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집'과 'G밸리'에 놓인 50년

시민기자 조윤산

발행일 2015.04.30. 13:32

수정일 2015.04.30. 13:48

조회 963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가리봉오거리`전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가리봉오거리`전

산업화 이후 눈부시게 발전한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숨은 역군들의 치열한 삶의 현장이었던 구로공단 이야기를 기록한 '가리봉오거리'전(展)에 다녀왔다. '가리봉오거리'전(展)은 현재 서울문화역사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구로공단 반세기 기념 특별전이라는 부제로 전시중이다.

가리봉오거리에서 디지털단지오거리로, 구로공단에서 G밸리로 50년의 시간을 기록한 '가리봉오거리'전(展)은 지난 시절 구로공단에서 젊음을 바친 수많은 분들의 땀과 꿈, 인고와 열망을 나누고자 기획한 전시로, 한강의 기적과 민주주의를 이끌어낸 우리의 선배님들 그리고 아버지와 어머니 세대에게 얼마나 많은 빚을 지고 있는지를 기억하고자 하는 의미를 지녔다.

`가리봉 오거리`전은 총 7부로 기획되어 있다

`가리봉 오거리`전은 총 7부로 기획되어 있다

전시회는 1) 들판을 흔드는 공장소리-구로공단의 탄생, 2) 좁은 방문 너머 여공의 삶-벌집촌, 3) 울고 넘는 '수출의 다리'-공장, 4) 월급날엔 가리봉시장에 간다, 5) 해가 진후 꿈꾸는 세상-학교, 6) 머리채 잡히고 만든 노동조합, 7) '공단'에서 '디지털단지'로 - G밸리 순으로 기획, 전시되어 있다.

여공들이 생활하던 방을 재현해 놓은 모습

여공들이 생활하던 방을 재현해 놓은 모습

1970년대 중반 10만여명의 노동자의 삶을 품은 거대한 공업단지가 되었던 구로공단에는 아직도 가리봉동의 '벌집'이라 불리는 다가구주택이 남아있다. 지금은 G밸리라는 명칭을 지닌 멋진 고층빌딩으로 변했지만, 오래전 그곳에는 밤낮없이 돌아가는 콘베이어 벨트와 먼지로 숨 막혔던 열악했던 작업장이 있었다. 집안을 먹여 살리기 위한 여공들의 치열했던 삶, 노동자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공부하던 야학, 1980년대 이후 학생운동 출신 활동가들이 구로공단에 들어가면서 투쟁으로 만들어낸 노동조합 등의 이야기들이 사진을 비롯해서 관련 수집품과 함께 전시되어 있다. 구로공단이 탄생하게 된 역사적 배경으로부터 노동자들의 숙소로 활용되던 '벌집', 노동운동가들의 개인소장자료, 그리고 '나포리다방', '백양양품' 등 현재도 그 상호를 이어가는 가리봉동의 명소도 사실감있게 재현해 놓았다.

옷 가게 `백양양품`

옷 가게 `백양양품`

구로공단 노동자들의 희노애락이 모두 담겨있는 곳, 가리봉 오거리는 1997년 '구로단지첨단화계획'을 신호탄으로 2000년 '서울디지털산업단지'로 명칭이 바뀌었고, 구로와 가산의 이니셜을 따 오늘날의 'G밸리'로 탄생했다. '가리봉오거리'전(展)을 둘러보면서 그동안 몰랐던 숨은 뒷이야기들 그리고 잊고 있었던 대한민국 노동자들의 역사와 감사함에 대해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가리봉오거리` 포스터

`가리봉오거리` 포스터

서울역사박물관(관장 강홍빈)은 서울반세기 종합전 '가리봉오거리'의 연계 교육프로그램으로 특별 교육도 마련한다. 특별교육은 전시 기간 중 '구로공단의 어제와 오늘'을 비롯하여 강연, 토크, 문화, 탐방 등을 통하여 전시를 이해할 수 있는 자리이며 교육은 무료다. 서울역사박물관홈페이지를 통해 4월 15일부터 30일까지 접수 가능하며, 추첨으로 40명을 선정한다고 하니 관심 있는 분들은 신청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가리봉오거리 특별 교육 프로그램

 ○ 접 수:

  1) 서울시공공예약서비스(yeyak.seoul.go.kr)→구로야학의재구성→예약신청

  2) 서울역사박물관(www.museum.seoul.kr)→교육→교육예약→구로야학의 재구성→예약 신청

 ○ 발 표: 2015. 5. 4.(월) 11:00 이후, 신청 마감 후 컴퓨터 추첨

 ○ 문 의: 서울역사박물관 교육대외협력과 02-724–0258 / 0280 / 0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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