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들의 손 잡아줄 멘토 구합니다”

시민기자 권영임

발행일 2014.12.08. 15:12

수정일 2014.12.08. 17:28

조회 2,188

서울시에서는 경제적 여건으로 광고를 하기 어려운 비영리단체나 사회적기업 분들을 위해 시가 보유한 홍보매체를 무료로 개방하여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희 '내 손안에 서울'에서도 이들의 희망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세 분의 시민기자님들이 공동으로 취재 기사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그 희망의 메시지, 함께 들어보시죠!

희망광고 기업 (10) 한부모, 조손 가정 아이들을 따뜻하게 손 잡아주는 '러빙핸즈'

요즘 청소년을 보며 스마트폰을 끼고 살고 PC방, 노래방 같은 곳에 어울려 다닌다고 걱정하고 꾸짖는 분들이 있다. 하지만 이들은 학교가 끝나면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거나 마음 편하게 다닐 수 있는 공간도 별로 없고 고민을 털어놓을만한 의논 상대도 없는 편이다. 어쩌면 사춘기 시절에 더 따뜻한 관심과 사랑을 받고 싶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해서 방황하고 좌절하기도 한다.

러빙핸즈

10대들의 멘토링 NGO, 러빙핸즈

이번에 만나볼 사회복지 NGO인 '러빙핸즈'는 1018세대, 아동, 청소년들이 성인(고등학교 졸업)이 될 때까지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을 기울이는 1:1 멘토링 사업을 하는 곳이다. 2007년 2월에 창립된 러빙핸즈는 한부모, 조손 가정의 아이들에게 동성의 멘토가 정서적인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러빙핸즈 박현홍 대표는 이 단체가 가진 멘토링 시스템에 대해 설명했다.

"기존에도 멘토와 멘티를 연결해서 지원하는 사회복지단체는 많이 있어요. 러빙핸즈의 멘토링은 1018세대,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동성의 멘토가 정해지면 쭉 관계가 이어지는 거예요. 그리고 저희는 정서적인 지원에 중점을 두고 있어요. 같이 만나서 밥 먹고, 도서관도 가고, 영화도 보고, 자전거도 타고, 이야기도 하는 식으로 관계를 유지해 나가요. 멘토, 멘티가 오랜 기간 동안 마음을 열고 알아갈 수 있도록 멘토링 지원 기간이 6개월, 1년 이런 식으로 기간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에요. 멘티 입장에서 보면 나이가 많은 성인 친구가 생기는 거예요"

러빙핸즈의 멘토로 참여하고 싶다면 단순히 신청서만 작성하면 되는 것은 아니다. 2주간 토요일마다 교육비 10만원을 들여 17시간의 강의를 들어야만 한다. 자원봉사를 하기 위해서 강의를 듣는데 돈까지 내야 하는지 의문이 들었다. 처음에는 무료로 멘토 양성과정을 운영했는데, 멘토가 되기 위한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강의만 듣고 포기하는 비율이 높아서 유료 강의로 전환되었다고 한다. 비용을 지불할 정도로 멘토가 되고자 확고한 의지가 있는 분들이 주로 지원하다보니, 지금은 예전보다 강의 수료 후 직접 멘토로 활동하는 분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멘토 양성 교육이 끝난 후에는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돌발상황을 유연하게 대처하고 멘티와 유대관계를 강화하는데 도움이 되는 소양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멘토가 될 준비가 끝나면 구청을 통해서 멘티를 추천 받아서 인근 지역에 사는 동성의 멘토와 멘티를 연결하게 된다.

멘토가 되면 멘티를 한달에 2번씩 만나게 되고, 사후일지를 작성하면 15,000원씩 2번 활동비를 지급받는다. 활동비는 멘티를 만나서 밥 먹거나 책을 사는데 주로 사용되는데, 만약 멘티가 야구 글러브와 같은 고가의 선물을 갖고 싶어하면 한 달에 만원씩 일 년 간 저축해서 사주기도 한다고 한다. 그렇지만 멘토들에게 개인의 돈을 많이 쓰지 않도록 교육한다. 멘티에게 자주 선물을 하게 되면 멘토를 선물 주는 사람, 물질적 혜택을 주는 사람이라고 보는 인식이 생겨서 멘토, 멘티의 순수한 정신이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현재 서울, 경기, 인천 지역에는 약 140명의 멘토가 활동 중이다. 멘토들은 처음에 누군가를 도우러 왔다가 오히려 본인이 인내심, 참을성 같은 것을 더 많이 배우게 된다고 한다. 또 멘티들과 같이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을 준다는 것에 보람을 느끼게 된다. 멘티에게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대학의 첫 등록금을 지원해주고, 취업을 하게되면 정장 한 벌과 축하금을 지급한다고 한다. 꿈이 없던 멘티들에게는 진로 개척에 대한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 한 때 멘티로 도움을 받다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자신도 멘토가 되고 싶어서 멘토양성과정을 듣은 사람도 2명 있는데, 벌써 1명은 멘토로 활동하고 있다. 러빙핸즈 멘토링은 2009년, 2011년에 보건복지부장관상을 수상했다.

