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마니아도 잘 모르는 ‘사모바위’ 이야기

시민기자 최용수

발행일 2015.01.15. 16:24

수정일 2015.01.15. 17:01

조회 4,785

북한산 사모바위

북한산 사모바위

"매년 1월이면 이곳 사모바위를 찾아옵니다." 대구에서 왔다는 탐방객 김달석(68세, 예비역 병장)씨의 말이다. "왜요?" 기자가 물었다. "1.21사태 때 함께 싸운 전우의 영혼을 만나고, 군 생활 했던 부대 자리를 찾아오고 싶어서"라고 김씨는 대답했다.

과거 육군부대 막사자리 (현, 헬기장)

과거 육군부대 막사자리 (현, 헬기장)

그의 이야기는 1968년 1월로 거슬러간다. 현재 북한산 사모바위 앞의 넓은 헬기장은 당시에는 육군부대가 주둔했던 막사자리라고 했다. 서울로 침투하는 무장공비 소탕작전과 침투로 봉쇄를 위해 부대가 배치되었으며 자신은 이 부대에서 군 생활을 마쳤다고 했다. 희생된 전우를 지금도 잊지 못하고 살고 있단 한다.

1.21사태 무장공비 은신장소 안내판

1.21사태 무장공비 은신장소 안내판

사모바위 헬기장 입구의 안내판을 따라 30m 정도 내려가면 거대한 바위 아래 '당시 상황'을 설명하는 입간판 3개가 나란히 서 있고, 좌측 나무계단을 내려가면 무장공비의 최종 은신처 'V자형 동굴'이 나타난다. 동굴에는 당장이라도 뛰쳐나올 것 같은 섬뜩한 눈매의 무장공비 밀랍인형이 웅크리고 있다.

V자형 동굴 속 무장공비 밀랍인형

V자형 동굴 속 무장공비 밀랍인형

1968년 1월 16일, 북한 민족보위성 정찰국 소속 124군부대 무장공비 31명이 청와대 폭파 및 요인암살을 위해 16일 황해도 연산을 출발했다. 그들은 청와대 폭파를 위한 서울침투 마지막 공격캠프로 이곳 사모바위의 'V자형 동굴'을 선정했다. 그리고 21일 오전 6시까지 이 동굴에 숨어서 청와대 침투 루트를 최종 점검하고는 사모바위를 출발, 서울로 침투한다. 그런데 저녁 8시 경 자하문 근처 세검정길에서 경찰의 불심검문으로 정체가 발각된다. 시내버스에 수류탄을 던지고 경찰에게 기관단총을 무차별 난사하며 도주하자 군·경이 1월 29일까지 대대적인 무장공비 소탕작전을 전개하였는데, 이것이 바로 '1.21사태'이다.

사모바위에서 본 청와대 서울 침투루트

사모바위에서 본 청와대 서울 침투루트

우리의 대화를 듣고 있던 탐방객 이왕만(60세, 구리시)씨 일행은 그 현장을 둘러보러 'V자형 동굴'로 내려갔다. 북한산에 자주 오는 등산객 조차도 이런 동굴이 있다는 것을 잘 모른다고 했다. '분단 70주년'이 되는 올 해, 사모바위를 찾는 탐방객이라면 'V자형 동굴'을 꼭 보고 갔으면 좋겠다. 진짜 평화는 튼튼한 안보의식이 있을 때 가능하기 때문이다.

#북한산 #사모바위 #121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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