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한약재 70%가 거래되는 `서울 약령시`

시민기자 최용수

Visit867 Date2015.03.26 11:35

서울약령시장 출입문

서울약령시장 출입문

두터운 한약 향기가 봄날의 서울약령시장(일명 경동시장) 골목마다 넘쳐난다. 지하철 1호선 제기동역을 빠져나오니 바로 서울약령시장과 연결되었다. 우리나라 약재는 물론 중국, 러시아, 동남아 등 외국의 약재들도 쉽게 구할 수 있다. 번듯한 가게에도, 길가의 노점상에도 이름 모를 약재들까지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전국 한약재의 70%가 거래된다니 이곳에 오면 못 고칠 병이 없을 것 같았다.

약령시장은 각종 약재를 교환, 매매하는 시장을 말한다. 조선 초기 조정에서는 우리나라 약재(향약, 鄕藥)의 채취와 재배를 장려했다. 이렇게 생산된 약재는 중앙관아로 공납(貢納)되었는데, 공납과정에서 많은 폐단이 발생했다. 이에 약재 거래질서 확립을 위한 ‘대동법’이 만들어졌고, 이 법에 따라 형성된 시장을 약령시라 한다.

서울 약령시 인삼도매시장

서울 약령시 인삼도매시장

서울약령시를 한 바퀴 돌아보고 고개를 드니, 길 건너편에 커다란 태극기가 눈에 들어왔다. 무슨 사연으로 저렇게 큰 건물에 태극기 도안을 했을까? 길을 건넜다. 건물 앞에는 ‘서울약령시 한의학박물관’이란 안내판이 우뚝 서 있었고, 큰 ‘약탕기’ 하나가 기자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안내된 출입구를 따라 박물관으로 내려갔다.

이곳은 조선 초기 가난하고 병든 백성을 돌보던 ‘보제원(普濟院)’이 있던 유서 깊은 자리라고 한다. 당시 나라에서 가난한 사람의 병을 치료해주고 나그네의 숙박과 기로연(耆老宴, 나이 많은 관료 위로 잔치)을 베푸는 등 지금의 사회복지시설과 유사한 역할을 했다. 그리하여 현대인들이 보다 쉽게 한의약을 접하고 체험토록하며, 아울러 우리 한의약의 우수성을 외국인에도 널리 알리기 위해 2006년 9월 13일 동대문구가 설립한 ‘구립박물관’이다.

박물관은 전체 6개 테마(주제)의 전시실과 부대시설로 구성되어 있다.

[주제-1, 한의학의 역사와 문화] : 보제원에 대한 설명과 우리나라 한의학의 위인인 허준과 동의보감, 사상체질의학이론서인 ‘동의수세보원’ 저술한 이제마의 생애와 업적 소개, 약장 등 다양한 전통의약기구들이 전시되어 있다.

조선초기 백성을 돌보던 보제원 모습

조선초기 백성을 돌보던 보제원 모습

[주제-2, 한방과 인체] : 인체를 하나의 소우주(小宇宙)로 보고 우리 몸의 360개의 경혈과 경락 종류·기능을 영상으로 소개하면서 침구 치료에 대한 효능도 설명한다. 또한 태양인, 태음인, 소양인, 소음인으로 나뉘는 이제만의 사상체질에 대한 특성과 습생을 설명하여 관람객의 건강관리를 돕는 코너이다.

[주제-3, 약초마을이야기] : 우리 선조들이 일상생활에서 약초를 어떻게 이용하며 살아왔는지에 대한 내용을 축소모형과 그림으로 재현하고 있다. 즉 약초의 채집에서부터 가공 및 판매, 한의원, 한약 달이기 풍경을 잘 표현하고 있어 관람객의 이해를 돕고 있다. 특히 어린학생들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한 곳이다.

옛 한의원의 치료 모습

옛 한의원의 치료 모습

[주제-4, 조화를 위한 처방] : 500여종의 한약재를 식물성, 동물성, 광물성으로 구분하여 전시하고 있고, 웅담 등 희귀약재와 사약에 사용되던 독성약재도 따로 전시되어 있다. 그리고 한약재가 어떤 원칙에 따라 처방되는지 그 원리를 설명하고, 생활 속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한방차, 한방음식, 한방목욕법을 설명하고 있다.

전시된 한약재, 500여종이 전시되어 있다

전시된 한약재, 500여종이 전시되어 있다

[주제-5, 어린이 한방체험] : 이곳은 어린이들이 쉽고 친숙하게 한약재를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든 어린이 관람객을 위한 특별 체험 공간이다. 나무, 풀, 꽃이나 동물에 설치된 패널을 열어 한약재에 대한 학습을 하고, 동·식물 모양의 탁본을 만들 수 있는 흥미로운 코너이다.

약초마을 이야기를 시청하는 꼬마관람객

약초마을 이야기를 시청하는 꼬마관람객

[주제-6, 서울약령시의 역사와 전통] : 서울약령시의 역사를 3기로 구분하여 설명하고 오늘날 세계 최대의 한약재 전문시장으로 성장하기까지의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아울러 조선 효종 때 열리기 시작한 우리나라 약령시의 역사와 현황도 함께 소개한다.

전시장을 한 바퀴 둘러보고 나오면, 한방차를 마시며 피로를 풀 수 있는 한방문화쉼터로 이어진다. 인터넷을 이용하여 필요한 여러 한방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공간이다. 쉼터를 지나면 한방체험실에 다다른다. 20여분 정도만 투자하면 자신의 사상체질을 감별할 수 있고 건강나이 등을 측정해 볼 수 있는 유익한 곳이다. 이 밖에도 한방정보체험실과 수장고, 다목적강당 등이 있다.

9년째 이곳에서 해설사로 자원봉사 중인 김창부 할아버지(82세)는 “어린학생들과 외국인에게 한약의 우수성과 우리 인삼에 대해 설명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며 기자에게도 ‘진피(감률껍질 말린 것)에 질경이 등을 함께 넣고 달여 마시면 최고의 건강음료’라며 비방 하나를 선물했다.

7aeedebe77dc5606e92801b1ea229fe7

사상체질에 대해 설명하는 해설사, 김창부 할아버지(82세)

박물관 벽에는 “不治已病治未病(불치이병치미병)”라는 글이 붙어있다. ‘이미 병이 된 것을 치료하려 하지 말고 병이 되기 전에 다스리라’는 뜻이다. 즉각적인 효과를 발휘하는 양의학보다는 병의 근원을 찾아 원인을 제거하고 예방을 중시하는 한의학 사상이 잘 담겨 있다. 이제 본격적인 봄 환절기가 시작되었다. 미리미리 건강을 챙겨 병을 예방해야 우리도 아름다운 봄꽃을 마음속에 피울 수 있지 않을까.

■ 연락처 및 관람안내
 – 주소 : 동대문구 용두동 787(왕산로 128) 동의보감타워 B2 (우 130-723)
 – 사이트 : museum.ddm.go.kr, 전화 : 02)3293-4900~3
 – 관람시간 : 하절기(3월~10월) 10:00~18:00, 동절기(11월~2월) 10:00~17:00
 – 휴관일 : 1월 1일, 설날, 추석, 매주 월요일
 – 관람료 및 주차요금 : 무료(동의보감 건강백화점 지하주차장 이용)
 – 오시는 길 : 지하철1호선 제기동역 3번 출구(도보 3분)
    지하철 2호선 용두역 2번 출구(도보 7분)
Creative Commons 저작자 표시 비영리 사용 변경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