러빙핸즈

러빙핸즈가 설립한 초록리본도서관

한편 1018세대들이 방과 후 마음 편하게 갈 곳이 없어 일탈로 연결되는 일이 많아서, 대안 공간으로 '초록리본도서관'을 작년 10월 9일에 개관했다. 초록리본도서관은 청소년들 누구에게나 안전한 공간을 제공하고, 멘토와 멘티들의 만남의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었다. 또, 청소년들의 동아리 활동도 할 수 있는 곳이다.

도서관 입구에는 후원자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는 간판을 먼저 볼 수 있다. 그리고 책장 칸마다 동그란 나무 명패로 이름이 새겨져 있는 것이 특이한데, 10만원씩 후원한 사람들에게 책 장 한 칸을 제공하여 책을 진열할 수 있게 했다고 한다. 악기와 앰프 시설이 준비되어 있어서 청소년들이 공연도 할 수 있다. 토요일에는 보드게임 대회, 벼룩시장 같은 청소년들이 참여할 수 있는 행사도 진행되는데, 12월을 맞아 보드게임 왕중왕전이 개최된다고 한다. 초록리본도서관의 마스코트 '초록이'도 만날 수 있다. 초록이는 후원자께서 기부해 주신 고양이인데, 도서관에서 살고 있다. 집에서 애완동물을 키우지 못하는 청소년들이 초록이를 너무 좋아해서 초록이 보려고 더 많이 찾는다고 한다.

러빙핸즈

간단한 음료를 마시며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

성인들도 자녀를 데리고 와서 이용할 수 있으며 유기농 커피나 간단한 음료를 성인은 5,000원, 청소년에게는 1,000원으로 판매하고 있다. 판매 수익금은 도서관 운영비로 사용되고 있다. 초록리본도서관은 개그우면 김지선씨가 공동대표로 활동하고 있는데, 매월 도서관을 방문하여 아이들에게 책 읽어주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러빙핸즈

개그우먼 김지선씨가 매월 도서관에 찾아와 책읽기 봉사를 한다

러빙핸즈는 멘토링 서비스와 초록리본도서관 운영뿐만 아니라 '러빙라이브러리'라는 사업을 통해서 해외에 있는 학교 내 도서관 개설과 운영에도 참여하고 있다. 네팔을 시작으로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캄보디아의 학교와도 협의 중이라고 한다.

러빙핸즈

초록리본도서관 내부 모습

박현홍 대표는 미래의 주인공인 청소년들에 대한 관심을 부탁하며 말을 이었다.

"청소년들은 복지의 사각지대에 있어요. 학교에 대한 지원이 전부라는 인식이 강해요. 그렇지만 청소년들이 학교가 끝나면 안전하고 편하게 갈 곳이 없어요. 그러니까 PC방이나 유흥업소를 가게 되고, 심하면 가출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구요. 물질적으로 돕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서적으로 안정을 느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해요. 그래서 청소년들이 편하게 와서 지낼 수 있는 초록리본도서관 같은 곳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전국적으로 한부모 가정이 160만이나 된다고 한다. 물론 한부모 가정이라고 모두 불행하고 도움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많은 청소년들이 따뜻한 말 한마디,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을 그리워하고 있다. 큰 것을 해주지 않아도 누군가 손을 내밀어 준다면 그들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 작은 힘으로 큰 것을 이룰 수 있는 아름다운 관계가 멘토링이 아닐까 한다.

 

■ (사)러빙핸즈

 ○ 연락처 : 02-3144-2004

 ○ 홈페이지 : http://www.lovinghands.or.kr/

 ○ 주요사업 : 1018 멘토링 서비스, 청소년 대안공간 '초록리본 도서관운영, 해외라이브러리 지원

 ○ 참여 : 멘토, 후원, 재능기부

■ 초록리본도서관

 ○ 연락처: 070-4676-5600

 ○ 운영시간 : 월요일~토요일 오전 11시~ 오후 6시30분 (일요일 및 국경일 휴관)

 ○ 세미나실, 전체 대관 가능

#희망광고기업 #러빙핸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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