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 첫 구민장 치룬, 황금자 할머니를 아시나요?
시민기자 최용수, 박분
발행일 2015.01.28. 15:22
2014년 1월 28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황금자 할머니의 영결식이 강서구청에서 강서구민장으로 엄수됐습니다. 황금자 할머니는 슬픔과 고통이 가득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평생 모은 지원금을 모아 장학금을 기부하고 남을 돕는 '기부천사'의 삶을 사셨는데요, 1년 전 할머니가 가시는 그날, 강서구민은 물론 많은 서울시민들이 모여 할머님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었습니다. <내 손안에 서울> 시민기자도 영결식에 참석해 나비와 같은 할머니의 마지막 이야기를 전해 주셨습니다.(☞ 이제 하늘에서 편히 잠드소서) 이번에 할머니 별세 1주기를 맞아 추모 특별기획전 열린다고 하여 박분, 최용수 시민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아낌없이 주고 홀연히 하늘로 날아가신 나비 故 황금자 할머니, 하늘에서 보고 계시죠?"
황금자 할머니는 1924년 함경도에서 태어나 13살 때 일본군에 끌려가 위안부 생활을 강요받았다. 평생을 고통 속에서 사시면서도 폐지를 모은 돈과 정부 보조금 등을 아껴 모은 전 재산 1억 7천여 만 원을 장학기금으로 내놓으며 '기부천사'로 살다 2014년 1월 16일 향년 91세로 하늘나라로 가셨다. 서거 1주기를 맞이하여, 할머니는 다른 모습으로 우리 곁으로 돌아오셨다.
지난 23일(금) '故 황금자 할머니 1주기 추모 특별기획전'이 가양동 소재 '겸재정선미술관'에서 열렸다. 기획전은 오는 2월 22일까지 한 달 간 계속된다. 살아계시는 동안의 사진들과 돌아가시기 전까지 곁에 있던 사람들의 증언 등을 토대로 '욕쟁이 할머니에서 기부천사'가 되기까지의 이야기, 할머니가 별세하신 후 '강서구 첫 구민장'으로 치러진 뒷이야기까지 모두 사진으로 만나볼 수 있다. 또한 할머니가 특별하게 아끼시던 쌀통과 국민훈장 등 유품들도 함께 전시되고 있었다.
'추모 특별기획전'은 소주제별로 제 1, 2, 3부로 나누어진다. 제 1부(전쟁, 소녀를 짓밟다)에서는 황금자 할머니를 비롯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고통과 상처를 여성 작가의 시선으로 담아낸 작품들이 전시되었다. 일본 대사관 및 미국 LA 등에 소녀상을 설치한 김서경 조각가를 비롯해, 평소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해온 여성 작가들의 회화, 조각, 사진 작품들이다. 작가들은 작품을 통해서 피해자들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치유하고, 당시의 야만적인 폭력을 세상에 널리 알리고자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제 2부(기부, 가슴에 맺힌 한을 장학금으로 내놓다) : 故 황금자 할머니는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생활안정지원금, 기초생활수급자 생계지원비, 기초노령연금 등을 쓰지 않고 모아 2006년부터 3차례에 걸쳐 총 1억 원을 장학금으로 기탁하셨고, 남은 재산 모두를 '강서구장학회'에 전해달라는 유언을 통해 7천만 원을 추가 기탁하셨다. 이날 추도식에서는 대학생 4명이 '황금자 여사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1인당 200만원을 지급 받았다. 장학금을 받은 김연희(상지대학교) 학생은 "장학금을 받아 기쁘지만 할머니가 어떻게 장학금을 모았는지 알고 나니 마음이 무겁습니다"라며, "할머니의 숭고한 뜻에 어긋나지 않도록 학업에 더 열중 하겠습니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제 3부(이별, 구민들의 애도 속에 나비되어 날아가다) : 2014년 1월 26일 오전 1시 30분, 91세를 일기로 황 할머니는 한 많은 생을 마감했다. 할머니의 별세소식이 알려지자 곳곳에서 애도 물결이 일었고, '강서구 첫 구민장'으로 장례가 치러졌다. 당시 각계 인사와 많은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강서구청에서 영결식이 열렸고, 할머니의 유해는 파주시에 있는 삼각지성당 하늘묘원에 안장되었다. 이러한 이야기가 담긴 장례식 사진들은 제 3부에서 전시되고 있다.
전시실을 한 바퀴 돌아보고 나오는 입구 왼쪽 벽면에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상징하는 '대형 나비'가 붙어 있다. 전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할머니에게 하고 싶은 말을 노란색의 작은 나비에 적어서 하나씩 붙여나가면 나중에는 '한 마리의 대형 나비'가 완성되도록 기획한 특별한 공간이다.
"늘 두 눈 무섭게 부릅뜨시고 일본대사관 앞 수요시위에 오셨던 모습, 그립습니다! 할머니 편히 쉬세요" 관람객 한명희 씨가 황 할머니에게 전하고 싶다며 노랑나비에 남긴 메시지이다.
황금자 할머니는 죽기 전 일본의 사과와 보상을 받고 싶어 하셨다. 짓밟힌 인권을 되찾고, 보상을 받게 되면 몽땅 장학금으로 내놓겠다고 하셨다. 그러나 일본은 과거에 대한 진솔한 사과는 커녕 억지망언만 되풀이 하고 있고, 심지어 독도에 대한 영유권까지 주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획전을 준비한 강서구 관계자는 "올해는 광복 70주년이 되는 특별한 해로, 이번 전시를 통해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널리 알리고, 할머니가 남긴 기부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한편 추모기획전이 열리는 전시장 로비에서는 '위안부문제 1억명 서명운동'도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세상에 큰 메시지를 남기고 돌아가신 '故 황금자 할머니의 추모기획전'을 많은 사람들이 관람했으면 좋겠다. 자녀들과 함께 둘러본다면 역사공부는 물론 나라사랑의 산 교육장이 될 것 같다.
■ 전시회 관련 문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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