데, 팀별로 출장하는 것도 좋지만 아예 마을 공동부스를 차리면 어때요?”
“공동부스, 그거 아이디어 좋네요! 판매금액은 1/n으로 나누지 말고 아예 마을기금으로 만듭시다. 그래서 축제 때 경비로도 활용하고…”
“이 자리에 정릉신협도 있으니까 하는 말인데, 신협에 통장 개설해서 그걸로 마을기금을 관리해도 좋겠네요.”

다양한 이야기가 쏟아져 나왔다. 그 결과 ▲정릉천 개울장 마을 공동부스 운영 ▲마을기금 조성(정릉신협, 성북구마을사회적경제센터와 협의) ▲각종 마을공동사업 공동신청 논의 ▲매월 첫째주 월요일 정례회의 등의 내용이 결정되었다.

정릉마을 주민모임은 2013년 정릉 1~4동 ‘버들잎 통합축제’ 즈음에 시작된 모임. 정릉동 곳곳의 마을사업 주체들이 상호 사업을 공유하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했던 최연희 주무관의 제의로 세계문화유산 정릉포럼, 행복한 정릉카페 우리동네 능말 등 20여 개 단체가 함께하여 2013년 7월 첫 모임을 가진 이래 2015년 5월 현재까지 4차 모임이 진행된 상태다.

그동안 이뤄졌던 정릉마을 주민모임이 네트워크 파티 정도에 머물렀다면, 이번 4차 회의는 여러모로 질적 도약이 이뤄졌다. 특히 마을 공동부스 참여라는 형식을 통해 실질적으로 마을 단체들 간에 원활한 소통과 역량 강화가 이뤄질 것이라 예상된다. 더 나아가 정릉마을 주민모임을 정릉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더 단단한 네트워크로 성장시켜 나가자고 입을 모았다.

탐방1 – 정릉마을 사람들을 만나볼까요
“정이 넘치는 마을, 함께 모여 즐겁게 살아가는 마을” 정든마을

벽화

오래된 한옥과 부흥주택, 아기자기 골목들이 이어지는 정릉동 372번지. 성북구는 이곳을 ‘한옥밀집지역’으로 지정해달라고 청원했으나 심사가 진행되는 동안 한옥의 상당수가 빌라로 변신했다. ‘북촌’처럼 개발 제한이 되어 부동산 가치가 하락할까 걱정한 몇몇 사람들이 발 빠르게 한옥을 허문 것이다. 옛 정취를 지운 빌라들과 원주민이 떠난 빈자리를 새로 이사 온 이들이 채우면서 마을은 서서히 변화했다. 원주민과 새로 들어온 주민들 사이의 갈등은 물론, 원주민들 사이에도 갈등이 생겼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마을의 주민들이 모였다. 최대 60년, 최소 15년 이 마을에서 살아온 김금례, 김정선, 권영관, 최춘호, 남현정 씨 등 15명의 정든마을 주민운영위원회가 바로 주인공이다.

주민들이 직접 꾸민 화단 앞에서. (왼쪽부터) 전문수 마을활동가와 정든마을의 최춘호, 김금례, 남현정, 김정선, 권영관 씨

주민들이 직접 꾸민 화단 앞에서. (왼쪽부터) 전문수 마을활동가와 정든마을의 최춘호, 김금례, 남현정, 김정선, 권영관 씨

Q. 정든마을은 어떻게 만들어졌나요?

2012년에 우리 마을이 주거환경관리사업에 지정됐습니다. 그때 주민운영위원회가 구성됐고 50명 넘게 주민들이 모였습니다. 그때부터 저희도 참여했고요. 주민운영위원회는 1년 동안 마을을 어떻게 꾸밀지 서로 상의하고 논의했습니다. 벽화를 그리고 골목길을 정비하고 마을정자를 만드는 등 마을환경개선에 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되었고 지금의 모습이 되었습니다.

Q. 마을을 어떻게 바꿨나요?

정자는 마을 분들의 휴식처가 되고 있습니다. 최근 어버이날을 맞이해서 마을 어르신들께 식사를 대접했는데 정자에서 했습니다. 마을 분들을 만나는 공간이 되고 있고요. 우리 마을은 작은 골목길이 이어져 있는데 골목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을 테마로 벽화를 그렸습니다. 그리고 마을 주민들이 직접 시를 써서 벽화에 함께 써놨습니다. 바닥도 우리 마을이 지금은 한옥이 많이 없어져서 3채밖에 안 남았지만 한옥의 느낌을 살려 돌무늬로 바닥을 만들었습니다. 처음에는 벽화 그리는 것을 반대하는 주민들도 많았는데 지금은 정말 좋아합니다. 오히려 왜 우리집은 안 그려주냐고 할 정도죠.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1. 봄, 여름, 가을, 겨울을 테마로 꾸며진 벽. 2. 한옥과 부흥주택이 있었던 정든마을의 특징을 살린 벽화. 3. 어버이날을 맞아 마을 어르신께 식사를 대접하고 있다. 4. 봄맞이 화단 꾸미기 대작전! 벽화 앞에 미니 화단을 조성중이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1. 봄, 여름, 가을, 겨울을 테마로 꾸며진 벽. 2. 한옥과 부흥주택이 있었던 정든마을의 특징을 살린 벽화.
3. 어버이날을 맞아 마을 어르신께 식사를 대접하고 있다. 4. 봄맞이 화단 꾸미기 대작전! 벽화 앞에 미니 화단을 조성중이다.

