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낀세대 재테크 해법은?

명순영(매경이코노미 재테크팀장)

발행일 2014.11.10. 17:54

수정일 2015.11.17.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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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전문기자 명순영의 ‘재테크톡’ 71

어느 사회 어느 조직이나 허리가 중요하다. 한국에선 40대가 그 역할을 맡는다. 1966~1975년 출생자로 820만 명이 해당한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마흔은 눈물겹다.

말할 필요도 없이, 모든 세대가 나름의 고민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50대 이후는 '장수 리스크'가 겁난다. 노후에 대한 큰 고민 없이 달려왔는데 막상 은퇴 뒤 30년 생활비가 걱정이다. 20~30대는 '삼포 세대(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하거나 기약 없이 미루는 세대)'라는 신조어가 그늘진 삶을 말해준다.

그나마 일자리를 얻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했던 40대가 불만을 털어놓을 게 있느냐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40대는 여러모로 '낀 세대'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변하는 세상 딱 중간에 끼었다. 선배와 후배의 성향도 너무나 다르다. 경제발전을 이뤄냈다는 자부심으로 가득 찬 아날로그 베이비붐 세대를 모시고, 나 살기 바쁘다는 모바일 세대를 이끌어야 한다. 인생 선배들이 그랬듯 가정을 반쯤 포기하고 일에만 매진할 수도 없다.

선배가 누렸던 자산상승 기대할 수 없고 생활비·자녀 교육비는 증가

재테크 관점에서 봐도 40대는 어중되다. 한국 경제를 급성장시킨 50~60대는 밤낮없이 일했지만 부동산 상승의 단맛을 경험했다. 특히 50~60대 중 아파트에 투자했던 이들은 웬만하면 집 한 채만으로 큰 수익을 거뒀다. 강남권이나 분당 같은 신도시에 투자했다면 몇 배의 시세차익을 냈다. 반면 40대 낀 세대는 1997년 IMF 외환위기와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며 고용은 불안했고 자산 버블을 경험하지 못했다. 재테크 대박은커녕 종잣돈 마련조차 쉽지 않았다. 오히려 뒤늦게 부동산 투자에 뛰어들었다가 빚만 크게 떠안은 사례가 적지 않다.

황 모 씨(44)는 자산상승의 막차를 탄 경우다. 그는 2007년 분당에서 용인으로 이사를 갔다. 당시 용인 아파트가 크게 오를 때라 더 오르기 전에 사고 싶었다. 대출도 2억 원 이상 받았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아파트 값이 폭락했고 빚은 더 늘어나는 참담한 결과를 맞았다.

40대가 당면한 문제는 앞으로 소득이 크게 늘지 않을 것이라는 데 있다. 2000년에는 50대의 월평균 소득(234만 원)이 가장 많았다. 그러나 2010년에는 40대(375만 원)가 '임금피크 세대'가 됐다. 40대는 소득이 줄어들 일만 남았다는 뜻이다.

소비 줄이고 일찌감치 노후 대비 연금 늘려야

전문가들은 40대의 투자 전략이 대폭 바뀌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이 저성장 고령화 국가라는 전망 아래, 부동산 상승의 꿈은 접는 게 좋다. '사는(Buying)' 게 아니라, 편안하게 '사는(living)' 곳으로 집을 구매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따라서 향후라도 부동산에 무리한 투자는 금물이다. 전문가들은 "주택 대출이 많다면 이를 팔고 규모를 줄여 이사 가야 한다"고 말한다.

재테크로 부를 키우기 어렵고 소득이 줄어드는 만큼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다. 많은 전문가들이 "소비를 줄인다고 행복감이 똑같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다. 지출을 줄이고 저축을 늘려 미래를 준비하는 게 더 큰 행복"이라고 말한다.

같은 맥락으로 자식에 대한 투자도 '스마트'해져야 한다. 박기출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장은 준비 없는 노후의 주범으로 과도한 사교육비 지출을 꼽는다. 사교육비 부담이 '에듀푸어'를 양산하고 이로 인한 부실한 노후 준비가 '실버푸어'를 양산한다는 것이다. 삼성생명에 따르면 자녀 사교육비와 노후 연금보험료는 정확히 반비례한다. 사교육비가 연금보험료보다 큰 가구는 사교육비에 평균 54만 원을 쓰고 연금보험에 평균 16만 원을 납부했다. 반대로 사교육비가 연금보험료보다 적은 가구는 평균 17만 원을 사교육비에 쓰고 노후를 위해 40만 원을 연금보험료로 냈다. 이 같은 현상은 30대 가구보다 40대 가구에서 뚜렷하다. 지나친 사교육비로 은퇴 준비에 소홀했다간 노후도 잃고, 자녀도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40대는 50~60대보다 노후를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은퇴하기 전 돈을 벌 수 있는 10~20년 동안 적은 금액이라도 꾸준히 모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 같은 조언이다.

40대는 생애주기 중 공격적으로 자산 증식에 나설 수 있는 마지막 시기다. 가치주와 배당주 등 주식형 펀드 50%, 부동산 20%, 채권·보험 등 안정형 상품 30% 등으로 금융자산 비중을 늘려 잡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재테크 #노후대비 #명순영 #4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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