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사진 고수’가 사랑하는 서울 야경

서울시 조 선기

Visit6,627 Date2015.01.15 17:15

청계천

밤의 서울은 어떤 모습일까? 우리가 잠든 시간에도 서울의 야경을 찍기 위해 발로 뛰는 사람이 있습니다. 도시기반시설본부 건축부 안연수 과장은 ‘제1회 서울시 달인·고수 선발대회’에서 서울 사진을 찍은 업적을 인정받아 고수로 선정됐습니다.
참고로 서울 고수는 음악, 사진, 미술, 레포츠 등 일상·취미 생활 등에서 뛰어난 능력을 가진 공직자를 말합니다. 고요한 밤, 서울의 밤 사진을 찍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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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고수를 만나다] 도시기반시설본부 건축부 안연수 문화시설과장
 – “야간경관 일을 맡으면서 서울의 밤에 대해 이해하게 됐고, 서울을 좀 더 사랑하게 되는 계기가 됐습니다.”
 –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 것이 제 철칙..사진을 찍기 전에 인간이 되어야”
도시기반시설본부 건축부 안연수 과장

도시기반시설본부 건축부 안연수 과장

내가 서울 사진을 찍게 된 이유

“처음 배울 땐 사진 찍으러 주말마다 지방에 내려갔습니다. 그런데 지방 사람들은 오히려 서울로 와서 사진을 찍더라고요. 문득 내가 서울을 잘 알고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0년 넘게 사진을 찍어온 안연수 과장이 서울 사진을 찍게 된 이유는 이렇듯 내가 살고 있는 곳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부터였습니다. 하긴 대부분의 서울 사람들이 서울의 아름다움에 무뎌 있지요. 서울은 그저 쉬고, 걷고, 일하는 곳 이상도 이하도 아닌 듯 합니다. 그러나 등잔 밑이 어둡다고 프레임 속의 서울은 어느 도시와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매력이 넘치는 곳이었습니다.

“밤은 낮과 또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밤의 적막한 시간이 마음에 들기도 하지만, 서서히 밝아오는 여명이나 노을빛에 붉은 도시를 보고 있자면 심장이 뛰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그는 서울의 야경에 주목했습니다. 1997년 서울시 야간경관개선사업을 맡았던 것이 계기가 됐습니다. 서울시 야간경관개선사업은 쉽게 말해 서울에 있는 공공건축물, 교량 등의 시설물에 불을 밝히는 사업을 말합니다. 좀 더 업무를 잘 해보자 했던 것이 그의 사진 인생에 큰 영향을 끼칠 줄은 그땐 몰랐습니다. 그 당시 한 컷 한 컷 찍은 사진으로 2004년 첫 전시회를 열었습니다. 주제는 서울 야경이었습니다. 그때까지 개인전 주제를 서울 야경으로 하는 이는 없을 정도로 밤은 사진작가들에게도 익숙치 않은 소재였습니다.

당시 사진전에 왔던 중앙대 사진학과 학과장의 추천으로 사진아카데미에서 7년동안 ‘서울 야경’ 특강을 맡기도 했습니다.

“당시 중대 사진과 교수님이 사진을 보시더니 사진 내용이 좋다고 하셨어요. 공무원이 이런 사진을 찍는 게 놀랍다고… (웃음) 감사했습니다. 제 사진을 좋게 봐 주셔서. 강의를 듣는 이들이 적을 때는 100명, 많을 때는 150명 정도였는데, 다들 서울 야경을 다시 보는 기회였다고 하더군요.”

DDP

여행작가로 제2의 인생을 꿈꾸다

1984년 입사해 30년 전부터 주말마다 사진을 찍었습니다. 이제 퇴직까지 1년. 그는 지난해 두 번째 사진전을 가졌습니다. 이 역시 서울의 야경이 주제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서울시에서의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습니다.

“야간경관 일을 맡으면서 서울의 밤에 대해 이해하게 됐고, 서울을 좀 더 사랑하게 되는 계기가 됐습니다. 퇴직하고 나서도 서울의 야경을 알리는 일을 하고 싶어요. 할 수 있다면 해외에서 서울 야경을 알릴 수 있는 사진전을 열었으면 좋겠습니다.”

DDP

해외 사진전과 함께 퇴직 후 해보고 싶은 것이 또 하나 있습니다. 바로 여행작가가 되는 것. 서울 뿐 아니라 백령도, 홍도 등 가보지 못한 섬들을 돌며 여행기를 쓰고 싶다고 합니다. 여유가 된다면 외국에도 다녀왔으면 좋겠다는 꿈도 살짝 내비췄습니다.

“결국 저는 사진으로 제가 보고 느낀 감정을 전달하는 사림인 거죠. 누군가 제 사진을 보고 제가 느꼈던 감정을 느낀다면 그보다 더 기쁜 일은 없을 것 같아요.”

모든 예술은 공감으로 통합니다. 작가 혼자 느끼고 끝난다면 그건 혼자만의 작품일 뿐입니다. 그는 보이지 않는 누군가와 소통하기 위해 30년이 넘도록 그렇게 노력해 왔던 모양입니다. 마지막으로 사진을 찍을 때 자신만의 철칙이 있는지 물었습니다.

“자연을 훼손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게 제 철칙이죠. 후배들에게도 과욕은 금물이라고 얘기합니다. 사진을 찍기 전에 인간이 되라고…”

해가 뜨는 멋진 장면을 찍으려고 하는데 나뭇가지 하나가 자꾸 프레임에 걸린다면, 그 나뭇가지를 제거하고 찍어야 할까요? 아니면 그냥 찍어야 할까요? 안연수 과장은 적어도 사진에 대한 욕심 때문에 주변 환경에 피해를 주는 일은 피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그게 최고의 사진으로 남는 한 컷이 될 지라도 그는 그 부분을 지키고 싶어했습니다. 넘치면 모자른 것만 못하다. 새삼 옛 어른들의 말씀이 생각나는 하루였습니다.

국회의사당

■ 안연수 과장이 추천하는 야경사진 잘 찍는 법
야경 사진 언제 찍는게 좋을까
보통 야경사진은 캄캄한 밤에 찍는다고 생각하는데 그건 잘못 알고 있는 정보. 최고의 야경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골든타임은 일몰 전·후 20~30분 정도다. 그때가 태양광과 인공광이 적절하게 섞여서 자연스러운 색상이 나오는 시간이라고.

서울야경을 찍기 좋은 장소는?
안연수 과장의 추천장소는 남산타워. 서울시 전체가 360도로 다 보이고, 사진찍기에도 좋은 장소. 외국인 관광객들이 좋아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야경을 잘 찍으려면
삼각대와 릴리즈(흔들림을 막아주는 카메라 보조기구)를 이용하면 유용하다. 야경 사진은 노출을 장시간 주기 때문에 카메라가 흔들릴 수밖에 없어서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선 필수라고. 또 하나, 한강다리는 움직이기 때문에 다리 위에서 야경사진을 잘 찍긴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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