Q. 마을 꾸미기 외에도 지난해 차 없는 골목놀이마당 조성사업을 진행했다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해서 이런 활동을 하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빌라가 많이 생기면서 젊은 분들이 많이 이사를 왔고 마을에 어린아이가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우리 마을에는 놀이터가 없어요. 아이들이 놀 공간이 없어서 인근 아파트 놀이터로 놀러 갔다가 쫓겨나오는 경우도 있고요. 마을 골목이 주차 공간으로만 이용될 뿐 죽어 있다는 생각에 이 골목을 아이들의 놀이공간으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해서 진행했지요.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진행된 차 없는 골목놀이마당의 모습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진행된 차 없는 골목놀이마당의 모습

Q. 차 없는 골목놀이마당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말씀 부탁드립니다.

주말에 골목을 이용해 아이들이 뛰어노는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에어바운스라는 놀이기구도 설치하고 아이들이 모래놀이를 할 수 있도록 작은 모래사장도 만들었습니다. 제기차기, 팽이치기 같은 전래놀이도 배우고 함께 뛰어노는 프로그램도 진행했습니다. 먹거리를 만들어 나눠 먹기도 했는데 저희가 솜사탕도 만들고 팝콘도 튀기고 그랬죠. 처음에는 아이들이 어색해했는데 하나둘씩 골목놀이마당으로 들어와 신나게 놀았습니다. 인근 동네 아이들도 왔어요. 이게 아이들만의 잔치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아이들의 엄마, 아빠도 따라 나왔고 어르신들도, 아이들이 없는 주민들도 나와서 함께 즐겼습니다.

Q. 올해도 진행되는지요?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두 달 동안 격주에 한 번씩 총 5회가 진행했는데 조금 힘들더라고요. 초반에는 민원을 제기하는 주민들도 있었고요. 물론 나중에는 민원을 제기하는 주민들은 없었습니다. 처음에 저희를 색안경 끼고 바라보는 시선도 사라지고 주민들이 긍정적으로 여겨서 참여도 많이 해줬어요. 아이들의 활기찬 목소리도 정말 좋았는데 격주에 한 번씩 진행하기엔 조금 버거웠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이렇게 기간을 정해서 진행하기보다는 단기적으로 재미있고 의미 있는 일을 진행하려고 합니다. 여름에는 개울에서 물놀이를 해보려고요.

더 살기 좋은 정든마을 만들기를 위해 모인 사람들

더 살기 좋은 정든마을 만들기를 위해 모인 사람들

Q. 활동하면서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마을 주민들이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줬으면 하는 것이죠. 차 없는 골목놀이마당에 온 분들을 보며 지속적으로 활동을 하진 않더라도 이런 기회가 있어야 얼굴도 맞대고 대화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같이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많이 만들려 합니다. 주민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건 뭐든 하려고요. 정든마을의 사랑방 리모델링이 빨리 좀 완성되었으면 하고 아쉽습니다. 그게 빨리 완성되어야 그 안에서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만나는 자리를 만들 텐데요.

탐방 2 – 정릉마을 사람들을 만나볼까요?
“정릉 주민들이 공감하는 마을잡지를 만듭니다” <우리동네 능말>

올해로 벌써 4년차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우리동네 능말>. <우리동네 능말>은 정릉 유일의 마을잡지로 1년에 한 번 잡지를 발행하고 있다. 마을잡지 <우리동네 능말>은 정릉 사람을 주제로 정릉의 과거와 현재를 기록하고 공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래서 잡지에 등장하는 인물은 모두 정릉 주민들이다. 정릉 주민이 취재하는 정릉 사람들과 정릉의 이야기가 <우리동네 능말>에 담겨 있는 것이다.

