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9호선 대신 금색버스 타는 김대리

시민기자 김건탁

발행일 2015.03.25. 10:58

수정일 2015.03.25. 17:40

조회 3,742

출근 시간에 당산역에서 9호선 급행열차를 기다리는 승객들

출근 시간에 당산역에서 9호선 급행열차를 기다리는 승객들

지난 2009년 개통한 지하철 9호선. 9호선은 급행열차로 강서와 강남을 빠르게 이어주며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4량이라는 짧은 열차로 운행하고 있다. 이미 출근시간에 염창역 – 당산역 사이의 급행열차 혼잡률은 237%로, 우리나라 지하철을 통틀어서 가장 높은 혼잡률을 보이고 있다.

올 3월에는 신논현 – 종합운동장 구간이 연장개통하면 승객이 더욱 늘어날 것 같다. 따라서 서울시에서는 날로 극심해지는 9호선 급행열차의 혼잡률을 조금이라도 완화하기 위해 9호선과 동일 구간을 달리는 맞춤버스를 개통하기로 결정했다.

이 맞춤버스는 8663번이라는 번호를 가지고 운행하며, 9호선과 동일 구간을 달리는 버스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인지 버스의 도색은 9호선 열차와 동일한 금색과 은색으로 입혔다. 2월 26일부터 27일까지는 무료로 시범운행을 진행하고, 3월 2일부터 정식으로 운행을 시작했다.

8663번의 도색은 기존의 단색이 아닌 금색과 은색으로 입혀져 있다

8663번의 도색은 기존의 단색이 아닌 금색과 은색으로 입혀져 있다

8663번이 운행하는 구간은 가양역부터 여의도역까지, 9호선 급행열차의 혼잡률이 가장 높은 구간만을 달린다. 출근시간에만 운행하는 '급행버스'라는 이름도 붙은 만큼, 버스가 정차하는 정류장 개수는 매우 적다.

가양역과 염창역, 당산역과 국회의사당역 그리고 여의도역과 연계되는 5개 버스정류장에만 정차하고, 각각의 버스정류장 사이에 위치한 정류장들은 전부 통과한다. 다만 대부분의 맞춤버스가 그러하듯이 이 버스 역시 출근시간대, 즉 오전 6시부터 오전 9시까지 단 3시간 동안만 운행한다. 그 이외 시간에는 이용할 수 없고 여의도역에서 가양역까지는 승객을 태우지 않는다는 점도 유의해야한다. 평균적인 배차간격은 3~4분, 요금은 성인기준 850원으로 맞춰져 있다.

차량 외부에 붙은 노선도. 단 5개 정류소만 정차하므로 노선도가 매우 간단하다

차량 외부에 붙은 노선도. 단 5개 정류소만 정차하므로 노선도가 매우 간단하다

2월 말쯤 관찰 결과, 아직까지는 홍보가 덜 된 모양인지 승객이 많지는 않았다. 종점인 여의도역에서 보면 몇몇 차들은 내리는 승객이 아예 없었을 정도. 간혹 가다 이용하는 승객들도 9호선 대체 목적이 아닌, 집이 8663번 정류장 근처이고 직장이 여의도인 경우였다.

더 큰 문제는 8663번이 지나는 도로가 종종 차들로 막히는 상습정체구역이라는 것이다. 출근시간 때에는 도로가 차들로 넘쳐나고, 당연히 도로가 정체되니 8663번이 느려지는 것. 막힌 곳 없이 쌩쌩 달리는 9호선에 비해 소요시간도 뒤처질 수밖에 없다.

그래도 9호선 급행열차에 비해 훨씬 쾌적한 8663번. 조금 덜 막히는 경로로 변경하고, 홍보가 끝나 노선 자체가 정착이 된다면 많은 승객들이 이용하지 않을까 싶다.

#9호선 #출근시간 #8663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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