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몰랐던 370번과 5호선 이야기

시민기자 문제헌

발행일 2015.04.22. 14:47

수정일 2015.04.22. 14:47

조회 6,721

많은 승객을 실어 나르고 있는 370번 버스

많은 승객을 실어 나르고 있는 370번 버스

서울의 동쪽 끝, 강동구 강일동이라는 곳에 기자는 살고 있다. 강일동은 비록 서울 끝자락에 있긴 하지만 버스차고지가 있어 버스노선이 정말 다양하다. 버스에 관심이 많은 사람에겐 천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그 수많은 노선 중에서 필자가 항상 애용하는 버스노선이 있다. 370번 버스가 그 주인공이다.

초기 5호선 계획을 연상케 하는 370번 버스의 노선도

초기 5호선 계획을 연상케 하는 370번 버스의 노선도

370번 버스는 강일동을 출발하여 상일초교, 천호역, 답십리, 신설동, 종로를 거쳐 서대문역까지 가는 노선이다. 초기에는 서대문역에서 더해 연세대, 가좌역, 수색까지 운행하기도 했다. 특히 370번 버스는 종로를 제외하고 대부분 버스전용 중앙차로로 운행하기 때문에 운행속도가 빠른 편이다. 강동에서 1시간 내로 종로, 광화문까지 승객들을 실어 나를 정도이다. 아직 중앙차로가 설치되지 않아 속도저하의 주범이 되는 천호역 ~ 아차산역 구간에도 중앙차로 설치계획이 생겨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되는 노선이다.

그런데 370번 버스노선을 보면 문득 드는 생각이 있다. 바로 서울지하철 5호선과 노선이 꽤 유사하다는 것이다. 사실 370번 버스와 지하철 5호선는 노선만 유사한 것이 아니라 역사적으로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지금의 370번 버스가 초기 5호선 지하철 계획을 본 따 만든 노선이기 때문이다.

370번 버스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서울지하철 5호선

370번 버스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서울지하철 5호선

본래 5호선은 양택식 서울시장 시절 1기 지하철(당시 1~5호선 계획) 계획에 처음 등장하였다. 양택식 시장의 계획에선 2호선이 지금처럼 순환선이 아니었으며 3,4호선이 지금처럼 충무로에서 X자로 교차하는 것이 아닌 도심을 중심으로 U자로 교차하는 방식이었다. 또한 5호선도 1기 지하철로 취급되었고, 지금의 370번 버스처럼 답십리에서 바로 신설동으로 직행하여 종로구간을 1호선과 병행하여 운행한 뒤 종각역에서 분리되어 서대문역 방향으로 운영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양택식 시장이 지하철 1호선 개통 후 자진사퇴 하였고, 2호선을 순환선으로 만든 구자춘 시장이 1기 지하철 계획을 1~4호선으로 축소를 하게 됨에 따라, 5호선은 1기 지하철의 음영지역을 커버한다는 목표를 가진 2기 지하철 계획으로 밀려나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5호선이 답십리에서 종로로 직행하는 것이 아닌 왕십리, 금호동을 경유한 후 종로3가로 돌아가는 지금의 노선처럼 정해진 것이다.

종점을 향해 달려가는 370번 버스

종점을 향해 달려가는 370번 버스

그 후 2004년 서울시 버스개편 당시 초기 5호선 계획을 본 딴 370번 버스노선이 개통되었고 지금도 이 버스에는 강동 지역뿐만 아니라 하남, 광주에서도 종로를 가려는 승객들로 붐빈다. 강일동 바로 옆에 있는 상일동부터 사람이 넘쳐날 정도로 인기 노선의 명성을 그대로 유지한다. 그 때문인지 이 노선은 처음 타요버스가 도입된 4개 노선 중 하나가 되었고, 과거엔 급행버스 운영 대상이 되기도 하였다.

지금까지 370번 버스와 지하철 5호선의 출발 이야기를 꺼내보았다. 370번 버스는 이루어지지 못했던 초기 5호선 계획을 실현하여 5호선의 빈자리를 채우는데 큰 기여를 하였다. 어찌 보면 이 둘은 경쟁상대일 수도 있지만 서로의 자리를 대체해주는 관계로 서로 떨어질 수 없다. 앞으로도 두 운송수단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5호선 #370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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