<우리동네 능말>은 주민들의 만남을 통해 정릉과 정릉에 대한 이야기를 찾고 기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렇게 찾은 정릉의 이야기로 정릉 주민들과 소통하고 싶다고. 그래서 잡지를 발행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더 많은 주민기자를 양성하기 위해 미디어 교육을 실시하고 정릉 보물찾기, 추억의 정릉 사진전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우리동네 능말]의 정필남 회장

[우리동네 능말]의 정필남 회장

Q. <우리동네 능말>은 어떤 모임인지 소개해주세요.

정릉에 관해서는 역사든, 문화든, 현재 주민이든 모든 것을 소개하는 잡지입니다. 주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 보여주고 싶은 것들을 담으려고 하고요. 우리도 정릉 사람들이니까 우리가 궁금한 것들도 담고 있어요. 정릉에 주민들의 이야기를 대변하는 잡지인 만큼 정릉 주민들의 공감을 이끄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Q. 어떤 분들이 참여하고 있나요?

당연히 정릉 주민들이고 나이는 4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합니다. 매해 미디어 교육을 통해서 새로운 주민들이 참여하고 계시고요. 편집장을 제외하고는 다들 글 쓰는 게 처음인 사람들이에요. 저 역시도 그렇고요. 저는 <우리동네 능말>을 만들면서 책이 이렇게 만들어지는지 처음 알았다니까요. 아마추어들이기 때문에 매번 인터뷰 나갈 때마다 떨리고 걱정되고, 글 쓰는 것도 어렵고 하지만 잡지가 나오고 주민들이 책을 보고 좋아하는 걸 보면 정말 즐겁고 좋아요.

[우리동네 능말], 올해는 [능말 이야기]라는 새 이름으로 정릉 주민들을 만날 예정이다.

[우리동네 능말], 올해는 [능말 이야기]라는 새 이름으로 정릉 주민들을 만날 예정이다.

Q. 작년이 굉장히 어려운 한 해였다고 들었습니다.

내부 사정으로 올해부터는 <우리동네 능말>이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못해요. 그게 가장 속상한 일이에요. 능말이 능 밑에 있는 마을이라는 뜻이라서 능말이라는 이름은 꼭 쓰고 싶었거든요. 올해부터는 <능말 이야기>라는 이름으로 잡지가 만들어질 것 같아요. 또 작년에 저희가 3년차였는데 동일한 사업을 반복한다는 이유로 보조금이 대폭 삭감됐어요. 그래서 잡지 부수도 1,000부에서 500부로 줄이고 발행비용도 직접 마련했어요. 마을축제에 나가서 한과도 팔고 이런저런 단체에 후원금도 받고 해서 만드는 아주 소중한 잡지입니다.

마을축제에서 직접 한과를 팔며 잡지 발행 비용을 마련했다. 그만큼 [우리동네 능말]은 소중한 잡지다.

마을축제에서 직접 한과를 팔며 잡지 발행 비용을 마련했다. 그만큼 [우리동네 능말]은 소중한 잡지다.

Q. 벌써 3호까지 만들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기사가 있다면?

버스 1번이 정릉에서 출발했어요. 그 1번 버스가 대진교통 버스인데 정릉에 오래 산 사람들은 대진교통을 모를 수가 없어요. 정릉을 오가는 버스는 다 대진교통이니까요. 그래서 1번 버스를 운전했던 대진교통 버스기사님을 만나서 인터뷰한 게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또 20대 때 서울에 올라와 여든 살이 다 되도록 정릉에서만 사신 분을 인터뷰한 것도 기억에 남고요. 그들의 일대기를 들으면 감회가 새롭다고 해야 할까, 느끼는 게 많아요.

Q. 올해는 어떤 내용이 <능말 이야기>에 소개될까요?

역시 정릉에 대해 쓸 건데요. 그동안은 정릉의 역사를 기록하는데 중점을 뒀다면 이제는 정릉의 현재도 반영하고 싶어요. 그래서 주거에 대해서 쓰고 싶은데 옛날 집과 현대의 집, 한옥과 부흥주택, 아파트와 빌라에 관해 쓰면 어떨까 생각해보고 있어요. 아파트와 빌라에 대해 쓰다 보면 새로 이사온 주민들도 많이 만나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

Q. 마을잡지를 만들면서 생긴 변화가 있다면?

제가 정릉에서 30년쯤 살았는데 <우리동네 능말>을 3년 만들면서 만난 사람들이 더 많아요. 취재하면서 만난 사람들도 많고 여러 행사에서 만난 사람이나 단체도 많고요. 그 덕에 정릉에 대해 더 잘 알게 되고 우리 마을을 더 사랑하게 된 것 같습니다.

Q. 마지막으로 바람이 있다면?

우리 회원들이 바라는 것은 딱 하나예요. 우리 잡지가 끊이지 않고 계속 나오는 거요. 정릉 주민들과 공유할 수 있는 이야기를 실으려고 노력하고 있으니 <능말이야기>기도 많이 사랑해주세요.

출처 : 서울마을이야기 vol.28호(2015.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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