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바퀴로 떠나는 서울여행 (22) 자전거 여행으로 좋은 서울 둘레길 6코스

시민기자 김종성

Visit4,467 Date2014.10.27 16:09

‘서울 둘레길’은 걷고 싶은 서울길을 찾아낸 곳으로, 모든 코스를 모두 합치면 약 157㎞가 된다. 한양도성길, 근교산 자락길, 생태문화길, 한강지천길을 걸으며 성곽, 산, 공원, 강, 하천까지 모두 만나볼 수 있다. 또 서울의 유구한 역사, 다채로운 지역문화, 아름다운 자연생태도 느껴볼 수 있다. 홈페이지(gil.seoul.go.kr)를 통해 자신의 취향에 따른 혹은 집과 가까운 길을 찾아볼 수 있으니 참고하자.

전철 가양역-석수역 사이를 지나는 서울 둘레길 6코스는 안양천길로 불리는 한강지천길의 대표적 길이다. 약 18km의 길을 통해 한강과 천변의 풋풋한 풍경과 다양한 하천길이 펼쳐진 안양천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다. 걷기 코스지만 자전거로 지나기도 좋아 도시의 자전거족에겐 더욱 좋은 코스이기도 하다.

지하철 9호선 가양역에서 내려 가까운 한강가로 가면 아파트와 한강사이로 길게 나있는 공암나루 근린공원이 나온다. 한강 바로 옆에 나있는 걷기에도 좋고, 자전거타기에도 좋은 편안한 ‘공암나루공원’이다. 강변의 올림픽대로를 달리는 차량들의 소음을 막기 위해 높이 설치해 놓은 방음벽때문에 한강의 풍경이 보이지 않아 늘 아쉬운 공원길이다.

산책하기 좋은 공암나루공원

산책하기 좋은 공암나루공원

공원에서 나들목을 따라 한강가로 들어섰다. 왼쪽으로 가면 풋풋하고 자연스러운 풍경이 좋은 ‘강서습지생태공원’이 나오고, 오른쪽으로 향하면 한강과 안양천이 만나는 합수부가 나온다. 시원한 강바람, 민낯에 쬐어도 부담 없이 부드러운 가을 햇살을 맘껏 즐기며 합수부를 통해 안양천으로 들어서면 풋풋한 하천의 풍경이 맞아준다.

한강과 안양천이 만나는 합수부는 자전거족의 천국이다

한강과 안양천이 만나는 합수부는 자전거족의 천국이다

중랑천과 함께 한강의 큰 지류 가운데 하나인 안양천엔 자전거와 보행자가 지나는 천변길 외에도 중간제방길, 둑방길의 다양한 길이 나 있어 특별하다. 드넓은 둔치의 천변길이 지겹다 싶으면, 다소 좁지만 호젓하게 걸을 수 있는 중간제방길이나 안양천의 경치를 발아래로 감상할 수 있는 둑방길을 걸어볼 수 있어서다. 넓은 길, 좁은 길, 흙길 그리고 갈대길까지…. 길 종류도 다양해서 좋다.

무엇보다 깊어가는 가을을 더욱 운치 있게 해주는 갈대와 물억새들이 휘날리는 하천변의 풍경이 장관이었다. 은빛의 아름다운 물억새들 너머로 유유히 유영하는 오리들과 흰 옷 입은 중대백로들의 움직임은 한결 여유롭게 느껴졌다. 안양천가엔 철새 보호구역이자 일반인의 금지구역이 다 있을 정도로 강 못지않은 큰 하천이다.

안양천을 발아래로 조망하며 산책할 수 있는 둑방길

안양천을 발아래로 조망하며 산책할 수 있는 둑방길

놀러온 아이들이 잠자리채를 휘두르며 잡은 잠자리들을 손가락에 끼고서 자랑스레 보여주는 귀여운 모습을 보니, 유년시절 안양천 건너 목동에 살았던 어릴 적 내 모습과 흡사해 잠시 추억에 빠지기도 했다. 천변 중간 중간에는 그늘이 있는 정자와 쉼터, 정겨운 솟대가 서있는 색색의 예쁜 코스모스 꽃밭이 있어 쉬어가기도 좋았다.

코스모스 꽃밭과 잠자리

코스모스 꽃밭과 잠자리

안양천은 양천구, 영등포구를 지나 둘레길의 마지막 코스인 금천구에서 정점을 찍는다. 금천구를 지나면 경기도 안양시다. 금천구란 이름은 좀 생소했는데 1980년 영등포구에서 구로구가 나뉘자 구로구에 속했다가 1994년에야 비로소 금천구로 분구했다고 한다. 가산·독산·시흥 등 10개의 동네를 아우르고 있다.

저녁 식사도 할 겸, 금천구를 지나는 안양천변에 산책 나온 부부에게 시장을 추천해 달라고 하니 ‘현대시장’에 가보란다. 금천구청역 방면 나들목으로 나와 5분 거리에 있는 ‘현대시장’은 주민들로 북적이는 풍경이 마포구 망원시장에 버금가는 곳이었다. 특히 가게들 사이를 지나는 시장통 길이 절묘했다. 오토바이가 지나가기엔 좁고, 자전거가 지나는 덴 적당한, 너무 넓거나 좁지 않은 시장통을 지나는 기분이 편안하고 정겨웠다.

현대시장의 정겨운 모습들

현대시장의 정겨운 모습들

시장의 모습답게 천 원~ 이천 원 단위로 파는 과일과 떡집들이 흔하고, 한 마리에 6천 원 하는 통닭집, 단 돈 천 원에 6개나 주는 주먹만한 단팥 도넛이 우리를 반긴다. 도넛은 달기도 하지만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덕분에 제대로 식사는 못하고 도넛, 인절미 떡, 단감으로 배불리 잘 먹었다. 시장통 끝에서 이젠 서울에선 보기 드물게 된 ‘홍탁집’과 마주쳤다. 홍어를 안주로 막걸리를 파는 곳이다. 아버지께서는 친구들과 홍탁집에 자주 가시기도 했는데, ‘현대시장’에서도 초로의 아저씨들이 원탁에 모여 앉아 추억을 얘기하며 술잔을 건네는 모습이 참 정다웠다. 안양천 혹은 금천구에 가면 꼭 들를 곳이 하나 더 생겨서 기쁘다.

김종성 시민기자김종성 시민기자는 스스로를 ‘금속말을 타고 다니는 도시의 유목민’이라 자처하며, ‘여행자의 마음으로 일상을 살고 싶다’고 말한다. 그래서일까, 그의 글과 사진에서는 매일 보는 낯익은 풍경도 ‘서울에 이런 곳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낯설게 느껴진다. 서울을 꽤나 알고 있는 사람들, 서울을 제대로 알고 싶은 사람들 모두에게 이 칼럼을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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